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펌] 리버테리언이란

페이스북 한정석 미래한국 논설위원 글 펌

-----

 

어설픈 우파들의 주장 가운데 가장 코믹한 것이 '극단적 시장 자유주의'라는 비판이다. 그래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나 같은 시장자유주의자가 극단적으로 주장한다면 어떤 걸 주장하게 되는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정부는 시장에 개입하지 마라' 외에는 없다. 이게 나같은 시장자유주의자가 할 수 있는 극단적 주장이다.

 

그러면 비판하려는 이들은 '정부는 시장에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로 반론하면 된다. 이런 반론은 이미 많이 있어왔다. 이런 것이다.

 

'시장에 규제를 하지 않으면 사기나 불공정 거래와 같은 것이 등장하고 결국 시장 불경제나 시장 실패가 발생한다. 따라서 정부는 이런 경우에 적절하게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

 

참으로 맞고도 맞는 말 같다. 하지만 이 주장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 왜 그런가?

 

일단 정부의 개입이 없는 자유 시장을 한번 생각해 보자.

 

마약 거래 시장이 그럴 것이다. 마약은 정부 단속을 피해 거래되기 때문에 정부 규제가 없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이 마약시장은 그야말로 사기와 불공정 거래로 무법천지가 되어서 불경제나 시장 실패로 마약 거래 시장은 확대 되기는 커녕 소멸의 길로 가야하는 것이 맞다.

 

마약 시장에 정부가 개입하지 않아도 질서가 유지되는 이유는 마약의 생산자들과 유통자들이 각자 자신의 이익을 우선으로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 누구도 자신만을 위해 다른 이에게 피해를 줄 수없게 된다. 그랬다가는 당장 보복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런 보복전이 계속되면 누구도 이익을 보지 못한다. 그래서 자신들 사이에 암묵적으로 형성된 규칙을 따르게 된다. 이것 이 바로 하이에크가 말한 '자생적 질서'다.

 

지하 경제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개입할 수 없기에 지하경제는 창궐한다. 지하경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시장에서 공급과 수요가 있는데, 정부가 이를 불합리한 규제나 금지로 막아놨기 때문이다.

 

시장에 과도한 자유를 주어서 그 시장이 붕괴되거나 그로 인해 사회가 붕괴한 예를 단 하나라도 들어 이론적으로 증명할 수 있다면 그는 노벨 경제상을 한 100개는 동시에 받을 수 있다.

 

우리 알고 있는 경제실패는 정부의 개입실패로 인한 것이 열이면 열이다.

 

그러면 마약 거래를 합법화해야 한다는 건가?

 

그래서 묻게 된다. 마약 거래를 합법화하면 왜 안되는가?

 

대답은 '사회에 해악이 넘쳐나게 된다'이다. 그러면 생각해 보자. 마약이 합법화 되었던 때를...

 

예를 들어 양귀비나 대마는 인류가 오랜 시절부터 사용해 왔다. 그때도 이 식물들은 마약성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 역사에도 그렇지만, 다른 나라 역사에도 이런 양귀비나 대마로 인해 사람들이 중독되어 사회가 혼란했다는 기록이 없다. 있다면 아편전쟁의 무대였던 청의 상해가 거의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이 아편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당시 청나라의 특정시기, 그리고 특정 지역에서 그랬다는 것이다.

 

동인도회사가 상해지역에 아편을 팔 때, 그 아편은 인도에서 재배되었고 인도나 일본도 아편 판매와 사용이 합법이고 자유였다.

 

그러면 왜 인도나 일본에서는 중국과 같은 아편 중독 문제가 없었냐는 의문을 가져야 한다.

 

청말의 사회 분위기를 이해하지 않으려 들면서, 특히 당시에 상해와 같은 지역에서 첨예했던 반청복명의 정치적, 사회적 맥락을 이해하지 않으면 당시 왜 상해에 그렇게 많은 아편 중독자들이 있었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마찬가지로, 마약이 금지된 미국에 왜 그토록 마약과의 전쟁이 심각한 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금지는 거래비용을 높이고, 오히려 판매 성공자의 고수익을 보장한다.

 

마약을 합법화 하면 마약 거래는 더 늘어날 지 모르나, 중독에 대한 회피 수요가 있다면 마약의 중독성과 위해성을 회피하는 신종 마약, 착한 마약 개발도 이뤄진다. 그런 약은 우리가 알고 있는 마약과는 다른 Happy maker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결론을 정당화하는 철학은 스피노자의 '코나투스(Conatus)' 개념이다. 우주 삼라만상은 스스로 존재의 이유를 가 지고 있기에, 자신을 행복하게 보호하려 한다는 것이다.

 

마약이 인간을 파괴한다면, 코나투스에 의해 그런 마약은 아무리 거래를 합법화해도 인간과 사회를 파괴하지 못한다. 오히려 금지로 인한 대가와 비용이 우리를 더 힘들게 한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