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멋대로/경제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가 자유민주주의를 꽃 피운다

어빈2 2021. 5. 3.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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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민주주의는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인가? 더 나아가 자유를 위한 수단으로써 민주주의는 유토피아일까? 작가 유시민은 그의 저서 <국가란 무엇인가>에서 '국가는 선을 행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타깝게도 그 결과가 자유와 민주주의의 소멸을 초래하는 것을 모르는듯 하다. 그러나 대중들은 유시민을 한국을 대표하는 지식인으로 인정하고 이를 반영하듯 <국가란 무엇인가>는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경제성장과 민주주의의 상관관계는 있으나 인과관계가 뚜렷하지는 않다. 싱가폴이 좋은 예다. 그러나 한국과 비슷하거나 더 큰 인구 규모에서는 대체적으로 경제성장이 민주주의를 견인한다는데 많은 사람이 동의한다. 의식주에 대한 원초적인 욕구는 1인당 GDP 규모가 5,000~8,000달러 수준에서 정치적 평등의 요구로 진화한다. 한국의 경우 민주화 당시 국민 소득은 4,580달러였다. 반면 중국 천안문 사태 때 그들은 400달러였다. 2010년 시작된 '아랍의 봄'은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민주화의 바람을 몰고 왔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난민 문제로 귀결되었다. 2011년 기준 이집트와 시리아는 2,800달러, 튀니지는 4,200달러였다. 

 

왜 경제 성장과 민주주의엔 상관관계가 있을까? 직관적으로 유항산(有恒産)이면 유항심(有恒心)이 이유임을 알 수 있다. 가난에 허덕일 땐 마음에 여유가 없지만, 살림의 고통에서 벗어났을 때 우리는 비로소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이 과정을 만들어내는 경제 성장은 배타적인 문화제도를 극복하게 만들고 신뢰와 법치제도의 확립시킨다.

 

교역은 상호 이익의 전제 하에서 발생한다. 반복적인 교역은 분업과 전문화를 만들어 산업을 고도화하고 개인의 이익 극대화는 의도와는 상관없이 만들어낸 생산물을 초월한 문명을 누릴 수 있게 만든다. 선순환 속에서 자생적으로 신뢰라는 가치가 형성되며, 신뢰를 제도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법치가 등장한다. 법치는 재산권을 보호하고 약탈을 거래로 전환하여 자유롭고 공정한 교역을 가능하게 한다. 이 과정에서 전근대적인 '사농공상'이라는 배타적 문화장벽이 파괴됨으로써 시장경제가 현대문명으로 우리를 견인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 현상이 잘 작동하고 있음을 가격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시장에서 물견을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한 지표는 가격이다. 합리적인 가격을 찾는 동안 우리는 이 물건의 역사를 고려하지 않는다. 거래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누가 이익을 봤는지를 따지지 않고 다만 가격은 모든 것을 암묵적으로 내포하고 있을 뿐이다. 이를 매 소비 때 마다 생각한다면 우리의 머리는 터질 것이다. 그러나 가격은 변수를 보이지 않는 정의화 함으로써 이성적인 선택을 가능하게 한다. 

 

신뢰, 법치의 가치는 자유로운 교역을 통해 항산(恒産)을 충족하게 해주며 나의 자유가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만 유효하며 책임을 지는 한에서 작동한다는 미덕을 완연하게 한다. 개인의 자유주의가 이타적 열린사회를 만들어내는 이유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벌어지는 정부의 과도한 규제는 가격을 교란하고 사회의 덕성을 파괴한다. 가격이 인간이 발견한 현대문명의 토대 위에 서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사농공상'의 규제를 통해 정의를 실현하고자 한다면, 이런 풍토는 우리를 닫힌 사회로 이끌게 된다. '정부가 선을 행하면' 정부의 '선'에 동참하지 않는 자유로운 개인들은 모조리 '적폐'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민주주의가 밥, 밥이 민주주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수단과 목적을 혼동한 허황된 외침은 경제성장의 추락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진주 목걸이라는 추구해야할 가치가 존재한다면 우리의 유일한 선택은 돼지를 벗어나는 것이다. 다행히 인류는 그 길을 찾았고 그 길을 걷는 국가를 '선진국'이라고 한다. 다만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지적 깨달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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