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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 알랭 드 보통

어빈2 2023. 1. 10.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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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알랭 드 보통
평점 3

 


개요

 

알랭 드 보통의 소설로, 영어 제목은 course of love이다. 즉, 사랑의 과정이란 뜻인데, 보통 문학이나 영화에서 사랑에 이루는 과정을 다룬 것이 많다면, 이 책은 결혼이나 맺어짐은 사랑의 과정이라는 문제 의식에서 출발한다. 사랑이 결실을 맺는 과정까지 낭만적으로 다루는건 알겠는데, 결혼 이후는 왜 다루고 있지 않냐는 것이다. 

 

소설의 형식을 띄고 있지만 일종의 부부를 위한 자기계발서에 가깝다. 그래서 계속 작가 스스로가 소설 중간중간 개입해 나레이션을 하는데, 참으로 현학적이어서 몰입을 방해하는 면이 있다. 

 


내용


라비는 커스틴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게 된다. 그러나 결혼 생활은 그들이 꿈꿔온 것과는 다른데...

 

섹스, 육아, 외도 등 결혼 생활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통해 결국 결혼에 이르기까지는 낭만주의가 주요한 요소지만 결혼 생활을 꾸준히 유지해 가기 위해선 철이 들어야 한다는 상당히 뻔한 얘기를 하고 있다.

 

 

느낀점

 

작가가 책 초반에 밝힌, 진정한 러브 스토리란 사랑의 결실을 맺는 장면이 아닌 그 이후라는 착안점은 분명 신선하다. 사실 이를 다룬 작품이 없진 않지만 이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점에서 신선함을 느꼈다는게 더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일단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내용 구성이 매우 단순한데 이는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우선이고 소설은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한 예시 스토리 정도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한 두장이 멀다하고 굵은 글씨체로 작가가 소설 중간에 불쑥 들어와 자기 하고 싶은 말을 하는데, 이는 귀담아 들을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너무 현학적으로 쓰여있다. 아마 작가 스스로가 어떤 깨달음을 얻었지만 이를 표현함에 있어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래서 뜬구름 잡는 소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정적으로 이 책의 내용이 과연 결혼 생활에 도움이 될까? 라고 묻는다면 내 생각엔 '아니오'이다. 

 

책 뒷부분에 "낭만 이후 일상의 사랑을 지키는 용기와 행복에 대하여"라는 서평을 달아놓고 있는데, 결혼 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그의 해법은 뭔가 대단할 것이 있을 것 같지만, 결국 낭만주의라는 것을 조금 양보하고, 성숙해져라는 참으로 공자말씀 같은 답을 내놓고 있다. 

 

책에서 가장 좋았던 문장을 꼽으라면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이성적일 필요는 없다. 우리가 익혀두어야 할 것은, 우리가 한 두가지 면에서 다소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을 쾌히 인정할 줄 아는 간헐적인 능력이다"

 

그러나 이런 류의 말은 결혼을 앞둔 아들이나 딸들이 부모한테 듣는 수준의 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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