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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백야 - 도스토예프스키

어빈2 2021. 8. 13.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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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도스토예프스키
평점 4

개요
이 책은 러시아의 문호 도스토예프스키가 1869년 발표한 단편 소설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덧없음을 다루고 있다.

내용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사는 몽상가인 '나'는 오늘도 거리를 걸으며 혼자임을 느낀다. 쓸쓸한 도시, 모두가 나를 떠나가는 느낌이 든다.

운하를 따라 걷던 중 강을 바라보는 여성을 발견한다.

그녀를 지나쳐 걷는 순간 그녀의 흐느끼는 소리에 나의 마음이 미어진다.

문득 정신을 차린 그녀는 나를 지나쳐 강가를 걸어간다. 그녀를 천천히 뒤쫒던 나는 그녀에게 집적거리려는 남자를 발견하고 그를 혼내준 뒤 그녀와 마주보게 된다.

아직 이름도 모르지만, 그녀에게 나에 대해 설명해주면서 나는 이제껏 알지 못해왔던 순수한 사랑을 느끼게 되고 행복을 알게 된다.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왜 몽상가인지를 설명하기도 하고, 왜 그날 그녀가 울고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그녀의 이름은 나스첸카, 기구한 이야기는 이러하다.

그녀는 장님인 할머니와 같이 살고 있는데, 할머니는 하숙집을 운영한다. 어느날 하숙하던 한 남성에게 나스첸카는 마음을 뺏기게 된다.

그러나 혼자 사는 할머니에 속박되어 살던 나스첸카는 그 남성에게 사랑한다는 고백을 하지 못한채, 그 남성 또한 그녀에게 다가가지 못한 채 결국 1년이 지나고 그 남자는 모스크바로 가게 된다.

용기를 낸 나스첸카는 그 남자가 떠나는 날 자신도 데려가 달라고 고백하지만 그 남자는 어쩔수 없이 떠나야 함을, 그러나 1년 뒤에 돌아와서 꼭 결혼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난다.

1년이 지나고, 그 남자는 다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와 있지만, 나스첸카에게 연락이 없다. 그래서 그녀는 강가에서 울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녀에게 제안을 한다. 그 남자에게 편지를 쓰면 자신이 전해주겠다고.

좋은 의견이라 생각한 나스첸카는 편지를 써 주고 나는 편지를 전달하지만, 나 자신 또한 나스첸카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괴로워한다.

그러나 답장은 계속 없고 결국 나스첸카는 포기하고 나의 사랑을 받아들인다. 나와의 결혼을 약속하고 산책하던 중 어떤 남자가 스쳐지나가다가 돌아보며 나스첸카를 부른다.

'그...그 분이에요'라며 나에게 작별의 키스를 하고 그를 따라가는 나스첸카.

후에 나스첸카에게 편지가 온다. 그 남자와 결혼하는 자신을 부디 용서해달라는.

그러나 나는 나스첸카의 불행을 바라는 것이 아닌 언제까지나 그녀에게 하느님의 축복이 함께하기를 바란다.

아아! 덧없는 기쁨의 완전한 순간이여.

인간의 기나긴 삶에 있어서, 그것은 결코 부족함이 없는 한 순간이 아니겠는가.


느낀점
어떤 여자를 사랑하게 되었으나 그 여자는 결혼을 약속한 남자가 있다. 그러나 그 남자는 멀리 떠나버렸고 다시 자신을 만나러 온다고 했지만 컨택이 없다. 여자는 결국 포기하고 나와 결혼하려고 마음먹지만, 그 순간 그 남자를 만나게 되고 우두커니 나를 놔둔 채 떠나버린다. 편지를 통해 비는 용서를 바라보며 나는 그녀의 행복을 바란다.

현대 드라마로 만든다면 상당히 어처구니없는 전개라고 할 수 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답게 생각과 의식의 흐름이 대사를 통해 굉장히 길게 나열되는데, 흡입력이 있으나 무슨 의도인지 알 수 없는 부분도 많았다.

사실 고차원적인 사랑을 생각한다면 이런 종류의 결말은 숭고하다고 생각한다.

사랑은 사람마다 다르며 어떤 형태든 그 사람이 사랑의 시작과 끝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서 인간은 성장하기도 하며 옹졸해지기도 한다. 상대방의 배신은 치명적이긴 하지만, 책에 나온 그녀는 누군가를 속이거나 나쁜 마음을 가진게 아닌 불우하게 자라왔으며, 순수하고 숭고한 사랑을 꿈꾸는 여성이기도 하다. 장님인 할머니 때문에 집안에만 갇혀 사는 여성이며, 하숙하던 남자를 따라나서려고 했던 것도 그에 대한 사랑 뿐만 아니라 지긋지긋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음 때문이기도 했다.

크리스탈과 같은 여성이 지고지순한 사랑을 따라 자신을 배신하고 간다면, 온전히 그 순수함에 행복을 비는 것 또한 다른 차원의 사랑의 형태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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