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을 공산주의자라고 할 수 있는가?

검찰, '문재인 공산주의자' 비방 신연희 징역 1년 구형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공산주의자라’는 비방글을 퍼뜨린 혐의로 기소된 신연희 강남구 청장에게 검찰이 19일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신 구청장은 2016-2017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당시 야권의 유력 후보였던 문대통령에 대한 허위 사실 또는 비방이 담긴 글을 복수의 카카오톡 대화방에 올린 혐의로 지난해 8월 불구속 기소됐다. 유사한 사건으로‘문재인 공산주의자’ 발언으로 민사 소송중인 고영주 전 방문진 이사 사건이있다.

 

몇 가지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과연 공산주의자라는 표현이 모욕할 의도가 있는 표현인가?, 현직 대통령이 국민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할 수 있는가?, 과연 대통령이 공산주의자라는 판결을 객관적으로 할 수 있는가?

 

첫째, 공산주의자라는 표현이 누군가를 모욕하려는 뜻이 아닐 수 있다.

 

예를 들어 ‘빨갱이!’ 라고 했다면 이는 모욕의 의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공산주의자’라는 표현은 평소의 언행, 기록물, 행동 등을 종합해 이 사람이 갖고 있는 정치, 경제관이 공산주의에 부합하다는 객관적 표현이다.

 

연방제 통일을 주장하고 북한을 주적이라 말 못하며, 공산주의가 금지된 국가에서 보이는 공산주의자의 행동양식에 모두 해당되는 등 고영주 변호사가 제시한 약 80가지의 증거에 해당하는 사람을 공산주의자라고 하는 것이 모욕의 의도인지 아니면 사실관계에 대한 서술인지는 안봐도 비디오다.

 

누가 내 말, 행동을 종합해 ‘자유민주주의자야’ 라고 한다면 그것에 모욕감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누군가 내 뜻을 오독해 '이 공산주의자야'라고 해도 모욕감을 느끼지 않는다. 다만 사실을 정정하면 그만인 것이다.

 

공산주의자라고 했다고 모욕감을 느껴 명예훼손으로 법적 투쟁까지 하겠다는 사람의 심리는 어떨까.

 

내가 공산주의자가 아닌데 공산주의자라고 했다고 모욕감을 느낀다면 그 모욕감의 정도는 법적 투쟁까지 갈 정도는 아닐 것 같다. 다만 사실을 정정하면 그만이고 억울함을 호소하면 그만이니까. 내가 공산주의자인데 그것을 숨기고 싶다면 어떨까? 어떤 느낌인지 감이 오진 않는다. 그러나 후자가 더 가능성이 높다는데는 동의할 수 있을것 같다.

 

둘째, 대통령은 임기 내에 내란, 외환의 죄를 범하지 않고서는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부당한 이유 중 하나는 박근혜 대통령의 죄가 과연 내란 외환에 해당하냐는 것이었다. 최순실과의 관계가 내란 외환이 되려면 그것에 대한 수사가 끝나야 알 수 있는 것인데 수사하기도 전에 탄핵을 시켜버렸으니...

 

만약 뇌물을 주고받는 관계라고 나오면 뇌물죄로 탄핵된것인데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 유일한 신분이 뇌물죄로 탄핵되는게 말이 안된다.

 

같은 논리로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 대통령과 법적 투쟁 중 신연희 구청장이 무죄 판결 받는다면 어떻게 될까? 무고의 죄가 성립하는데 무고죄로 대통령을 고소할 수 없다. 이런 불균형 관계인데 소송을 계속 진행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대통령이 된 사람이 일반인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할 수 없어야 한다. 소송 당사자가 본인이 아니라 다른 단체, 개인이라 해도 진행 하는게 맞는 일인지 생각해 볼 문제다.

 

셋째, 이미 결과가 정해진 소송일 수 있다.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허위사실임이 우선 판명되어야 한다. '대통령이 공산주의자'라는 것이 허위사실이 아닌 사실이라고 판결할 수 있을까? 법원이 그럴 용기가 있지도 않고 만약 대통령이 공산주의자라는 것을 국민들이 받아 들일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그렇다면 결과는 대통령이 공산주의자가 아니기 때문에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다라고 밖에 판결할 수 없다. 결과를 정해놓고 하는 재판에 정의는 존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