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멋대로/사회

투표할 권리

어빈2 2021. 7. 8.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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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는 그 주제에 관해 지식을 가지고 있고 이해관계가 최대한 동질적이고 균질적인 사람들끼리 가능하다.
 
대학교 학생회 선거에 옆 초등학교 학생들까지 투표할 수는 없다. 대선, 총선도 아는 사람들, 이해관계가 동질적인 사람 들이 투표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주의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긴 기간동안 자연스럽게 '진짜' 민주주의에 대한 교육이 습득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87년 이후 급속도로 타락한 소위 '민주화' 때문에 아직까지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에 도달해있지 못하고 대중민주주의라는 함정에 빠져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마치 정언명령화 되어있는 투표권이다.
 
흔히들 착각하는 것이 있는데 투표를 권리라고 하면서 투표를 안하면 권리를 포기한 민주시민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투표는 '권리'인데 마치 '의무'처럼 여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호주는 투표가 의무로 되어있는 국가라고 알고있는데, 투표를 의무로 만드는 것 자체는 잘못된 것으로  이는 정치적 기본권을 박탈하는 것이다.
 
기본권은 그 행위 자체를 거부할 자유이자 권리이다.
 
예를들어 종교적 기본권이란 내가 아무 종교도 믿지 않을 자유를 뜻하는 것이지 어떤 종교든 믿을 자유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그 출발이 국가가 개인에게 특정 종교를 강요하던 시절이기 때문이다.

투표권도 마찬가지이다. 투표 자체를 거부할 자유가 정치적 자유의 출발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의무가 아니면서 의무처럼 보이게 하려는 캠페인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투표를 할때 마다 연예인들을 중심으로 sns를 통해서 투표했다는 소위 인증을 하는 것이다.
 
사실 비밀 선거의 원리에 의하면 본인이 투표를 했다는 그 사실 자체도 비밀이어야 한다. 가장 강력한 정치 행위는 정치 그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거부의 여부가 기본권의 핵심이기에 내가 참여했다는 것도 비밀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연예인들은 젊은 사람들이 많이 하는 sns를 통하여 투표행위를 인증하는데 사실 그 의도는 명확하다.
 
주로 젊은 세대가 진보적 성향이 강하고 젊은 사람들의 투표율을 올리면 진보정당에 득표수가 올라간다는 것은 투표시간을 늘려 바쁘게 일하는 젊은 사람들의 투표율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안철수, 문재인의 모습에서도 알 수 있다. 이처럼 sns투표인증을 통한 투표율 고양은 진보정당의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연예인, 영화인 등 예능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어느 비율만큼 진보성향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대부분 사이버 공간에서 꾸준히 활동하는 사람들이 진보성향인 것으로 봤을때 예능인들도 그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사실 몇몇 밝혀진 예능인은 대부분 진보성향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치관이 형성되고 생각이 성숙해지는 과정의 젊은 사람들에게, 마치 투표를 하지 않으면 시민으로서 의무를 져버리고 썩은 정치를 바꾸고자 하는 민주투사로서 본연의 임무를 다하지 않은 사람처럼 여겨지도록 sns와 연예인이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서두에 말했듯이 투표는 잘 아는 사람들이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 필연적으로 포퓰리즘에 물들여진 투표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투표를 했다고 인증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시민으로서 어떤 자세를 가지고 있고 어떤 공부를 했으며 세금은 잘 내고있는지를 통해 스스로가 투표할 자격이 있는지를 차라리 인증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정치인들은 투표를 하라고 하지만 그 누구도 그 자격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는다. 아마 본인들 부터가 그 자격 미달이라 그런거겠지만 어쨋든 그러면서 투표만 촉구하고 있다. 결국 국민들이 똑똑해지는 것 보다는 포퓰리즘 공약으로 컨트롤 할 수 있기를 바라는 정치인들의 역겨운 기만이다.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 중 성인이면 누구나 투표를 할 수 있다고 알고 있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아야 한다. 정치인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정당은 어떤 이념을 가지고 있는지, 이 정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 경제나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를 우선적으로 알고 나서 투표를 할 자격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순전히 정치인들의 선심공략 즉, 포퓰리즘에 의해서 투표를 하게 된다.
 
고무신 한 켤레 더 주는 것으로 특정 정당에 투표하는 것이 한심해 보이는 과거의 유산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위 영상은 헐리웃 영화배우들이 투표 독려를 하는 영상이다. '투표하지 마세요' 라는 제목의 캠페인인데 해리슨 포드, 톰크루즈, 디카프리오 등 유명한 영화배우들이 나와서 '투표를 하지맙시다' 라는 말을 하면서 결국 스스로의 양심에 어긋난다고 느끼고 투표를 무조건 해야한다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븅신같은 캠페인이다.
 
이 동영상의 후미에는 마음속에 있는 말들을 배우들이 하는데 그 중 마음에 와닿는 말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투표합니다'였다. 비록 동영상에 마음에 안드는 문구들도 있었지만 개인과 단체의 이익이 아닌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이유라면 투 표는 한표 한표가 의미가 있고 권리로서 행사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이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것과 투표 자체를 거부하는 것도 시민의 권리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또한 비록 민주주의체제의 딜레마이기도 하지만 스스로가 자격이 있는지 꾸준히 되돌아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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