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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조조레빗(JOJO Rabbit)

어빈2 2021. 6. 27.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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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타이카 와이티티
출연 그리핀 데이비스, 타이카 와이티티, 스칼렛 요한슨, 샘 락웰
개봉 2019년
평점 5

줄거리(스포일러 포함)
영화 <조조 래빗>은 조조 배츨러(그리핀 데이비스)란 아이의 눈으로 본 2차대전 말 독일 베를린의 패망을 배경으로 한다.

10살인 조조 베츨러는, 나치 유겐트를 동경하며 자신의 상상속 '아돌프 히틀러(타이카 와이티티)'와 항상 대화를 한다. 아돌프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나치에 대한 열정을 가다듬곤 하는데, 어딘가 사악한 열정보다는 순수함이 돋보이는 아이다.

나치가 유겐트들을 위해 연 합숙 훈련에 참여한 조조 베츨러, 그의 훈련 태도를 본 교관들은 조조가 나치와 같은 잔혹함이 없는 것을 알아채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조조에게 토끼를 죽일 것을 강요한다. 국 토끼를 죽이지 못한 조조는 조조 '래빗'이라는 별명을 얻는다.

슬퍼 우는 도중, 또 다시 나타난 머릿속 '아돌프'. 아돌프는 조조에게 토끼도 용맹하고 쓸모가 있다는 것을 주장하고, 신이난 조조는 다시 훈련장으로 돌아간다. 마침 훈련장에서는 훈련 교관 대위 캡틴K(샘 락웰)가 수류탄 훈련을 지도하려는 참이었는데, 조조는 쏜살같이 뛰어가 캡틴 K가 든 수류탄을 뺏어 자신이 던진다. 그러나 잘못 던져 수류탄에 피폭되게 되고...

겨우 회복한 조조의 얼굴엔 흉터가 남았고 다리는 절게 되었다. 빡친 조조의 엄마 로지(스칼렛 요한슨)는 나치 사무실의 캡틴K를 찾아가 당장 조조를 위해 할일을 주고 보살피라고 요구한다.

캡틴K의 도움에 따라 징집 전단지 등을 붙이고 다니는 조조는 집과 나치 사무실을 왔다갔다 하며 자신의 장애에 익숙해진다.

어느날 집에 있던 조조는 자신의 죽은 누나 방을 돌아보던 도중, 벽에 이상한 틈이 있음을 발견하고 틈을 열어보니, 숨겨져있던 방이 나온다. '어 이게 뭐지?'하고 방에 들어가보는 조조. 방은 허리를 굽히고 들어가야 되는 곳이었지만 길게 뻗어있다. 그 끝에서 조조는 숨어있던 유대인 여자아이 엘사를 만난다.

이 때부터 조조와 엘사의 신경전이 시작된다.

엘사는 조조보다 7~8살 많았기에, 조조는 번번히 힘으로 제압당한다. 유대인의 머리엔 뿔이 나있는줄만 알았던 조조는 엘사도 인간임을 점차 깨달아가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라곤 '나치적'인생각 뿐인 조조는 빈번히 엘사와 충돌한다.

엘사는 조조의 엄마 로지가 자신을 숨겨주고 있으며, 조조가 나치에 자신을 고발하면 자신도 조조네 가족이 도왔다고 진술할 거라고, 그럼 모두 죽을거라고 협박하며 게임이론틱한 미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어느날 캡틴K가 준 일로 인형옷을 입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히틀러를 위한 금속을 모으고 다니던 조조는 엄마가 놓고간 쪽지 '독일에 해방을'을 보고 이상함을 느낀다.

그러던 중, 게슈타포가 조조네 집에 들이닥치게 되고, 여기저기 조사하기 시작한다(얼떨결에 지나가던 캡틴K도 들어온다). 조조는 엘사가 숨은 곳을 들킬세라 초조함에 떨지만 오히려 엘사는 자신을 드러내고 자신이 조조의 누나임을 밝힌다.

조조의 누나를 보고 의심하는 게슈타포들은 엘사에게 주민등록증을 요구하 고 엘사의 주민등록증을 받아들은 캡틴 K는 생일을 묻는다. 다행이 맞춘(?)엘사. 게슈타포와 캡틴K는 물러나게 되는데...

그러나 그들은 엘사 때문에 온 것이 아니라 로지 때문에 온 것이었고, 평소 자신의 유겐트 활동에 항상 씁쓸한 웃음을 지었던 로지는 결국 나치에 의해 길거리에 효수된다.

목 메달린 엄마를 보고 하염없이 울다 집에 돌아온 조조, 엘사와 같이 슬퍼할 틈도 없이 베를린이 연합군과 소련군에 의해 시시각각 포위되기 시작하며 패망을 목전에 두게 된다.

