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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개인의 탄생 서양예술의 이해- 츠베탕 토도로프 외

어빈2 2021. 6. 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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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츠베탕 토도로프, 베르나르 포크롤, 로베르 르그로
평점 6

개요
이 책은 개인의 탄생을 서양 회화와 음악의 발전단계에서 살펴보고 있는 책이다. 3명의 저자가 한 파트씩 맡아 썼으며 르네상스 시대의 회화, 음악에서 개인이 어떻게 발견되는가를 먼저 서술한 다음에, 챕터 3은 개인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철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내용
챕터 1은 츠베탕 토도로프가 쓴 파트로, 르네상스 시대가 오면서 회화에 개인이 어떻게 발현되었는가를 쓰고 있다.

교회의 시대 이전에도 분명 그리스, 이집트의 그림에서는 개인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그것들이 진정한 개인의 재현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한다. 화가 한 개인의 특징이 드러나는 경우가 없으며, 기념비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것들이었고, 영예를 기리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특징들은 유일무이한 개인을 재현하다기 보다는 추상적인 속성을 표현하고 있다 한다.

개인이 오로지 신과의 관계 속에서 정의되던 시대는 개인의 영역으로 내려오는데, 토도로프는 로베르 캉팽과 얀 반 아이크를 주로 다룬다.

토도로프는 마지막에 분명히 언급하고 있지만, 교회의 성화에서 인간을 주목하는 시대로 넘어왔다 하더라도, 이는 인본주의의일 뿐 진정한 개인주의의 시작은 아니라고 말한다.

챕터 2는 벨나르 포크룰이 쓴 파트로, 똑같이 르네상스 시대가 오면서 음악이 어떤 변화를 겪었으며, 그 과정에서 개인이 어떤 방식으로 드러났는지를 조명한다.

포크룰은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를 주로 다루며, 교회 음악의 시대가 몬테베르디에 이르러서 마드리갈, 오페라 등의 형태로 작곡가와 연주자의 감정을 표시하는 것을 중심으로 변했다고 주장한다.

음악은 고대 그리스시대 부터 수학, 기하학, 천문학과 나란히 과학의 분야로 다뤄지고 있었는데, 중세시대에도 음악에 대한 시야는 유지되어, 신이 만들어낸 질서를 드러내는 하나의 미적 형태로 간주되었다 한다.

즉 질서는 전지전능한 신으로부터 흘러나오기 때문에 예술가의 존재란 이성적 연구를 통해 그 질서를 다만 드러내는 존재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몬테베르디에 이르러서 작곡가와 연주자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예술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는데, 이를 통해 음악이 다만 신의 질서를 이해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인간의 운명을 음악적으로 재현하는 대상이 되었다 한다.

챕터 3은 로베르 르그로가 쓴 파트로 개인의 탄생에 대한 철학적 논고이다.

자연적이라 여겨졌던 신분제, 신과의 관계, 공동체와의 관계 속에서 정의되던 나라는 존재가 탈자연화, 탈권위화, 탈신분화와 맞물려 오직 '나', 개인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고 이것이 근대의 탄생이라는 것이다.

고대 아테네 등에서도 개인의 언급은 있었지만 이것이 함께살기의 법칙으로 정립된 것은 근대에 이르러서 이다.

느낀점리뷰
이 책은 개인의 탄생이 현대문명을 이해하는 중요한 해석 도구라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그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회화와 음악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개인이 드러났느냐를 분석하고 있는데, 챕터 1 마지막에도 언급되어 있듯이 인본주의와 개인주의는 완전히 다르다.

예를들어 조선에도 김홍도와 같이 풍속도를 그리던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은 개인과 공동체의 풍속에 촛점을 맞췄고, 이는 인간 중심이라 할 수있겠으나, 그렇다고 조선시대에 개인주의가 탄생했다고 보는 것은 불가능한것과 같다.

음악을 서술하는 부분에서는 이를 완전히 헷갈리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개인주의와 예술을 끼워맞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챕터 3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은, 인간 중심으로 옮겨온 우리의 시선이 나와 타인을 비슷한 인간으로 인식하기 시작했고(신분이나 사회적으로 규정되는 우리를 넘어) 그것이 개인이 근본적으로 자율적이고 독립자존한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고 한다.

이 면에서 봤을 때 예술이 일상과 맞닿아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인본주의적 흐름이 개인주의로 이어지는 하나의 시금석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반면에 동양의 경우, 위의 예와 같이 인본주의가 개인주의로 흐르지 않았기 때문에, 도대체 서양은 왜 인본주의에서 개인주의로 발전했느냐가 진정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부분을 예술 파트에서 다루고 있지 않아서 이 책은 아쉬운 책이다. 또한 챕터 3는 너무 어렵게 쓰여있다는 점에서 진입장벽이 높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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