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멋대로/경제

[페이스북 펌] 경쟁의 부정적 이미지 깨기

어빈2 2021. 9. 1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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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한정석 미래한국 논설위원 글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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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제는 경쟁을 요한다.

이걸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이 많은데..

 

'경쟁'이라는 말이 주는 부정적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흔히 시장에서의 경쟁을 마치 100m 달리기 시합으로 연상하기 때 문이다.

 

그래서 일단 시장이 없는 상태에서 그러면 경쟁이 없는지 생각해 보자.

 

누군가 자급자족을 하면서 농사를 짓는다고 해보자. 그러면 경쟁이 없을까.

 

당연히 경쟁이 발생한다. 그 경쟁은 농사짓는 이 안에서 일어난다.

왜냐하면 그에게 시간은 24시간이고 재배할 농작물은 무한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을 어떻게 심어서 어떻게 가꿀 것인지, 그는 선택을 해야한다.

그 선택이 바로 다른 것을 포기하는 것이고 결정에서 대상들이 비용과 이익을 두고 경쟁하는 것이다. 이에 실패하면 자급 자족도 실패할 것이다.

 

이게 무슨 경쟁이냐고?

경쟁은 다른 이와 하는 것이라 생각될 것이다.

 

그러면 여기에 한 사람이 더 있다고 해보자.

이 사람도 자급자족을 위해 농사를 짓는다 해보자.

 

A와 B가 각자 농사지어 각자 자급 자족한다면 경쟁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가만 보니, A는 농사 짓기에 좋은 땅이고, B는 그렇지 않아서 농사대신 목축을 한다면..

 

A는 채소 재배를 더 많이 해서 남는 것을 B가 키운 닭과 바꾸어 먹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걸 알게 된다. B 역시 마찬가 지다.

 

그러다 보면 A와 B는 상호 분업을 통해 교환관계로 들어가게 된다.

그렇게 사는 것이 각자 알아서 농사 지어 자급자족하는 것보다 훨씬 효용이 높게 된다.

 

여기에 경쟁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

결국 또 A, B 모두 자기와 경쟁이 된다. 각자 교환할 것을 상대가 인정할 만큼의 퀄리티와 수량으로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두 사람을 넘어 세 사람이면 어떻게 될까.

공교롭게도 C가 나타났는데, A와 같이 농사를 짓는다면...

 

A와 C는 고기를 생산하는 목축 B를 두고 경쟁하게 되는가?

그럴 수 있다. 하지만 C가 정상이라면, C는 B와 바꿀 고기를 위해 B가 원하지만 A가 생산하지 못하거나, 같은 거라면 자신 이 A보다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생산하려 들 것이다.

 

이건 경쟁인가? 경쟁이라면 누가 누구와 하는 경쟁인가? 결국 C가 자신과 하는 경쟁이다.

 

이 수를 무한히 늘려도 마찬가지다.

시장에서 교환 경쟁은 자기가 자기와 하는 경쟁이라는 이야기다. 그건 자급자족을 하는 경우에도 똑같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교환경쟁이 자급자족을 위한 자기 결정의 경쟁보다 실패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고, 실패할 경우 수정이 더 쉽다는 것이다.

 

그러면 왜 그렇게 취업경쟁이 심각한 것인가.

간단한 거다. 취업 시장이 구직자들에 비해 작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그 사회에 고용을 필요로 하는 생산 규모가 구직자들에 비해 작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구직자들이 차별화되지 않 는 문제 역시 취업 경쟁을 치열하게 한다. 이는 그 사회에 산업구조가 분업으로 다원화 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 다.

 

이렇게 시장이 작으면 공급자들은 더 높은 가격에 공급하려 든다. 팔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노동이든 서비스든, 재화든...

강남 룸살롱들이 경기 불황에 술값을 더 높게 책정하는 이유다.

 

참고로 우리는 역세권에 식당들이 바글바글 모여 경쟁하는 것을 본다. 왜 그렇게 밀집되어 경쟁하는가?

 

그렇게 밀집되어야 더 많은 손님들이 '먹자골목'이라는 지표로 더 많이들 찾아오기 때문이다. 개별 식당의 홍보보다 먹자 골목이라는 인지가 더 유리한 것이다.

 

이건 경쟁이 아니라, 오히려 협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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