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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앵무새 죽이기 - 하퍼 리

어빈2 2021. 7. 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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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하퍼 리

평점 6

 

개요

앵무새 죽이기라는 고전을 읽었다. 하퍼 리는 앵무새 죽이기라는 책 단 한권을 쓰고 퓰리처 상을 받았는데 인종차별이 심했던 앨라바마주에서 마틴 루터킹이 암살된 것을 보고 썼다고 한다. 

 

때문에 책의 내용은 인종차별을 다루고 있으나 내가 생각한 책의 주제는 인종차별 보다는 전체주의의 무서움, 루쉰의 아큐정전에서 나온 아큐들의 사회에 대한 경고인 것 같다.

 

내용

이 책의 주제라고 할 수 있는 대사를 옮기자면 이렇다. 황은 주인공인 오빠와 여동생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공기총을 받게 되자 변호사인 아버지가 아이들에게 한 말과 그 말을 듣고 아버지의 말에 첨언을 한 옆집 아줌마의 대사이다.

 

"난 네가 뒤뜰에 나가 깡통이나 쏘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새들도 쏘게 될거야. 맞출 수만 있다면 어치새를 모두 쏘아도 된다. 하지만 앵무새를 죽이는 건 죄가 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어떤 것을 하면 죄가 된다고 아빠가 말씀하시는 걸 들은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래서 모디 아줌마에게 물어보았다.

"너희 아빠 말씀이 옳아" 아줌마가 말씀하셨다.

"앵무새들은 인간을 위해 노래를 불러 줄 뿐이지. 사람들의 채소밭에서 무엇을 따먹지도 않고, 옥수수 창고에 둥지를 틀지도 않고, 우리를 위해 마음을 열어놓고 노래를 부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는게 없지. 그래서 앵무새를 죽이는 건 죄가되는거야"

 

여기서 말하는 어치새는 다른 새의 울음소리를 따라하는 새이다. 앵무새는 우리가 알고있는 앵무새라기 보다는 아줌마가 말한 정의를 그대로 따른다고 한다면 어치새와 앵무새의 차이는 앵무새는 죄가없는 존재이고 어치새는 아큐와 같이 남이 말하는걸 그대로 따라하고 여기가서 이얘기하고 저기가서 저얘기하는 군중의 흐름속에 흘러가는 존재이다. 

 

즉, 저자는 히틀러의 극우 전체주의, 스탈린의 극좌 전체주의 등 전체주의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이야기 하는 것이고 그것이 이 소설을 끝까지 관통하는 골자가 된다. 본인의 주관보다는 군중심리에 휩쌓여 정의보다는 대중의 의견에 동조하고 마녀사냥을 하는 것을 저자는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과정속에서 희생되는 사람을 앵무새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는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 부터의 도피와 맥을 같이하는데 사람은 근대화 이후로 자유를 추구했지만 그 자유 추구가 극에 다달아서 오히려 자유를 추구하기 보다는 대중의 영도자에게 자신을 투영하고 그 사람을 통해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는 듯한 독재자에게 귀의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했다.

 

즉 자유를 추구하지않고 자유로부터 도피하여 스스로를 대중의 시선과 대중을 대표하는 독재자에게 결속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뜻이다. 그런 과정에서 전체주의의 특성이 나타나게 되고 대중은 광기에 휩쌓이게 되는데 그것이 표출된 것이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중국의 문화혁명같은 것이다.

 

하퍼리는 톰 로빈슨이라는 흑인이 죄가 없지만 그 당시 인종차별을 굴레에서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사형 언도를 받는 과정을 통해 대중의 광기에 대한 잔혹함을 드러내고 있으며 결국 변호사인 아버지가 재판에 패배하면서 어치새들의 마녀사냥은 결국 죄없는 앵무새의 죽음으로 귀결됨을 보여준다. 

 

또한 마지막 부분에 주인공의 대사를 통해 그런 모습들이 왜 공포스러우며 경계해야되는지를 보여주는데 마지막 장면은 이렇다.

 

"게이츠 선생님은 좋은 분이시지. 안그래?"

"물론이지. 그 선생님 반에 있을 때 좋아했어."

"히틀러를 엄청 싫어하시는데..."

"그게 뭐가 잘못이야?"

"그게 말이야. 오늘 히틀러가 유대인들을 그렇게 취급하는게 얼마나 나쁜 일인지 말씀하셨거든. 오빠, 누구라도 박해하는건 옳지 않은일이지.안그래? 내 말은, 심지어는 어느 누구에 대해서 나쁜 생각을 갖는 것도 말이야. 안그래?"

"스카웃(여동생), 물론 옳지 않고말고, 한데 왜 그렇게 안달하는 거야?"

"그게말이야. 그 날 밤 게이츠 선생님이 법정에서 나오고 계셨거든(톰 로빈슨의 사형언도를 한 재판) 우리 앞에서 계단을 내려가셨기 때문에 오빠는 선생님을 볼 수 없었지.

선생님이 스테파니 아줌마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어. 누군가가 그들에게 본때를 보여줄 때가 되었다고, 점점 분수도 모르고 주제넘게 군다고, 이러다가는 우리하고 결혼할 생각까지 하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걸 들었거든.

오빠, 히틀러를 그토록 끔찍하게 미워하면서도 돌아서서는 바로 자기나라 사람에 대해서는 비열하게 대할 수 있냔 말이야"

 

이 장면에서 주인공 여동생의 대사를 통해 즉 우리는 타인의 전체주의가 무엇인지 알고 비난하지만 현재 자신이 속해있는 사회의 틀에서는 그러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는 점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자신은 그러고 있지 않은지를 경계하라는 메세지를 저자는 주고 있는 것이다.

 

느낀점

인종차별에 관한 이야기는 수도 없이 많고 보는 이를 분노하게 한다. 그러나 하퍼 리는 인종차별 문제를 통해 바로 인간 내면에 있는 전체주의의 광기에 대해 재조명 함으로써 대중에 의해 통치되는 사회, 대중을 대표하는 한명의 영도자가 있는 사회, 그를 통해서 대중독재, 인민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사회, 결국 내부의 순결함을 유지하기 위해 죄없는 이를 숙청함으로써 잔혹함과 광기에 방점을 찍는 사회를 비유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소 식상할 수 있는 앵무새 죽이기가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고전으로 평가받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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