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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 우버(Uber)

어빈2 2021. 9. 1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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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공유경제라는 말이 많이 들린다.

공유라는 말이 어떤 면에선 사회주의와 혼동되어 터부시 되는 경향이 있는데 공유경제의 뜻은 '물품을 소유의 개념이 아닌 서로 대여해 주고 차용해 쓰는 개념'으로 인식하여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다 (네이버 백과사전).

쉽게 말하면 임대업과 유사한 것인데, 인터넷의 발달에 따른 전자상거래의 발전으로 적절한 플랫폼만 있으면 과거, 정보의 교환이 힘들어 시장이 아예 형성되어있지 않던 곳에 이제는 시장을 만들어 줄 수 있게 된 것이다.

예를 들면 방이 네개 있는 집에 네명이 살고 있는데 한 명이 출가 하면 굳이 남는 방 하나를 하숙으로 내놓지 않는다. 세를 주기 위한 과정에 드는 비용이 더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어비앤비가 이를 해결했다.

전자상거래의 발달과 플랫폼 경제의 발전은 공유경제의 개념을 보편화시켰고 누구든 쉽게 플랫폼을 통해 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 흐름에 맞춰 등장한 기업이 우버(Uber)다.

우버(Uber)는 2009년 실리콘 벨리에서 시작한 스타트업 기업이다.

스타트업이란 신생 벤처기업을 뜻하는데 현재 우버의 기업 가치는 680억 달러(74조)로 현대자동차 시가총액 32조원의 두 배가 넘는다. 아직 상장하지 않아서 공식적인 시가총액이 아니라 벤처 캐피탈 회사들이 인정해 주는 private capital market가치이지만 보유한 차량도 기사도 없이 단지 어플 한 개 있는 회사라고 볼 때 굉장한 기업임은 틀림없다.


우버는 차량공유경제의 대표적인 기업이다.

하루 중 집에 주차되어있거나 놀고있는 차량이 24시간 중 92%라고 한다. 즉, 8%의 시간만 차량을 운행 할 뿐 나머지 시간은 차가 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버라는 회사가 어플을 통해서 놀고있는 차와 그 차주들이 새로이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서비스는 전세계 100여개 국 370개 도시에서 허용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불법이다.

차량운송업은 기존에 영업허가를 받은 면허사업자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낡은 제도지만 택시사업자의 강력한 반발로 현재 우버는 불법이다. 그나마 유사한 카카오택시가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카카오택시는 승객과 운전기사와의 편리한 연결이라는 플랫폼만 유사할 뿐 우버가 가진 장점과는 거리가 멀다.

우버는 운송업의 혁신이다.

기존에는 회사가 택시를 보유하고 기사를 고용하여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우버는 개인이 자신의 차를 가지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택시사업의 문제 상당히 많다.

첫 째는 가격이 고정되어 있어서 서비스 경쟁이 안된다는 것이다. 가격이 고정되어 있으니 택시들은 택시 내부의 청결도, 안전운전 등을 신경쓸 필요가 별로 없다. 소비자의 경우 오는 택시를 그저 받아들여야 되기 때문이다. 택시를 타기 전까지 내가 타려는 택시가 어떤 상태인지 전혀 알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가격이 고정되어 있으니 수요 공급에 교란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수요가 폭등하는 금요일, 토요일 저녁은 원활히 공급이 되지 않는다. 반면 수요가 없는 요일 시간대의 경우 공급이 과다이다.

세 번째는 정보 비대칭(소비자가 길을 모르는 경우)을 이용하여 일부러 길을 멀게 돌아 바가지 요금을 씌울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서로 위험관리가 안되는 문제가 있다. 이건 공급자에게도 큰 문제다. 소비자의 경우 택시 기사는 면허사업자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신뢰를 하고 서비스를 이용한다. 그러나 공급자의 경우는 위험관리가 불가능하다. 도대체 어떤 승객이 타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다수의 문제들을 우버는 해결할 수 있거나 대책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첫번째로 자유로운 서비스 경쟁 때문에 서비스의 질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우버는 상호 평가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데 운전자나 승객이 서로를 평가 할 수 있게 되어있고 그것을 다른 사람이 우버를 이용할 때 볼 수 있게 되어있다. 즉 내가 우버를 부르면 수 많은 우버 기사들이 콜에 응하는데 그 기사들의 평점과 평을 보고 내가 원하는 차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서비스 경쟁을 일으켜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게 된다.

또한 위험관리가 가능하게 되는데 기사의 입장에서는 블랙리스트 고객을 만들어 콜에 응하지 않을 수 있고 승객들은 안전성과 신뢰도가 확보된 기사를 고름으로써 보다 위험회피가 용이하도록 한다.

서비스의 질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 제공도 가능한데, 예를 들어 내가 스키장을 가는데, 짐이 많은 경우 그에 적합한 SUV차량을 부를 수도 있고, 접대가 필요한 고객을 태울 일이 있으면 그에 맞는 고급차를 부를 수도 있다.

