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멋대로/책

[책리뷰] 우리 시대의 아이 - 외된 폰 호르바트

어빈2 2021. 7. 5. 18:09
728x90
반응형

저자 외된 폰 호르바트
평점 8

개요
1차 대전 이후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의 실패와 몰락, 히틀러가 파시즘 정권을 잡아가는 과정에서 그 광기의 끝이 결국 어떤 파국을 가져올지를 날카롭게 보여준 책이다.

보통 히틀러 이후 전체주의에 대한 분석과 문제를 다룬 책이 많았지만 2차 세계대전 전에 꽤 날카롭게 그 미래를 예측한 책이라는 점에서 통찰력있는 책이다. 또한 국가주의는 어느 시대, 어느 조건 에서라도 파멸을 몰고온다는 것이 대다수의 경우 진리라는 것을 잘 보여준 책이다.

내용
주인공은 실업과 무능, 무기력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그 상황은 개인의 책임도 있지만 유토피아를 추구한 좌익 정권의 포퓰리즘의 문제가 더 크다.

결국 주인공은 군대에 입대하면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국가를 통해 확인하고 개인이 아닌 국가를 위해서 헌신하려고 하지만 전체주의 국가는 개인을 부품화하고 광기와 분노로 대중을 단합시키며 그를 위해 상대적으로 약자와 약소국을 제거함으로써 민족주의를 고취하고 전체주의를 공고히 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국가의 방향을 비난하고 저주한 주인공의 직속 상관인 대위가 적국침공 도중 여자를 쏘아 죽인 것에 대해 죄책감과 상실감을 느끼고 죽을 자리를 찾아 가게 된다.

주인공은 적의 기관총 앞으로 걸어가는 대위를 구하려고 하지만 실패하고 주인공도 상이군인이 되어 재대하게 된다.

제대 후 개인이 없고 국가만이 존재한 사회에는 오직 모순과 부조리, 부정의만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결국 자신이 그 광기에 속한 채 반대하지 못하고 심지어 반대해야 된다는 것 조차 깨닫지 못하고 국가가 시키는 일이 정의인줄 알았던 스스로를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그 시대의 아이임을 알아 달라고 독백하며 죽게된다.

느낀점
과연 무지함으로 인해 학살, 전쟁, 폭력 등 국가의 이름으로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악의 평범성을 보여준 이들이 우리시대의 아이라는 이유로 면책 받을 수 있을까?

주인공은 이해보다는 단지 알아달라고 하며 눈오는날 벤치위에 앉아 죽는 것을 택하면서 이 책은 죄를 미학적으로 승화시킨다.

실재 역사에서는 지휘관급 군인들을 1급, 2급으로 나누어 처벌하고 사병들을 처벌하진 않았다. 그들의 죄를 샅샅히 뒤져 처벌했다면 지금의 독일도 없었을 것이나 처벌하지 않음으로써 과거사 청산을 하지 못한 모순이 존재한다. 사실 그렇기 때문에 역사는 현실의 정치투쟁이자 심판의 대상이 아닌 기억하고 반성하고 극복하는 것인거 같다.

이 책은 그런 젊은이들이 비록 무지하지만 그들도 용서받을 수 없는 희생자라는 모순적 위치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 같다.

인류는 계몽을 통해 자유를 추구했고 그 결과 원시 시대로 부터 벗어났지만 그 과정 혹은 그 끝에 달했을 때 오히려 자유로부터 도피하여 나의 의지를 실현 시켜줄 영도자이자 국가 지도자에게 스스로를 결속시켜 누군가에게 통제받고 속해있는 전근대성을 보여주었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가 파시즘이다.

우익 전체주의인 히틀러, 좌익 전체주의인 스탈린, 모택동 등 전체주의는 이념의 좌우를 떠나서 나타나는데 이는 민족주의와 국가주의에 그 뿌리를 뒀기 때문이다.

국가주의를 위해 국민들을 결속시키고 그를 위한 가장 최적의 방법은 적을 만드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민족주의를 통해 내부와 외부의 불결함을 제거하고 그를 위해 국가 우생학을 국민들의 뇌리에 심어놔 유태인학살, 홍위병, 킬링필드가 나타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민족주의, 국가주의, 사회주의 등 개인의 자유와 재산을 보장하지 않고 다수 대중의 의견이 다수결이란 이름으로 시대정신화 되는 것이 위험한 것이다.

이는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도 해당되는데 국가가 법을 통해 사적 자치의 영역에 개입하는 것이 현재의 국가주의, 전체주의이며 과거의 문제를 빌미로 과도하게 일본을 비난하고 근거 없이 반미감정을 갖는 것, 사실관계는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 태도는 민족주의의 또 다른 이름에 다름아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