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멋대로/사회

동상이몽과 영상의 위험성

어빈2 2021. 7. 11.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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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시점 2015년 8월 11일 09시 18분

 

동상이몽 - 같은 행동을 하고 있지만 다른 꿈을 꾸는 것으로 서로 행동을 같이하는 것이지 뜻이 같은 것은 아니라는 뜻

동상이몽이라는 프로그램을 SBS에서 했었다(금방 폐지된 것으로 앎). 딱 한 편 본 적이 있는데, 그 한편가지고 이야기를 하는것이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전체 프로그램 전개를 보면 대부분 비슷할 것 같아서 느낀점을 쓰게 되었다. \

 

동상이몽이라는 프로그램은 컬투와 신동엽이 진행하고 있는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와 유사한 방송이다. 사연를 가 지고 있는 사람이 나와서 독특한 이야기를 하고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직접나와 패널, MC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고민을 해결해 나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방송이다.

 

동상이몽도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보통 부모 자식간의 문제가 많으며 같이 나와서 서로의 시점으로 편집한 영상을 보고 그것을 유재석이 진행하고 김구라, 서장훈 같은 예능인이 해결책을 제시 해주는 방송입니다.

 

내가 본 것은 중학생 아들이 연예인 병에 결렸다는 사연을 들고 나온 모자의 이야기였다.

 

처음에 어머니가 나와서 아들의 연예인병을 이야기하는데 아들이 2명의 남동생들에게 자신의 일을 계속 일을 시키고 노래가 나오면 남들 앞에서 아 무렇지 않게 춤추고 남동생들을 매니저처럼 여기는 것을 가지고 연예인 병이라고 하면서 영상을 보여준다.

 

그리고 어머 니의 입장에서 본 아들의 '행패' 를 조명하면서 아들이 얼마나 사회적으로 지탄 받을 인간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러면 유재석과 패널들은 그에 대해 평을하고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그 다음은 아들의 시점에서 본 어머니를 편집한 아들의 영상을 보여주는데 그것을 보고 또 다시 패널들은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책을 제시하여 처음의 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영상과 같은 방법으로 진행된다.

 

처음 이걸 보고 '종편이 정말 갈데까지 가는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왠걸 찾아보니 SBS라는 공영방송의 프로 그램인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해 안되는 것이 총 4가지가 있었는데, 첫째는 거기에 부모 자식간의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나오는 부모의 수준이고, 둘째는 그걸 가지고 해결책을 제시해 준다는 연예인들의 수준, 셋째는 그 영상을 편집해서 방송으로 만들어 놓은 방송사의 수준, 넷째로는 그걸 보는 시청자의 수준이다.

 

부모와 자식간의 문제는 남들에 보기엔 남의 일이지만 적어도 그 가정 내에서는 모든 문제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문제다. 이번 연예인 병이라고 나온 아이의 태도는 적어도 편집된 화면으로는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그것이 편집된 화면이라 믿지 못한다 해도 그 화면을 보면서 직접 말하는 태도나 방식은 수준 미달의 중학생을 그대로 보여 줬다.

 

중요한 것은 어머니 되는 사람이 그런 아들의 모습이 심각하다고 생각했으면 병원을 가는 것이 맞고 웃어 넘길 수준이하면 심각하다해서 나올 필요가 없으며 중간 쯤 있는 수준이라면 나왔을때 보여질 아들의 모습이 결국 제 얼굴에 침뱉기 라는 것을 분명히 알텐데 왜 나왔냐는 것이다. 알면서 나온 것이면 부모 자격이 없는 것이고 모르고 나왔으면 그런 교육을 잘 시켜주지 않은 정부의 잘못이니 박근혜 대통령의 잘못인가?

 

여하튼 연예인 병이라고 명명하는 것부터가 마음에 안들었는데, 왜냐하면 성격이 저런것이고 굳이 병이라고 해야 한다면 정신병의 한 종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방송에 나와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게 된다. 가족끼리 대화가 안된다면 청소년 상담센터나 정신과에서 상담해야 할 문제다. 그리고 연예인 병이라고 하면 마치 연예인을 비하하는 말처럼 들리는데 일부 연예인이 저속한 모습을 보여주긴 해도 무대에 한 번 오르기 위해 수백번씩 춤연습을 하고 노래연 습을 하며 노력하는 그들을 비정상적인 아들의 성격에 빗대어 말하는것이 가당키나 한가라고 생각들었다.

