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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새싹 뽑기, 어린 짐승 쏘기 - 오에 겐자부로

어빈2 2021. 6. 19.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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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오에 겐자부로

평점 6

 

개요

이 책은 일본의 소위 '양심적' 지식인인 오에 겐자부로의 처녀작이다. 상당히 짧은 책인데, 책장이 잘 넘어가는 책은 아니다. 

 

내용

전쟁 중 일본, 더 이상 감화소(소년원으로 보임)의 소년들을 유지할 만한 여력이 되지 않자 일본정부는 소년들을 일본 시골 마을의 주민들과 함께 살게 하려고 한다. 시골 마을의 주민들이 소년들에게 일을 주고 밥을 주고 잘 곳을 주게 하려함이다. 소년들은 오랜만에 감화원을 나와 즐거워한다. 그러나 그들이 가는 곳 마다 마주치는 주민들의 눈빛이 곱지않다. 

 

가는 도중 일본 군인들과 마을 주민들이 합심하여 무언가를 쫓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이는 탈영한 일본 군인을 쫓고 있떤 것이었다. 일본 마을 주민들이 오히려 더 열심히 쫓고 있었는데, 들리는 말에 따르면, 일본 시골의 주민들이야 말로 그 누구도 도망칠 수 없도록 하는 감시의 눈과 폭력을 갖고있는 존재라고 한다. 

 

소년들이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마을의 어른이 소년들에게 일을 시킨다. 소년들이 처음 마주한 일은 거대하게 쌓여있는 동물의 시체들을 땅을 파 묻는 것이었다. 소년들은 처음 보는 광경에 경악하지만 곧 잘 일을 수행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머릿속 의문은 사라지지 않는데, 이 동물들이 왜 죽었을까 라는 것이다. 

 

그날 밤, 북적이는 소리에 주인공이 일어나 소리의 진원지에 가보니, 마을 사람들이 모두 짐을 싸 떠나고 있었다. 그들은 마을에 도는 전염병 때문에 도망가는 것이었고, 동물들은 전염병으로 죽은 것이었다. 주인공은 놀라 몰래 그들을 따라가지만 그들은 마을을 벗어나 마을에서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유일한 통로를 틀어막고 마을을 봉쇄한다. 

 

다음 날, 마을이 텅 비고 자신들을 전염병 속에 버려두고 떠난 마을 사람들을 원망하던 소년들은 처음엔 절망에 빠진다. 그러나 딱히 다른 방법이 있던 것도 아니라 소년들은 마을 사람들이 버리고 간 집들을 차지하여 살게 된다. 비록 추운 겨울이었지만 남은 음식들을 발견하여 나누어 먹고 사냥을 하기 시작하며 자신들끼리도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고 삶의 희망을 다진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이 떠났을 뿐, 전염병이 떠난것은 아니었다. 전염병 때문에 오염된 흙광(흙을 캐는 광산으로 보임)을 불태우게 되는데, 그날 밤 흙광이 불타는 것을 보고 마을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게 된다. 

 

소년들을 광장에 몰아넣고 그들을 윽박지르고 협박하는 마을 주민들. 마을 주민들은 일본 정부가 명령한 소년들의 보호 책임을 져버렸기 때문에 소년들을 협박하는 한편 따뜻한 밥으로 유혹하여 소년들이 흙광을 불태운 것을 눈감아 주는 대가로 소년들도 입을 다물기를 바란다. 

 

하나 둘 마을사람들의 꾀임에 넘어가는 것을 보며 주인공은 자신은 끝까지 마을 주민들이 자신들을 전염병 속에 져 버린것을 잊지 않겠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끝까지 넘어가지 않는 주인공을 죽이려고 하나, 차마 그러지 못하고 주인공을 내쫓아버린다. 마을에서 도망쳐 나온 주인공은 살아갈 희망을 잃지 않은 채 나오면서 소설이 끝난다. 

 

느낀점

상당히 거칠게 쓰인 책이다. 처녀작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내용이 복잡하게 쓰여있고 문장 하나하나가 곱씹어 넘겨야 하는 소설이다. 일본 대가들의 책이 대개 이런 느낌인데, 미시마 유키오의 경우 심미주의적 단어 선택과 장면 묘사를 위해 문장이 난해해졌다면, 오에는 그렇다고 특별히 아름다움을 내세우는것 같지도 않다. 

 

아주 나이브한 나의 생각으로는, 일본 현대 문학에 두 가지 부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는 다니자키 준이치로, 미시마 유키오와 같은 극한의 심미주의적 특성을 가진 문학이고, 다른 하나는 오에 겐자부로, 다자이 오사무와 같이 상당히 데카당 스러운 문학이다. 오에의 묘사는 아름답다기 보다는 인간의 상당히 추한 내면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보는 내내 묘사가 참 더럽네 라는 생각이 든다. 어찌보면 상당히 타락해 보이는 인간의 모습을 전면에 드러내면서 원래 인간은 이런 존재야 라고 말하고 싶은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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