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멋대로/영화

[영화리뷰] 콘에어(Conair)

어빈2 2021. 6. 27.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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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사이먼 웨스트
출연 니콜라스 케이지, 존 말코비치, 존 쿠삭, 스티븐 부세미
개봉 1997년
평점 2
 
줄거리
새롭게 교도소를 짓게 되면서 온갖 흉악한 범죄자들을 새 교도소로 이송하기 위해 비행기로 실어 나르기로 했다. 
 
주인공 니콜라스 케이지는 전공이 많은 해병대였으나 술집에서 아내를 희롱하는 사람들과의 다툼 중 살인을 하는 바람에 교도소에 있었다. 모범수였던 그는 가석방 될 수 있었고, 가석방을 위해 이동하던 차에 타이밍이 맞아 같이 죄수 이송용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그 비행기에는 전설적인 범죄자인 존 말코비치 등이 있었고, 그들은 비행기를 타기 전부터 남미 마약 카르텔과 결탁해 비행기를 납치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이를 알리 없는 죄수 이송책임자인 존 쿠삭은 비행기가 납치되자, 비행기안에 있던 니콜라스 케이지와 서서히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비행기를 멈추려고 한다.
 
느낀점
옛날 영화를 지금의 잣대로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러나 그것은 CG 등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서이지 영화 내용에 있어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 볼 땐 뻔한 클리셰이지만 그때는 그렇지 않았을 수도 있기 때문에 내용적인 면에서도 단순히 판단 할 순 없다. 
 
그런 의미에서 콘에어는 볼만한 시간떼우기용 영화이다. 그러나 액션이 봐줄만하고 나오는 배우들이 훌륭하다는점 말고는 사실 칭찬할 부분이 없어보인다.
 
첫째는 케릭터성의 부재이다. 이 점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이다. 
 
영화에서 케릭터가 가장 잘 드러나는 배역은 니콜라스 케이지밖에 없는데 그 마저도 너무 단편적이고 전형적인 케릭터라 대충 무슨 행동을 할지 예측이 된다. 심지어 연기력이 드러나는 연출도 없기 때문에, '니콜라스 케이지라는 배우를 데려다가 도대체 왜 이런걸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니콜라스 케이지는 약함에서 나오는 카리스마가 좋은 배우인데, 이 영화는 벌크업을 엄청나게 해서 상남자처럼 나온다. 그리고 그에 맞게 연기도 느릿느릿한 말투로 상남자 스럽게 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어조없는 위압적인 말투의 상투적인 연기만 한다. 
 
니콜라스 케이지는 양반이다. 더 안타까운건 존 말코비치와 스티브 부세미다. 
 
존 말코비치는 메인 악역으로 사실상 니콜라스 케이지와 두 기둥을 이루며 이 영화를 끌고가는데, 내 생각에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 중 가장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존 말코비치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그의 케릭터 소모는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이다. 
 
전설적인 지능범죄자 처럼 등장했는데, 말코비치의 역할은 니콜라스 케이지와 존 쿠삭의 행동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수준에서 그치고 있다. 감옥에서 두 개의 학위를 땄을 정도로 지능을 강조하는 컨셉을 잡았는데, 정작 말코비치가 가장 잘하는건 사격이다.
 
스티브 부세미는 생김새 때문에 매니악한 싸이코 역할을 하면 참 잘어울리는데, 이 영화에서도 전설적인, 자기만의 철학을 갖고 있는 연쇄 살인마로 나온다. 근데 나오고 나서 정말로 아무것도 하는게 없다. 
 
도중에 스티브 부세미가 비행장에서 나와 어떤 소녀와 같이 소꿉놀이 하는 장면을 보여주는데, 스티브 부세미가 그 소녀도 죽일것 처럼 연출을 하면서 나중엔 죽이지 않은다는 것으로 일종의 '반전'을 보여준다. 
 
근데 정말 웃긴건 그냥 스티브 부세미가 나오지 않아도 영화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는 것이다. 스티브 부세미와 소녀의 이야기는 외전격이 아닌 아예 다른 영화를 합쳐놓은 느낌이 들 정도로 이 영화와는 관련이 없는 장면이다. 스티브 부세미는 사실상 그 소녀와의 스토리 외에는 대사도 거의 없을 정도로 영화에 잘 나오질 않았는데, 그렇기 때문에 가장크게 소모된 케릭터는 부세미라고 볼 수 있다.
 
둘째, 이 영화에서 악역은 투 트랙으로 나타나는데, 하나는 비행기 내의 존 말코비치라는 악역과 다른 하나는 존 쿠삭이 존 말코비치를 쫒을 때 항상 존 쿠삭을 방해하는 마약전담국 공무원이다. 
 
존 말코비치는 수동적으로 소모된 케릭터라고 하지만 마약전담국 공무원은 꽤나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악역을 수행한다. 사실상 존 쿠삭이 말코비치를 잡기 가장 힘들게 한 케릭터가 이 공무원인데, 안타까운점은 시종일관 비합리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짜증을 유발하는 악역인데, 악역도 악역 나름의 이유가 있어야 사람들이 그 악역을 이해하고 그 케릭터의 입체성을 느끼게된다. 근데 그런거 없이 그냥 존 쿠삭이 하는거 마다 반대만 하는 것을 보면 '도대체 이 케릭터는 무슨 악마의 변호인 컨셉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셋째는 사실 중요한 부분은 아닌데, 복선 활용이 참 유치하다는 것이다. 
 
도중에 비행기 탈취에 성공한 죄수들이 비행기를 장악하고 범죄자 인도조약이 없는 곳으로 향할 때, 물론 이 영화의 일차원성에 비하면 뭐 안봐도 뻔한 결말이겠지만, 그럼에도 거기서 결말에 대한 복선이 나오는데 바로 이 영화의 메인 OST인 Lynyrd Skynyrd의 sweet home alabama이다.
 
이 노래가 나오면서 죄수들이 신나서 춤을 추는데, 춤추는 모습을 보면서 조용히 뒤에 앉아있던 스티브 부세미가 니콜라스 케이지한테 "참 아이러니하지 않아? 저 노래를 부른 사람들이 비행기 추락으로 죽은걸 알고 저러는걸까"라고 한다. 
 
실제로 레너드 스키너드는 비행기 추락으로 멤버의 대부분이 죽은 밴드고 이는 유명한 사건이다(물론 락을 좋아했지만 전혀 몰랐다). 그럼 거기에서 굳이 스티브 부세미가 '비행기 추락'을 얘기 했어야 했을까? 설령 비행기가 추락할거라는 것을 예측하지 못한 사람들을 배려하고 싶었더라도 부세미가 '비행기 추락'이라는 말을 꺼내면 안됐었다.
 
그 외에 내용이 참 단순하다는 것을 단점으로 들 수 있겠는데, 사실 큰 틀의 내용이 단순해도 그것을 어떻게 이끌어가는가가 훨씬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콘에어는 나름 몰입감 있는 진행을 보여준다. 
 
사실 이 부분이 현실의 잣대와 예전의 기준이 부딛히는 부분인데, 요즘 사람들이 영화의 개연성과 고증을 따지는 입장에서 봤을 때, 콘에어는 어딘가 나사가 빠져있는 영화다. 그러나 옛날영화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그 부분이 치명적 단점이다라고 할 순 없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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