두 번째로는 시장가격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유연한 가격은 수요-공급의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데, 불금 때 택시를 쉽게 잡는 것 부터해서 교통 불구지역을 해소하는것 까지 그 효용이 크다.

우버의 요금은 알고리즘을 통해 결정되는데 특정 요일, 특정 시간대, 특정 지역 등 수요가 급등하거나 거의 없는 곳도 가격의 변동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즉, 불금 때 우버를 부르면 알고리즘이 높은 수요를 인식하고 가격을 서서히 올린다. 계속 가격이 오르면 공급자가 증가하고 결국 균형점에서 거래가 이루어지게 된다.

이런 알고리즘 시스템 때문에 완전경쟁이 가능하게 되는데, 이론대로 공급자와 수요자가 직접 협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제한조건을 없애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가 택시 요금을 직접 협상하게 된다면 협상 담당자들의 역량에 따라서 같은 조건이어도 가격이 달라지게 된다.또한 협상 과정의 번거로움과 귀찮음을 피하기 위해 어느 정도 높은 가격도 받아들이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며 나와 운전기사 단 둘의 협상이기 때문에 비교가 가능하지 않아 어떤 것이 현재 형성된 균형가격인지 알기 힘들다.

그러나 알고리즘은 그런 방해요소를 모두 배제하기 때문에 가장 합리적인 가격을 산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교통 불구지역도 해소 되는데 택시를 잡을 수 없는 시골같은 경우도 가격 변동을 통해 공급을 창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미국의 경우 평균 2분 4초 만에 우버택시를 탈수 있다고 한다.

세번째 장점은 생산성이 높고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우버는 택시보다 생산성이 높다. 택시가 승객을 태우지 않은 빈차 상태로 약 1.46마일을 가는 반면 우버는 0.56마일을 간다고 한다. 약 3배 정도의 생산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또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집에서 쉬고 있던 사람들도 누구나 쉽게 우버 기사가 될 수 있다. 심지어 우버 기사는 도시에 따라서 택시 기사보다 30%~100%정도 수입이 더 많다고 한다.

뉴욕의 경우 우버가 도입되고 3년만에 약 2만 5천명의 사람이 새로이 우버기사로써 경제활동에 참여하게 됐다.

놀라운 것은, 그렇다고 해서 택시기사의 수입이 줄어든 경우가 적다는 것인데,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2012-2013년 택시기사의 수입은 거의 감소하지 않은 반면 차량 서비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아예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 것이다.

그리고 우버와 같은 공유경제는 새로운 사업모델도 제시하는데, 예를 들어 나이가 많고 움직임이 불편한 사람이 차를 놀리고 있는 경우, 놀고 있는 차와 우버기사를 매칭시키는 새로운 서비스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그런 공유경제 스타트업을 지원하는데 요트 공유경제 기업인 요트탈래가 대표적이다.

마지막으로 우버는 사회적인 지표들을 개선한다.

음주운전을 가장 많이 하는 나이대는 20-30대 초반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리운전사업자의 경우 내 차와 내 기름을 가지고 돈은 2만원이 넘게 지불한다. 그런 서비스는 20대가 사용하기에 적합한 서비스가 아니다.

반면 우버는 더 낮은 가격에 기사가 자기의 차를 가지고 온다. 미국의 음주운전 사고 감소로 약 1조 5천억 원의 사회적 비용을 절약하고 년간 500명 정도 음주운전 사망자가 감소했다고 한다.

물론 우버도 신뢰의 문제나 기존 사업자들의 실업 문제 등 부작용 또는 반작용이 있다. 그러나 산업과 문명이 발전한다는 것은 창조적 '파괴'를 뜻한다.


인간은 물질적 욕망을 추구하기 때문에 아무런 제도 없이 도덕에만 의존한다면 양극화와 범죄가 횡횡하게 된다. 부당하게 돈을 벌거나 권력을 차지하려는 사람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인간의 본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 사이에서 불법적이거나 부정의한 것을 막는 제도다. 그래서 부당한 경쟁을 막고 공정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자를 우대한다. 그 때 공정함이 전제 된다면 경쟁논리의 최우선은 소비자 후생이다. 소비자의 후생이 우선 되지 않으면 대부분은 기존의 사업자에게 유리한 상황이 되고 혁신으로 무장하여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려는 사람들을 막게되어 산업과 문명의 발전을 저해한다. 우버불법도 그렇고 전통시장보호, 하도급법이 그러하다.

버스안내양이 토큰과 버스카드의 등장으로 사라졌다고 해서 버스안내양을 다시 살릴 수는 없다.

우리 눈에는 버스안내양이 직업을 잃은 것으로 보이지만 교통카드의 발명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많은 직업을 창출했고 소비자 후생은 크게 증가했다.

우버도 마찬가지다.

우버의 본질은 경쟁을 통해 혁신을 만듦으로써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혁신이 경제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된다. 기존의 것을 보호하면 우리눈에는 아름다워 보이지만 우리가 보지 못하는 수많은 서비스창출과 그를 통한 낙수효과들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창조적 파괴를 받아들일 줄 아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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