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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 한나 아렌트

어빈2 2021. 7. 6.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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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한나 아렌트
평점 7

개요
정치학자인 한나 아렌트가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을 기록한 보고서이다.

아돌프 아이히만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을 수용소로 보내던 수송담당 책임자로 중령급의 나치 간부이다. 아이히만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아르헨티나에서 은신하고 있었는데 이스라엘의 첩보부 모사드가 변장하고 있던 아이히만을 찾아 체포하여 이스라엘로 납치해오고 예루살렘 법정에서 재판을 하게된다.

독일인의 유대인에 대한 범죄를 이스라엘이 어떤 권리로 재판할 수 있냐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재판은 진행됐으며 나치를 피해 미국에 있던 한나 아렌트는 잡지 <뉴요커>의 특파원으로 재판을 취재하러 간다.

내용
결국 아돌프 아이히만은 사형당한다.

이 책은 그 과정에서 과연 아이히만은 사형당하는게 옳은가? 무슨 사유로 사형 당해 야 하는가를 쓰며 '악의 평범성'에 대해 쓰고있다.

우리는 악의 평범성이란 말을 이미 많은 예술 문화작품을 통해 알고 있다. 예를들어 에이드리언 브로디 주연의 <피아노>라는 영화에 나오는, 수용소에서 잔인하게 유대인들을 죽이고 저녁엔 가족과 단란하게 식탁에 앉아 슈베르트를 들으며 자식들에게 다정한 아버지인 군인같은 경우다.

여기서 헷갈리면 안되는게, 악의 평범성은 '인간은 누구나 양면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그 자리에 있었어도 같은 행동을 했을것이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악의 평범성이란, 악이 일상 생활에서 일어나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처럼 아무런 죄책감 없이, 단순하고 평범하고 자연스럽게 행동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악의 평범성의 해결법은 그러한 악의 제도 혹은 구조를 만들지 않는데 있다.

실제로 아이히만은 당시 직접 아이히만을 상담한 정신감정 전문가, 성직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중산층 이상의 경제규모를 갖고 있었으며 우애관계가 나쁘지 않고 칸트를 읽어낼 정도의 지식인이지만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 그 어떠한 도덕적 죄책감도 느끼지 않았다고 한다. 말 그대로 평범 이상의 군인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유대인에 대한 악감정이 전혀 없었으며 오히려 유대인 관련 서적을 읽고 그들을 이해하며 유대인 지도자들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런 관점에서 한나 아렌트는 아이히만이 왜 사형 당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소거해간다. 당시 나치를 증오했던 이스라엘의 유태인들은 민족의 학살자로서 아이히만을 죽여야 한다고 했다. 이는 우리나라에도 정확히 같은 문제가 존재하는데 바로 친일파 문제이다. 친일파를 예를 들어 한나 아렌트의 주장을 설명하자면 일제 때라면 누구든지 친일파가 됐었 을 것이고 지금의 입장에서 마치 그 친일파가 모든 문제의 원흉일거라는 민족적 분노만으로 구체적 범죄의 소명없이 처벌 한다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다.

그 외에 한나아렌트는 아이히만이 유대인들이 수용소에 가는 것을 알면서도 보냈는가를 기록에 의한 사실관계를 통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밝힌다.

그렇다면 아이히만은 왜 죽어야 되는가? 한나 아렌트는 몇 건의 살인 범죄에 아이히만이 공범이며 그 때문에 사형 당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한나 아렌트의 기자적 노력으로 결국 아이히만은 인류에 대한 범죄자가 아닌 살인 공범으로 사형 당했으며 아이히만에게 민족의 원수, 악마와 같은 마치 예수의 십자가 위에 있던 '유대의 왕 나사렛 예수'라는 낙인을 박고자 했던 유대인들의 노력은 무산되었다. 이 때문에 당시 한나아렌트는 유대인들의 공분을 샀다고 한다.

그러나 제 3자의 입장에서 진실만을 밝히고자 노력한 한나아렌트는 결과적으로 유대인과 아이히만 모두를 구원했는데 유대인의 마녀재판, 민중재판이 아니라는 것을 밝히며 그들을 구했고 아이히만도 인간의 적이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밝힘으로써 구원했다.

느낀점
책이 어렵게 쓰여 잘 읽혀지지 않고 내용도 지루하다. 포스트 모더니즘 계열의 학자들 처럼 말을 굉장히 꼬아서 썼다. 그러나 악의 평범성이라는 한나 아렌트 덕에 지금은 평범해진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민족의 범죄자라는 개념으로 근현대사를 보는 한국인들. 일제, 친일파, 독재의 개념만으로 분노에 눈이 불타 증오 외에는 아무것도 사고할 수 없는 우리들에게 이 책은 경종을 울린다. 과연 너가 그 때 그 자리에 있었다면 너는 그들이 안되었을 것이라 자신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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