 

근데 더 대단한건 마치 방송에 나오면 해결되기라도 할 듯 의기양양하게 나와서 아들의 추한 모습을 들추어 까내리는 것 에 연예인이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것이었다. 서장훈, 김구라가 하는 얘기는 중학교에서 행복한 가정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되는가에 대한 주제로 글을 쓰면 나올법한 해답 수준이었고, 허지웅이라는 사람은 영상을 보고 분노했는지 아들의 말 에 과민반응만 했다. 의사들이나 청소년 상담가가 나와서 이야기 한다고 해도 방송 자체가 문제있다고 생각할 판에 연 예인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것이 어떤 도움이 될까?

 

사실 일반인들에게서 나오는 해결책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있거나 써봤는데 안됐거나 하는 수준에 그친다. 연예인들 나와서 해결책 얘기하는 것은 결국 해봤던걸 또 얘기하더나 아니면 고쳐지지 않는 이상론이거나 해결책도 아닌 문제를 가지고 비난하는 것 그 이상도 될 수 없다. 설령 정말로 괜찮은 방법을 알고 있다고 해도 다수 대중앞에서, 그것도 공개된 방송에서 내밀하고 전문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가능할까? 내밀한 방법인데 어떤 사례를 들어야 하거나 긴 설득 시간이 필요하거나 경과를 보면서 방법을 처방해야 하는 문제면 어떡할까?

 

그런데도 이런 몰상식한 방송이 공영방송에 버젓이 나오고 있고 시청률을 5퍼센트대로 기록하고 있다는 것에 정말 시청자들은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것을 원한다고 생각했고 방송사측은 자제하거나 통제하지 못하고 신나게 그 요구에 부응하는 것을 보고 도대체 이 천박함의 4중주는 모든것이 짜고치는 레파토리인가 할 정도로 할말을 잃게 만드는 것이 었다.

 

영상은 과거의 기록이다. 영상이라는 말 자체에 시간성을 내포하고 있는 만큼 영상은 과거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역할 을 한다. 그러나 영상을 조작하거나 편집하는 것은 결국 사실이 아닌 제작자의 의도를 보여주는 도구로서 전락하는 것이다. 나치 괴벨스가 영상 조작으로 유명했는데 히틀러가 자살하고서도 독일 사람들은 독일이 승리하고 있는 줄 알았다고 할 정도로 영상을 통한 선전을 잘했다.

 

또 다른 사례로는 엘 고어가 노벨 평화상을 받았던 '불편한 진실' 이라는 다큐멘터리가 있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은 우리들도 널리 알다시피 북극곰이 얼음 조각위에 타고서 엉거주춤 하는 장면이다. 여기서 '극지방의 얼음이 지구 온난화 때문에 녹고있어서 북극곰이 터전을 잃고있습니다. 북극곰을 살려주세요.' 라고 우리는 배웠다. 그러나 원래 북극곰은 이동할때 얼음 조각을 타고 이동하며 날씨가 따뜻해져서 북극곰 개체수가 너무 늘어나 문제가 되고있으며, 인간은 아직 이산화탄소가 자연계에 어떤영향을 주는지 밝히지 못했고, 때문에 지구 온난화는 인간에 의해 일어난 자연재해가 아닌 지구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걸 그 영상은 보여주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영상이 명확한 근거를 가장한 치명적인 거짓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동상이몽에서 그런 영상을 방송에 내보내고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드는 목적이 도대체 무엇일까?

 

난 티비를 보지 않지만 적어도 예능이라는 것이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방송인 것은 알고 있다. 그것을 피부로 와닿게 느꼈던 적이 있는데 사촌 동생이 무한도전을 보는 이유가 노홍철의 밝은 모습이 자신한테 긍정적인 힘을 주기 때문이라고 했을 때였다. 단순한 오락을 떠나 그 상위의 가치를 주는 역할도 한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그럼 적어도 그 방송을 본 사람은 승자가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고 그 방송에 나온 사람들도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승자가 될 수 있다. 근데 동상이몽은 모든 사람이 패배자가 되는 방송이다. 거기엔 분노만 있을 뿐 어떠한 유익함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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