리뷰/책

[책리뷰] 노컷 조선왕조실록 - 김남

어빈2 2021. 5. 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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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남
평점 7
 

개요


옛 부터 한국 역사에 문제가 있다고 느낀게, 중고교 국사책에는 과거의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이 나열되어있는데, 과연 장점만 있는 국가였다면 속수무책으로 식민지가 되었을까 하는 모순이었다.

선조를 자랑스럽게 여기도록하고, 압제의 역사에 있어선 분노하게 만들고, 승리의 역사에선 가슴이 두근 거리게 만드는, 개인의 감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과연 좋은것인지, 오히려 가혹한 진실이 무엇인지를 찾는 창 끝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듯한 느낌이 미약하게나마 들었다.

이 후 이런 사관을 민족주의 사관이라 불리며 얼마나 큰 문제인지를 알게되었다.
 
그러나 이는 다 최근 들어서야 알게된 것이고 어렸을 땐 역사 교과서에 대한 별 생각이 없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듣게 된 이야기들은 자랑스러운 역사가 아닌 비겁하고 치졸하며 잔인한 역사였으며, 특히 그런 역사는 조선시대에 관련된 것이었다.
 
분명 고등학교 국사책에는 그런 말은 적혀있지 않았다. 조선은 우수한 문명과 한글을 만들었고, 수 차례 외적의 침입을 받았지만 이겨내 민족성을 지켰으며, 동방예의지국, 백의민족 이라는 칭호를 달고있는 세계에도 유래없는 오백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왕조라고 배웠다. 교과서에 그렇게 쓰여있지 않았더라도 다양한 매체를 통해 그런 나라였다고 우리는 알고있다.
 
그러던 중 2013년 교학사 국사교과서 사건을 통해 오히려 어떤 교과서는 좌편향이 강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이는 무슨 이념이던 교과서가 진실만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방증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럼 진실은 무엇인가.

조선 역사 이면에 대한 책을 찾는 것은 누군가에게 추천받는 것이 아니면 구하기가 힘들다. 그러던 중 노컷 조선왕조실록이라는 책을 추천 받게 되었고 읽게되었다.


내용


노컷 조선왕조실록은 김남이라는 방송작가가 쓴 책인데 스스로도 방송작가인 것을 의식했는지 서두에 방송작가라고 해서 허구를 쓴 것이 아니라 사실에 근거한 역사를 기술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읽는 도중에 느꼈던 것은 사실에 입각해 있지만 쓰면서 작가가 화가 났는지 감정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이 책은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우리가 알고있는 조선시대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쓰고있다.

독도문제, 당쟁문제, 건축, 역모의 역사 등 이 주제를 관통하는 것은 조선 역사는 한 줌의 양반에 의한 착취의 역사라는 것이다.

또한 작가는 후미에 이렇게 써놓는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현재 악습들을 우리는 일제의 잔재라고 많이 말하는데 일제 36년의 잔재가 아니라 중국 식민지 500년의 잔재라고.
 
이렇듯 조선은 정상국가가 아니고 소수의 양반들 간의 쓸모없는 명분 투쟁과 낭비의 사회였고 대다수의 상놈들은 굶어죽던지, 칼맞아 죽던지 전혀 관심이 없는 국가였다고 한다.
 
그 중 특히 와닿았던 건 조선시대에 역모가 그렇게도 많았다는 것이다. 광해군때만 해도 역모사건이 400회에 달했다고 한다. 그 외에 조선역사 전반에 걸쳐 1000회 정도의 역모사건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는 생떼, 잡아떼기, 무기명투고 등의 아니면 말고 식의 상소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를 봐도 똑같다. 일단 저지르고 보자 아니면 말고. 현재 우리나라가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출발해서 대중민주주의, 참여민주주의 같은 민주주의 타락으로 가는 길이 위정자 지력의 문제가 아니라 조선 500년 동안 DNA속에 이런 악습들이 내재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우리는 국회의원을 욕하고 대통령을 욕하면서 스스로는 깨끗한 것처럼 이야기 하지만 그 자리에 우리가 있어도 필연적으로 그렇게 될 것이라는 운명을 느꼈다.
 
그러나 이 책은 비판적인 책이라기 보단 비난하는 책이며 감정이 과도하게 들어가 있어 그것이 오히려 출전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알고있는 생각에 균열을 가하는 책은 조금 더 부드럽게 다가가야 반발심을 최소화 할 수 있고 '이런 면도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게 하지, 글 쓰면서 조선의 쓰레기같은 모습에 지레 흥분하여 그것을 그대로 담아내는 것은 올바른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조선사의 햇빛이 비추는 면만을 바라보며 살아왔기 때문에 음지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려고 한 시도는 좋았다고 생각하며 역사에 관심이 있고 관련되어 비판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20대 이상에게는 추천할 만한 책이다.



느낀점



민족주의는 필연적으로 파시즘으로 연결된다. 민족의 우수성과 순혈주의, 우선적으로 우리 안에 어떤 불결한 것을 제거하려는 행태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있는 본능적인 행동양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국가대항전 스포츠를 볼때 흥분하고 격정에 휩싸이며 눈물을 흘리는 경우도 생긴다.

그러나 바로 그때 우리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절제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우리 본능에 반하기에 성찰과 공부가 있어야 한다.
 
중국 문화 혁명, 캄보디아 킬링필드, 히틀러  유대인 학살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바로 내부의 적을 제거하여 민족의 순수성을 지키고, 하나의 프레임에 끼워맞춰 실제로 적인지 아닌지에 대한 고민없이 그들을 죽이려고 하는 행동과 그 행동 이후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것이다.

민족주의는 필연 이런 결말로 귀결되는데,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역사 책에서 배우는 민족주의 사관이 무서운 것이다.
 
일본에 대해 과도한 반일감정을 가지고, 반미감정 하나로 광우병 소동같은 거짓 광기에 휩쌓인 촛불 시위를 하고 국정을 마비시키는 행동들은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 정치판을 보면, 친일파다 종북이다 등 하나의 프레임에 사람을 끼워맞추고 그 틀 안에 그 사람이 들어가는건지 아닌지는 전혀 관심이없고, 그 사람을 죽이려는 동력을 만들어 매장해 버린다.

이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스스로 깨달으라고 하는, 조선 때 억울하게 희생된 수 많은 상놈들의 속삭임을 우리는 주의깊게 들을 필요가 있고 이 책은 그들의 속삭임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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