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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편견에 도전하는 한국 현대사 - 남정욱

어빈2 2021. 7. 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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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남정욱
평점 6

개요
평소에 현대사와 근대사에 관심이 많고 편견을 깬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읽었다. 여기서 관심이 많다는 것은 중, 고등학교 때 배운 근현대사가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자각함에서 나오는 것이고 편견을 깬다는 것에 대한 기대는 그 문제를 지적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예상대로 이 책은 한국의 현대사에서 나타나는 이념의 문제를 지적하고있다.

느낀점
한국사를 공부할 때 현대사 파트에 들어오면 큰 틀에서 독재로부터 탈피의 역사라고 배운다. 즉 독재와 투쟁하는 민주화 과정 속에서 성장한 대한민국이라는 것이다. 무엇과의 투쟁을 통한 역사관은 민족주의적이고 계급적이다. 이와 유사한 말을 민족주의 사학자인 신채호 선생이나 막스로 부터 들을 수 있다. 아와 비아의 투쟁, 계급투쟁의 역사라는 것이다.

이런식의 역사관은 역사를 서술함에 있어서 재밌는 방법이다. 생동성 있으며 감정을 자극하여 분노와 흥분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세계관으로 역사를 평가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투쟁의 역사관은 반드시 과거를 현대의 관점에서 심판하려들기 때문이다.

투쟁은 연속성을 지니고있다. 투쟁의 대상은 시대에 따라 바뀌지만 이는 명칭이 바뀌는 것이지 그 전시대로부터 연결된 것이며 그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의 근현대사는 지금 잣대로 과거를 보는 역사가 주류를 이룬다. 이는 많은 부분 일제시대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국가가 망한다는 것은 화산같은 자연재해가 아닌 경우 타락 혹은 외세의 침략이 그 원인이다. 그리고 보통 그 두 가지가 같이가는 흐름이 많다. 때문에 새로 그 자리에 생기는 국가는 현 정권의 정당성을 위해 과거의 국가를 부정한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일제강점기라는 시대가 조선에 면죄부를 줬다. 그래서 근대의 역사를 미화하고있다. <덕혜옹주>같은 영화가 그러하며 <명성황후>라는 뮤지컬이 그러하다. 진실은 그들에 의해 조선이 그렇게도 못 살고 백성들은 고통받았다는 것임에도 불구하고말이다. 그런 후에 일본 제국에 순결한 우리를 강탈했다는 낙인을 찍고 무조건적인 비난을 하는 것이다.

현대사도 마찬가지다. 독재로 부터 탈피의 역사라고 비난한다. 독재는 지금 잣대로 분명 잘못된 것이다. 그렇다면 광화문 광장에 있는 세종 동상은 무엇이란말인가? 조선시대는 민주주의 사회가 아니었다. 그러나 세종을 독재로 비난하지 않는 이유는 그 시대가 왕정의 시대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건국 대통령 이승만과 박정희 대통령을 독재로 비난할 수 있을까? 사실 독재의 역사를 곱씹고 반성하며 그 시대를 사실로써 이해하는게 중요한 것이지 역사를 심판하려는 태도는 위험하며 의미도 없다. 마치 자신이 그 시대에세 태어났다면 위대한 투사였을 것처럼 과거를 비난하는 태도는 확증편향을 가속화하고 자위의 카타르시스만 제공한다.

1800년대 말에 조선은 스스로 제국이 된다. 대한국국전에는 전제정치라는 말이 명확하게 나온다. 그러다가 식민지가 되 고 1945년 독립하고 고작 3년 후 건국된다. 서방국가들이 수십 수백년을 걸쳐 이룩한 것을 단 3년만에 헌법에 넣는다고 사람들이 아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당시 신생국가 대한민국은 아프리카 가봉보다 가난했다. 이런 나라에서 민주주의는 돼 지목에 진주목걸이다. 그런 상황에서 독재가 나온 것이고 이는 그 시대의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졌다. 과연 그것을 우리는 어떤 잣대로 비난할 수 있을 것인가.

이처럼 현대사는 모순의 역사고 이미 일어난 사실이기에 받아들일 수 밖에 없으며 부끄러운 역사도 우리 역사다. 친일파 청산을 못 했다고 하는데 35년간 친일파들에 의해 운영된 국정이다. 그걸 과연 어떻게 청산 가능할까?

서양의 경우 청산 한 경우와 청산 안하거나 못한 경우를 비교해 보면 기간이 가장 큰 이유로 드러난다. 프랑스의 경우 독일에 점령당한 기간이 몇 년되지 않아 청산했지만 아일랜드의 경우 영국에 너무 오래 지배를 받아서 손도 못대었다.

우린 두가지 선택지가 있다. 친일파를 다 청산하고 아직도 가봉처럼 살것인가 아니면 그것도 받아들이고 지금의 대한민국이 될것인가. 만약 다 청산했더라면 아프리카 대부분의 국가가 그렇듯 지금 대한민국은 독재 왕정 국가일 것이다.

이처럼 근현대사는 세계관의 차이고 이는 이념의 차이로 연결된다. 즉 역사관은 좌우를 구분하는 리트머스 종이다. 이 책은 철저히 우파 역사관이다. 또한 사실에 입각하여 쓴 책이다. 일어난 사실에 대해서 우리가 모르는 것을 언급해준다.

예를 들면 좌파진영의 영웅 전태일에 대해 우리가 잘못알고 있는 것들을 언급해준다. 역사를 통해 영웅과 위인을 찾으려는 헛된 노력들을 현실은 우리 모두가 이타적이지만 동시에 이기적인 소인배기 때문에 양면이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알려준다. 이런 점들이 편견에 도전한다는 제목과 잘 부합한다.

소소한 재미도 있다. 예를 들면 북한엔 7월8일을 생일로 한 사람 이 없다는 이야기다. 김일성 생일이기 때문에 전 백성들이 호적을 바꿔올려야 되어서다.

그러나 남정욱 교수의 책이 대부분 그렇듯이 구어체 조차 아니라 인터넷 일상어를 쓰고있다. 툭툭 던지는 듯한 말투로 쓴 책은 호불호가 갈릴수 있다. 개인적으론 진지한 책을 쓰는데 이런식의 저술방식은 가벼움을 주기 때문에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것 같다.

또한 현대사에 대한 개략적인 이야기만 있어서 이 책을 읽고 다른 성향의 역사관을 가진 사람과 진지한 갑론을박을 할 수는 없을 것같다. 대부분 우파적 역사관이기 때문이다. 좀 더 두껍고 상,하 나뉘어있는 책이었으면 좋았을 것 같지만 남정욱 교수 저서중에 공동 저서로 그런 책들이 많다는 것이 다행이다.

우리가 평소에 알고있는 역사 지식들 특히 SNS나 방송에서 떠도는 지식들이 잘못된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책을 입 문서로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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