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멋대로/책

[책리뷰] 무의미의 축제 - 밀란 쿤데라

어빈2 2021. 7. 5.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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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밀란 쿤데라

평점 3

 

개요

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 개인적으로 소설을 즐겨보지 않아서 그 어떤 다른 작품도 본적이 없는 밀란 쿤데라의 소설을 처음으로 읽어보았다. 

 

전작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명작이라고 하는데 적어도 이 책을 읽고 나서 보니 그다지 '그 명작을 읽어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책 자체는 재미있지만 도무지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근데 이것이 어렵게 쓰여서 그렇다기 보단 작가가 정말로 가볍고 무의미함을 의도했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라는 말도 있는 것을 보니 내가 오히려 모든 말, 장면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그 행동이 무의미한 짓이고 세상은 그렇게 무겁지 않다라는 걸 말하고자 하는것 같았다.

 

내용

줄거리는 정말 별게 없다. 

 

주인공 네명이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그 과정에서 각 주인공의 에피소드인 어머니에 대한 상상, 스탈린 이야기, 주인공들이 칵테일 파티에서 알바하는 것 등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해간다. 

 

그 과정에서 짐짓 진지한 장면들을 보여주고 그것을 희화화 하는데 그를 통해 그렇게 무겁고 유의미하다기 보단 멀리서 보면 다 무의미한 것이고 가벼운것이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

 

느낀점

근데 난 작가가 어떤 성향인지 그 전작은 어떤지 아무것도 모른채로 봤기 때문에 약간의 자조와 회의감이 느껴진 소설이었다. 

 

특히 스탈린이 실각하는 얘기를 통해 인간이 본질적으로 마녀사냥을 선호한다는 것, 공포 아래에서 그 어떤 무지함도 면책 되는 것 마냥 행동한다는 것 들에서 작가가 인간에 대해 실망을 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법칙주의를 비판하는 모습도 보인다. 역사는 스탈린과 같은 어떤 선지자, 영도자, 위대한 민족들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선택을 통한 자생적인 질서에 의해 의도하지 않았지만 좋은 방향으로 간다는 것과 비슷한 언급을 한다. 

 

작가는 그 모든 엄숙하고 진지한 역사가 결국 한걸음 뒤에서 보면 어처피 인간들이 사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인간들의 일이라는 점에서 가부키처럼 손동작 하나에도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 대부분은 무의미하다고 말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내면에는 그 무의미함의 근거는 '위대한 인간'의 역사가 아니라는 점이 근저에 깔려있다.

 

짧은 소설이고 쉬운말로 쓰여있어 금방 읽을 수 있지만 한번 읽어보는 것으로는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었다. 그렇다고 모든 장면에 진지한 의미가 들어있다 생각하고 보기보단 한걸음 뒤에서 소설 전체가 갖고있는 분위기를 생각하고 보는게 좋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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