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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공간의 세계사 - 미야자키 미사카쓰

어빈2 2021. 7. 6.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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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미야자키 마사카쓰

평점 5

 

개요

<하룻밤에 읽는 세계사>로 유명한 미야자키 마사카쓰의 세계사 입문서이다. 세계사를 공간의 변화를 통해 본 책으로 문명의 발상인 강을 주변으로 한 내륙의 공간에서 지중해의 공간으로, 지중해에서 대서양으로 그리고 태평 양으로 퍼져가며 IT라는 공간까지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처음부터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의 대립이라는 형식으로 대륙 세력이 더 강했던 문명 발생부터 지중해와 대서양으로 나가면서 점차 해양 세력이 강해지는 흐름으로 세계사를 보고 있다. 이런 관점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나 스스로가 해양국가의 특성에 대해서 강력하게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느낀점

우리나라는 4면이 막혀있기 때문에 필시 해양국가의 특성을 지녀야 한다. 그러나 조선시대 이후로 우리는 바다를 무시하 고 몰랐으며 이는 현재의 교육까지 이어지고 있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바다가 무엇인지 해양이 무엇인지 에 대해 배우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해양국가가 가지고 있는 도전정신, 진취성, 바다 중심의 세계관이 현재 대한민국에 존재하지 않는다. 영국과 일본같은 경우는 섬나라기 때문에 해양국가의 특성을 강하게 갖고 있으며 이는 곧 국력으로 귀결 되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볼 때 해양세력과 대륙 세력의 대결이라는 구도로 본 세계사는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다. 그러나 세계사를 한권에 넣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평소 생각과 맞아 떨어지게 세계사에 대해선 흐름있게 잘 썼으나 구지 '공간'이라는 말을 붙여야 되나 싶을 정도로 제목과 내용이 동떨어져 있다.

 

우리가 세계사를 공부할 때 4대문명의 발상지->고대 그리스 로마 이런식으로 카테고리를 나누어서 배우기 때문에 4대 문명에서 어떻게 그리스로 넘어가고 그리스에서 로마로는 어떤 방식으로 넘어갔는지, 그 과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그러나 이 책은 공간의 이동으로 세계사를 보기 때문에 주도권이 어디로 넘어가는지를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어 세계사를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전체적인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책이다. 그렇지만 주도권을 갖는 국가가 왜, 어째서, 어떤 해양적 특성을 지니고 있는지를 보여주지 않는다.

 

해양적 특성이 중요한 이유는 서양의 경우 베네치아, 스페인, 포르투갈을 시작으로 네덜란드, 영국 등 한 때 세계를 호령했 던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이런 특성을 갖고있기 때문이다. 강대국들은 모두 바다를 무대로 했으며 이는 무역의 활성화를 뜻하고 곧 기업의 발전을 뜻한다.

 

즉 해양적 특성, 해양 국가의 본질은 상인정신이다. 네덜란드같은 작은 나라를 첫 패권국가로 보는 이유는 바다를 통해 네덜란드는 세계로 진출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기업이 있었다.

 

과거나 지금이나 국부는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국부의 창출은 기업을 통해 이루어 진다. 그래서 기업이 잘 되도록 제도를 잘 정비해 경제적 자유를 폭넓게 보장한 국가는 곧 국력의 신장으로 이어진다.

 

베네치아의 경우 세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에서 잘 볼 수 있듯이 엄격한 법치를 통해 사유재산을 보호했다. 당시 유럽에서 가장 핍박받던 유대인 상인 샤일록이 법정에서 베네치아의 귀족을 증인으로 불러낸다. 그리고 우린 샤일록이 패배 해서 진것으로 알고있지만 사실 베네치아 법정은 당대 최고 귀족인 안토니오를 상대로 한 기소에서 샤일록이 맞다고 손을 들어준다. 그러나 법조문을 다르게 해석함으로써 샤일록이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못하게 한 것이다.

 

과연 조선시대 때 백정이 재판에서 양반을 증인으로 불러내고 양반을 대상으로 한 재판에서 승소할수 있겠는가? 라고 묻는다면 애초에 증인으로 양반을 불러내는 것 자체로 사형을 당했을 확률이 더 높다고 느껴진다.

 

이를 통해 당시 베네치아가 얼마나 엄격하게 법을 집행했는지 알 수 있다.

 

시오노 나나미의 베네치아를 다룬 책 <바다의 도시 이야기>에서 '베네치아의 법이 공정함이 널리 퍼져 외국 사람들도 베네치아에서 재판을 받고 싶어했다' 라는 구절이 있다.

 

안타깝게도 이 책은 그런 해양 특성의 세력이 자본의 힘을 입어 세계로 진출하는 과정을 잘 설명하지 못한다. 자본의 공간이라는 챕터를 통해 자본주의의 팽창에 대해 설명하고 있지만 이 또한 사실관계가 부정확하다. 자본주의가 서양의 해양 국가적 특성을 통해 신뢰와 법치, 기업제도를 통해 자발적으로 발생한 제도임을 잘 모르고 있는 듯하다.

 

또한 이후 현대사로 넘어오면서 이념의 대립 중 자본주의 국가에 있는 불황에 대해서 후버 대통령이나 레이건 대통령에 대해선 아예 반대로 설명하고 있다. 그를 보면서 세계사라는 과목이 어쩌면 허구의 학문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각 시대에 각 국가의 역사는 너무나 다양하고 복잡하고 디테일해서 과연 그것을 전부 포함한 세계사라는 과목이 존재할 수 있으며 이를 인간의 뇌로 이해할 수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중고교 때 세계사를 재밌게 공부한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 기억이 희미해져가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사서 세계사의 큰 흐름에 대해서 알아보기엔 좋은 책이지만 '공간'의 핵심인 해양 공간에 대해서 도입부분에 거창하게 들어가고 있지만 실제 로 이에대한 설명이 부족한 것을 감안하고 봐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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