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멋대로/경제

식량 안보는 주권인가 이데올로기인가?

어빈2 2021. 5. 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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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기준 한국의 식량 자급률은 50.2%로 OECD 34개국 중 32위였다. 쌀의 자급률이 100%가 넘어 10여년간 창고에 쌓인 쌀이 60만 군인을 8년간 먹일 정도로 많지만, 밀이나 콩 등은 10%가 안되기 때문에 50.2%라는 수치를 기록했다. UN은 2045년 인류가 90억이 넘어가면 심각한 식량난에 직면할 것이라 예측하기도 했다.

식량 위기란 경제, 안보의 위기라는 주장이 있다. 2010년 출범한 한국식량안보재단이 이를 잘 반영한 단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식량자원의 수출을 제한하는 식량 민족주의의 시급함을 강조하는데, 특히 기후변화는 식량 위기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식량 안보법을, EU는 공동농업 정책을 펼치며 식량 자급률을 도모하고 있으며, 우리도 이에 발맞춰 우리의 식량 안보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래의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곤충, 배양육, GMO 등 다양한 대체 식량도 연구중인데, 첨단 기술의 발달로 GMO가 식량 부족의 해결책으로 급부상하고 있기도 하다.

근데 과연 그럴까?

멜서스의 저주는 인간의 사고방식, 즉 종말론적 인식에 부합한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서 벌써 70억을 넘어선지 한참인데,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기에 인구 증가율을 따라올 수 없다는 그의 주장은, 사람들 마음 근저에 있는 공포심을 자극했고 성공했다.

근데 그들은 알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멜서스의 해결방법이란, 비위생적 할렘 형성으로 전염병을 돌게하거나 산아제한을 한다는 것을.

식량 증가율은 2000년부터 2015년까지 2배 이상 증가했다. 지구촌에 식량이 남아도는게 더 문제이다. 지구적으로 풍년이 들면 러시아는 울상이다. 미국도 울상이다. 식량을 수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은 인구의 1.6% 가량이 농업에 종사하는데, 이들이 생산하는 식량을 미국에서 다 소화하지 못하고 수출한다. 한국의 경우 5~6% 정도의 농업인구가 있는데, 이는 땅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농업에 자본이 투자되지 못해서이다. 한국의 농업에 시장경제의 칼날을 들이댄다면, 우리도 1%의 농업인구로 세계 곳곳에 한국산 농산물, 샐러드를 수출하는 농업 강국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식량 안보는 존재하는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이데올로기이다.

싱가폴, 스위스 같은 나라는 식량을 생산하지 않는다. 루드비히 폰 미제스는 스위스가 밥을 가장 싸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그들이 시계를 열심히 만드는 것이라 말했다. 비교우위에 대한 명징한 설명이기도 하지만, 식량을 생산하지 않는다고 해서 밥을 못먹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어떤 국가가 다른 나라로부터 식량을 수입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란, 그 나라의 국민이 한줌도 남지 않고 사라져야될 민족이라고 지정되어 식량 거래가 금지되던지, 아니면 지구가 그 수명을 다해 폭발하는 경우이다. 문제아 북한의 경우도 식량 지원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먹을거로 누군가를 협박하는 수준을 우리는 벗어났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중국같은 후진국은 아직도 그러지만 말이다.

혹자는 지구 온난화가 식량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전혀 그렇게 얘기하지 않는다. 대체로 온난화가 진행되면 농사지을 땅이 더 많아진다. 중세 온난기에 영국 북부에서 포도가 자랐다는 기록이 있는 것 처럼, 시베리아, 캐나다 북부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다. 원래 생물이란 추움에는 쉽게 적응하지 못하지만 따뜻함에는 쉽게 적응하는 법이다. 예를들어 동물의 경우, 지구가 따뜻해지면 적도 주변에 사는 동물들이 적도 위로 이동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북방 한계선 근처에 살던 동물들이 더 북쪽으로 이동하는 변화가 발생한다. 식물도 마찬가지이다. 제주도에서 더 이상 감귤을 재배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하더라도, 망고를 재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식량 안보를 빌미로 더 이상 공포심을 자극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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