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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도파민네이션 - 애나 렘키

어빈2 2024. 3. 3.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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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애나 렘키

평점 4

 

개요

스탠포드 의과대학 정신의학/중독의학 교수이자 중독치료센터 소장인 애나 렘키가 쓴 책으로, 한국에는 베스트 셀러에 올랐던 책이다. 

 

현대 사회에 대한 중독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이를 도파민(성취감과 보상감, 쾌락의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신경전달물질)의 이름을 빌려 도파민네이션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내용

1부 쾌락과 고통의 이중주

 

1장 자위 기계를 만드는 남자

제이콥이라는 자위기계 만드는 남자의 중독 사례를 소개하면서 중독을 정의한다. 

넓게 봤을 때 중독(addiction)은 어떤 물질이나 행동(도박, 게임, 섹스)이 자신 그리고 혹은 타인에게 해를 끼침에도 그것을 지속적/강박적으로 소비/활용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p 27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의 다양한 선택지가 중독 대상에 대한 접근성을 높힌다고 주장한다. 

 

2장 행복에 중독된 사람들

행복과 고통의 역설을 설명하고 있다. 고통을 피하기 위해 치료용으로 약물을 하거나 아니면 다른 중독성 있는 행위들이 오히려 더 고통스럽게 만든다는 뜻이다. 

 

3장 뇌는 쾌락과 고통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도파민의 작용 기전을 설명한다. 또한 뇌에서 쾌락과 고통을 담당하는 부위가 같은 곳이라는 과학적 증명을 한다. 같은 곳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고통과 쾌락은 마치 저울의 양 끝에 올라와 있는 것과 같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주장하는 바는, 1. 고통과 쾌락은 저울 위의 양 끝과 같아서 도파민을 분비시키는 활동(포르노, 쇼핑, 게임, SNS 등)을 하면 저울이 쾌락쪽으로 기울어 쾌락을 느끼지만 저울의 특성 상 한 쪽으로 기울면 다른 한쪽을 채워 균형을 맞추려고 하기 때문에, 쾌락이 클 수록 고통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를 자기조정 매커니즘이라고 한다. 

 

2. 쾌락은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 작용한다. 저자가 한계효용체감이란 경제학 용어를 쓰고있진 않지만, 즉 도파민을 자극하는 행위들을 한 단위 더 할 때 마다 얻는 쾌락의 양이 적어진다는 것이다. 

 

이 때 뇌는 도파민을 생산하는 뉴런의 형태와 크기를 바꾸면서 보상에 대한 장기 기억과 관련 단서들을 암호화한다고 한다. 이 과정을 경험의존가소성이라고 하는데, 뇌의 이런 변화는 평생 갈 수 있고, 또는 중독이 해소된 후에도 오래 갈 수 있다고 한다. 

 

2부 중독과 구속의 딜레마

 

4장 DOPAMINE : 나와 중독을 이해하는 7단계

D : DATA :자신의 중독 현실을 파악하기 위한 객관적 데이터를 모으는 것을 뜻한다. 

O : Objectives : 자신이 중독 행위를 계속 하는 목적을 따져보는 것이다. 

P : Problems : 중독의 악영향을 살펴보는 것이다. 

A : Abstinence : 중독을 끊기 위한 첫 단계로 30일간의 절제를 제시한다. 

M : Mindfulness : 30일간 절제하는 동안 찾아오는 금단 현상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말고 인내하라는 뜻이다. 

I : Insight : 30일 후 중독된 상태의 자신의 상태를 명확히 통찰하는 것을 뜻한다. 

N : Next step : 자신이 중독되었던 대상과 중독이 아닌 쿨한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을 뜻한다. 

E :Experiment : 무조건 적으로 절제하는 것이 아닌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대한 것을 파악하는 계획을 세운다.

 

5장 자기구속 : 중독 관리를 위한 세가지 접근법

중독을 관리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기구속의 세가지 단계를 설명한다.

 

1.물리적으로 중독 대상과 장벽을 치는 방법을 우선 설명한다. 예를들어 인스타그램 릴스 중독이라면 인스타그램을 지우던가 폰을 아예 멀리 하라는 것이다. 

 

2. 시간단위의 기준이나 달성 후 하겠다는 등 특정 조건을 이용하는 구속법을 말한다. 예를들어 공부 1시간 하면 10분 핸드폰 하기 등이다. 

