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멋대로/사회

개인과 개신교

어빈2 2021. 7. 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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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종교의 자유가 과대하게 보장되는 나라다. 얼마나 과한지 종교인들은 세금도 내지않는다. 

 

대한민국 헌법 그 어디에도 종교인들은 면세라는 말이 없는데도 관습적으로 세금을 내지 않고있다. 그렇기 때문에 목사, 승려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그 들의 행동 때문에 지탄을 받지만 우선적으로 그 사람들은 납세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치에 참여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 지적되어야 할 것이다(물론 천주교 사제들은 세금을 낸다).

 

여하튼 종교인들부터 솔선수범 하지 못하니 그 신도들도 저급한 모습을 보여줄 때가 많다. 특히 개신교와 천주교 신자들 사이의 갈등이 종종 있다. 교리의 차이로 설왕설래하는 것이 잘못은 아니지만 그들의 헐뜯는 모습은 종종 눈살을 찌푸리게 한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이의 대부분은 성모에 대한 해석 차이에 기인하는것 같다. 

 

물론 내 눈에는 천주교는 분명 성모에 대해 아슬아슬한 선 위에서 놀고 있고, 개신교는 천주교의 성모 찬미 때문에 의도적으로 성모를 무시하는것 처럼 보인다. 그래서 성모를 가지고 설왕설래 하는게 좀 웃기기도 하는데, 여튼 내가 생각하는 개신교와 천주교의 가장 큰 차이는 개인과 공동체이다. 

 

개신교는 칼뱅파에 뿌리를 둔 청교도가 미국으로 건너오면서 지금의 기독교로 발전한 것이다. 종교개혁의 골자는 교회를 통해서만 하느님과 대화할 수 있는 구조를 깨고 개인과 하느님이 바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천주교와 기독교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개인과 공동체 사이의 건전한 긴장감이 되는 것이다.

 

개신교는 개인과 하느님이 바로 연결될 수 있다고 강조함으로써 개인을 탄생시켰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의무와 책임, 근검, 절약 등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특히 칼뱅파의 예정설은 근검과 절약의 가치를 교리의 영역에서 설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문제가 생기면 귀책사유를 자신에게서 찾고 그를 통해 반성하는 프로세스, 개인의 행동윤리를 강조하는 것을 통해서 개인주의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공익에 부합되게 하는 것이 개신교의 정신이다. 

 

그러나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개인의 이익과 공동체의 이익은 항상 같은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개신교는 그것을 인정하고 개인의 행동과 공동체의 이익을 같은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경제 프로세스를 자연스럽게 가져오게 되는데 그것이 자본주의다. 

 

흔히들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아담 스미스의 말을 인용하는데 보이지 않는 손이 바로 하느님의 뜻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개신교의 원리다. 개인들은 각자 자신들을 위해 행동하는데 결과를 보니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것이 전체의 선을 달성하고 조화를 이루었다는 것이 보이지 않는 손 또는 신의 간지라는 것이다. 때문에 막스 베버가 청교도의 윤리가 자본주의의 성장에 밑바탕이 되었다고 하는 것이다.

 

반면에 천주교는 다르다. 천주교는 기본적으로 공동체주의 종교다. 사익보다는 공익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는 가정의 가치를 드높히는 숭고한 역할을 했지만 반면에 개인의 목소리가 묻히는 결과를 낳기도 하였다.

 

과거의 공동체주의는 주의라는 말이 붙어있어서 이즘처럼 알고있지만 인간의 보편적인 역사의 흐름에서 낮은 정도의 지식수준과 경제수준에서 공통적으로 보여지는 삶의 모습이라고 보는 것이 더 이해하기 편하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하루하루 끼니를 걱정하는 삶과 기초적인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 사이에서 공동체주의는 기득권자들이 통치하기 편리한 시스템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공동체주의에서는 물질을 부정하고 정신적으로 높은 가치를 우선하며 지키기 어려운 수많은 도덕규범들을 만들어 놓고 있다. 못 지키면 상놈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교가 이와 비슷하다. 유토피아를 추구하며 그 모습에 가깝게 다기가기 위해 사는 모습은 좋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는 모습이 성숙한 자세다. 그러나 공동체주의는 절대적이고 선하고 공평한 공동체 안에서 모두가 자신의 이익보다는 공동체에 헌신함으로써 평등하게 산다는 전근대성을 보여준다. 물론 지금의 천주교는 많이 달라졌고 오히려 개신교와 천주교의 위치가 뒤바뀐거 같긴 하다만...

 

이러한 두 종교의 기본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천주교와 개신교는 같은 하느님을 믿지만 물과 기름처럼 다른 종교가 되는 것 같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바라보는 두 종교간 갈등은 과연 이런 차이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그저 나와 다르고 틀리다는 것을 빌미로 우선적으로 공격할 동력을 스스로 짜내고있는 것인지 잘 생각해봐야 할 문제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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