결국 패배한 베를린에 미군과 소련군이 진주하게 되고, 얼떨결에 독일 군복을 걸친 채 돌아다니던 조조는 소련군에 잡힌다. 소련군이 나치 포로들을 끌고가는 곳에서 만난 캡틴K와 조조, 캡틴K는 로지의 죽음에 대해 진심어린 유감을 표하고, 순식간에 조조가 걸치고 있던 독일 군복을 벗겨버린채 조조를 '더러운 유대인 녀석'이라면서 내 걷어차버린다.

캡틴K의 도움으로 집으로 도망온 조조는 엘사가 숨어있는 비밀방을 두드린다. 엘사는 누가 이겼는지 묻지만 조조는 엘사가 떠날것을 두려워해 독일이 이겼다는 거짓말을 한다. 그러나 곧바로 마음을 고쳐먹고 엘사를 데리고 집 밖으로 나간다.

빵빠래를 울리며 지나가는 미군들을 보며 독일이 패망한 것을 안 엘사는 조조를 노려보지만...자신이 자유가 되면 가장 하고싶다는 춤을 조조와 추면서 영화가 끝난다.


느낀점
이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장점은 색감 사용이 아름다웠다는 것이었다.

곧 망할 베를린을 파스텔톤과 단색을 이용해 아름답게 그리고 있으며, 주변 풍경들도 단색위주의 파스텔톤을 사용했는데, 웨스 앤더슨의 '호텔 부다페스트'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전쟁 전의 베를린이 평온한 일상이었다는 것은 '악의 평범성'에 대한 메타포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나치즘(단순한 2차 대전이 아님)은 꽤나 코믹하고 적나라하게 표현되어 있어서 참신했다. 또한 스칼렛 요한슨과 샘 락웰의 연기는 뭐 보는것 만으로도 좋았다.

그러나 나한테는 불만도 많은 영화였다.

색감 사용은 어딘가 부조화스러웠는데 웨스 앤더슨을 적당히 '따라'한것 같은 느낌이 많이들었다. 이 영화는 색감의 대조를 통해 아이의 동심과 잔혹한 전쟁, 나치즘을 극단적으로 대조하고 있는데, 실제로 베를린이 포위되기 전까지는 거의 시골마을의 평화로움과 별반 다를게 없는 베를린을 표현하고 있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베를린에 사는 나치들과 독일주민들, 그리고 베를린 공습이 시작되자마자 반은 부숴지고 죽어가는 베를린 시민과 군인들을 도시의 색감으로 대조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의 눈에 그렇게 보였다는건지, 아니면 그냥 자기가 색좀 쓸줄 안다는 건지, 아니면 독일도 단지 평화로운 곳이었다는 것을 은연중에 보여주려는건지...

샘 락웰의 배역도 이상했다. 샘 락웰은 애초에 처음부터 나치가 패배할 것을 읇조리고 다니는 나치 대위로, 군기는 빠졌지만 양심있는 사람으로 나온다.

근데 이상하게 핀켈(알피 알렌)이라는 자신의 부관과 동성애 코드를 넣어놨는데, 히틀러가유대인 뿐만 아니라 동성애도 죽여서 그런건가? 근데 이게 단순히 PC적인 요소라고 느낀게, 애초에 샘락웰은 등장부터가 시니컬했고 굳이 동성애를 뺏었어도 케릭터성에 별 문제는 없었을 것이다.

조조의 상상속 히틀러를 다루는 모습도 불만이었는데, 여기서 히틀러는 시종일관 병신으로 나온다. 블랙코메디적 성격이있어서 히틀러를 그렇게 표현했다는건 이해하지만, 원래 어떤 요소가 코믹하게 사용될때에도 시종일관 코믹으로만 사용되면 안되고 중간중간 뼈가 있는 말이나 행동들이 나와야된다.

근데 정말 조조의 머릿속 노가리 정도의 느낌이었으며, 실 극 중에 딱히 나오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임팩트가 적었다. 조조의 나치적 내면을 보여줄 거였으면 좀더 갈등을 명확히 했어야됐고, 특히 엘사와 조조가 신경전을 벌일 때 어줍잖게 갈등을 조장했다가 오히려 조조가 어떻게 엘사를 좋아하게 됐는지를 허술하게 표현하게 된거 같다.

어린 아이의 눈으로 본 2차대전이란 주제의 블랙코메디, 사실 이도 저도 아닌 영화가 된것 같다. 영화 내내 어딘가 뒤틀어진 배우들의 태도가 나치와 히틀러를 조롱하고 있는데, 히틀러와 파시즘, 나치즘에 대한 날카로운 조롱과 비판은 그냥 병신같은 히틀러를 등장시킨다고 되는게 아니며, 큰 소리로 유겐트들을 향해 '돌격'을 외치면서 뒤로 작은 소리로 '뭐 어처피독일이 질거지만'식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되는게 아니다.

오히려 혁명과 파시즘에 희생당한 어린이들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시대에 덜떨어진 기법으로 단순한 코메디를 만든 감독의발상과 역량이 보잘것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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