 

3. 중독 대상과 관련된 하위 항목들을 만들어 넓은 범위의 구속 망을 펼치는 법을 말한다. 책에선 스포츠 도박 중독의 경우, 스포츠 도박을 안하는 것 뿐 아니라 스포츠 채널, 스포츠 신문 등을 멀리하고, 자기 집 주변 카지노에 전화하여 자신을 입장금지 대상으로 지정하는 것을 예로 든다. 

 

6장 처방약의 두 얼굴

처방약의 중독성을 지적하고 있으며, 광범위하고 쉽게 처방되는 약물치료에 대해 비판한다. 그러면서 궁극적인 해결 방법은 약물 치료가 아닌 고통을 마주하는 것이라고 한다. 

 

3부 탐닉의 시대에서 균형 찾기

 

7장 고통 마주보기

큰 고통을 작은 고통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두 가지 이론을 설명한다. 

 

호르메시스 : 적절한 고통이 오히려 유익하다는 과학

영웅 요법 : 고통을 고통으로 다스리는 방법

 

8장 있는 그대로 말하라

솔직함이 뇌를 치유한다고 주장한다. 

 

9장 수치심의 역설

수치심은 나를 파괴하기도 하지만 나를 살리는, 공동체 번영에 쓸모있고 중요한 친사회적 수치심이 있다고 주장한다. 

 

느낀점

 

독서모임 책으로 선정되어 읽은 책이다. 원래 베스트셀러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1~3년 전에 도파민네이션이 유행처럼 퍼졌을 때 절대로 읽을 일이 없다고 생각했던 책이다.

 

그러나 중독 문제는 나도 관심이 많고, 특히 게임 중독 문제로 오랜 시간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도파민네이션이 해답을 줄 수 있는 책인가에 대한 생각은 했었다. 그래서 독서모임 자유도서 할 때 도파민네이션을 갖고 온 사람에게 내 궁금증을 물었었는데, 명확한 답을 듣진 못해서, 그럼 그렇지 했던게 이 책에 대한 마지막 생각이다. 

 

당시 내 질문은, 말초적 자극에 절여진 뇌는 어떤 형태로든 망가졌을 가능성이 있는데, 도파민 치료를 했을 때 망가진 뇌가 다시 돌아올 수 있는가? 였다. 

 

예를들어 담배를 피다 끊은 사람들이 끊은게 아니라 참는거라는 얘기를 하는것과 비슷한 건데, 이미 담배의 맛을 아는 뇌라면, 결국 완전히 그 이전상태로 돌아올 수 있는게 아니라 어떤 형태로든 감내하고 살아야 하는게 아닌가? 라는 것과 같다. 

 

지금은 두 가지 형태로 어느정도 답을 찾았다. 하나는 이 책을 통해서고 하나는 다른 공부를 통해서다.

 

책에서는 변형된 뇌는 평생 갈 수 도 있고 회복될 수 도 있다고 주장한다. 

 

또 다른 답은, 그냥 내 추론인데, 인터넷의 철학과 유사하다. 인터넷의 철학은 각 단말이 지능을 가지면 어떤 상황에서도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말한다.

 

예를들어 전화같이 기지국이 존재하는 경우 기지국이 망가지면 각 개체들은 다른 곳과 소통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인터넷같이 단말(스마트폰, 컴퓨터 등)이 지능을 가진 경우, 즉 중앙집권적 기지국이 없이 각 개체가 엣지에서 지능을 갖고 서로 소통하는 경우 어느 일부 권역이 훼손된다 하더라도 소통이 가능한것 처럼 말이다. 

 

뇌도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일부분이 망가진다면, 뇌의 수 많은 뉴런들은 망가진 곳을 우회해서 서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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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고 본 책이라 그런지 의외로 나한테는 좋은 책이었다. 보통 이런 류의 카운슬링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책들은 상당히 감성적이며 명확한 의견과 답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적어도 과학의 언어로 책을 쓰고 있다. 그 부분은 분명 높게 평가할만한다. 

 

그러나 독서모임 사람들은 이 책을 죄다 부정적으로 봤는데, 거기에도 일리가 있다. 왜냐하면 새로울 내용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마치 자기계발서 같다는 평이 있었고 나도 동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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