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여행

[일본] 도쿄(2019) - 4일차 오다이바

어빈2 2021. 6. 2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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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한 곳: 도쿄역, 황거외원, 오다이바

 

여행 마지막 날이다. 오후엔 하네다공항으로 이동하여 김포공항으로 가야 되었지만, 오후까진 긴 시간이 있어서 오다이바를 방문하기로 했다. 오다이바를 가기 전에 도쿄역을 방문하여 잠깐 보고 도쿄역 옆에 황거 외원을 구경하려고 했다.

 

도쿄역은 딱히 관광지라기 보단 서울역이 도쿄역을 모티브로 일제가 만든 건축물이기에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역 구역사도 꽤나 잘 만든 건물인데, 그 원본은 어떨까? 싶었는데, 의외로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서울역보다 규모가 훨씬 컸으며, 일단 건물 외관을 이루고 있는 붉은색 벽돌이 서울역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줬다. 그래도 건축 양식은 같아 보였다.

도쿄역
황거외원 입구

도쿄역 바로 옆에는 황거외원이 있다. 

 

황거외원은 원래 일본 황실의 정원이었는데 일부분을 대중에게 공개하기로 하면서 1949년에 개장한 공원이다. 건물 중 일부분만 공개되어있어서 규모에 비해 갈 수 있는곳은 적다. 일본식 전통 건물을 느낄 수 있다는 점 외에 공원 걷는것을 좋아하지 않는 이상 볼 거리가 많진 않은 곳이다. 

 

다행히 난 걷는 것을 좋아해서 즐겁게 구경했는데, 정갈한 일본식 정원이 잘 가꾸어져있다.

 

특이한 점은 들어갈 때 꽤나 강력하게 소지품 검사를 한다는 점이다. 입구에 궁내청 경관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유니폼을 입고 테이블 앞에 서 있는데, 테이블에 짐을 내려놓으면 짐을 검사한다. 이 때 소지품에 음료같은 것이 있으면 앞에서 직접 마셔보라고 하는 등 꽤나 보안에 신경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황거외원 내부
황거외원 내부

황거외원을 구경한 다음 지하철을 타고 오다이바로 이동했다. 

 

오다이바로 이동할 때 레인보우 브릿지라는 다리를 지나가는데, 사실 지나갈 때는 이게 유명한것 만큼 이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오다이바에서 바라볼 때 이쁘다.

 

오다이바는 도쿄에서 나름 볼 거리가 많은 곳인데, 유명한 구경거리로는 후지TV의 본사 건물, 건담, 자유의 여신상과 쇼핑몰이다. 

 

특히 오다이바의 자유의 여신상은 랜드마크로 유명한데, 일본에 관련된 재난 영화, 애니매이션을 보면 꼭 나오는게 오다이바의 자유의 여신상이 부숴지는 모습이다.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오다이바가 간척지라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도쿄는 주기적으로 큰 지진이 오는 경향이 있는데, 관동대지진과 같은 큰 지진이 온다면 간척지인 오다이바가 가장 먼저 무너질 것이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갖고 있는것 같다. 참고로 또 맨날 부숴지는거로 표현되는 랜드마크는 도쿄도청사이다.

오다이바 가는 기차 안에서

후지TV 본사 건물
오다이바의 랜드마크, 자유의 여신상 레플리카

오다이바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은 1998년 일본과 프랑스의 우호관계를 기념하여 실제 뉴욕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의 1/7 크기로 만든 것인데, 기간한정으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근데 워낙 반응들이 좋자 그냥 계속 냅두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약 11m정도 되며 자유의 여신상 뒷 편에 레인보우 브릿지가 펼쳐져 있기 때문에 야경으로 매우 유명한 장소라고 한다.

오다이바의 스타벅스에서 한컷
오다이바의 랜드마크, 오니콘 건담
머리쪽을 보면 변신도 한다

오다이바에 오면 실제크기의 건담을 만나볼 수 있다. 

 

난 건담을 볼 수 있다고만 들었지 어떤 건담인지 몰랐기 때문에 건담의 상징 '퍼스트건담'이 있을 줄 알았다. 근데 퍼스트건담이 아니라 유니콘 건담이라고 한다. 하루 중 정해진 시간에 변신도 하는데 변신하면 얼굴이 달라지고 조명이 변하는듯 하다. 오다이바의 다이버시티 쇼핑몰 앞에 서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앞에서 사진을 찍는 곳이다.

 

오다이바는 다이버시티 쇼핑몰 외에도 여러 쇼핑몰이 더 있는데, 팔레트 쇼핑몰이 천장의 하늘이 일종의 영상처럼 되어있어서 계속 변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오다이바를 보면서 든 느낌은, 일종의 포템킨 빌리지 같다는 것이었다. 

 

포템킨 빌리지란, 1787년 러시아의 예카테리나 황제가 새로이 합병한 크림반도의 시찰을 나갔을 때 예카테리나의 환심을 사기 위해 그레고리 포템킨이 황제가 지나가는 마을에 두꺼운 종이로 아름다운 마을 풍경을 그려놓고 잘 개발된 마을처럼 보이게 했다는 것에서 유례된 말이다. 

 

초라한 모습을 숨기려고 꾸며낸 눈가림을 뜻하는데, 오다이바가 그렇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단 날씨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토요일 오후였는데도 오다이바의 규모에 비해 사람이 너무 없었다. 쇼핑몰 안이 어느정도 붐비는듯 보이긴 했지만, 이 정도 사람으로 이 규모의 단지가 유지가 될까? 싶을 정도였다. 또한 관광객들은 있지만 정작 일본인들이 여기를 이용한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다. 

 

이는 발전된 모습에 비해 굉장히 그로테스크한 느낌이 들게 만들었는데, 여기가 사실상 일본인들에게는 버려진 곳인가? 라는 느낌이 들어서였나보다. 그래서인지 화려한 외관과 볼거리에 비해서 뭔가 우울한 곳이 오다이바였다. 그리고 이는 당대 일본인의 심정을 잘 반영해주는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오다이바 파레트 쇼핑몰 내부에 있는 레트로 박물관
팔레트 쇼핑몰 안에 있는 자동차 박물관

 

심바시 역

오다이바를 끝으로 하네다 공항으로 이동하여 김포로 귀환했다. 

 

오사카와 교토는 두 번씩 가봤지만 도쿄는 처음 간 곳이었다. 일본을 많이 가본 사람들에 의하면 도쿄는 서울과 비슷해서 관광 목적으로는 별로 볼게 없다고 했다. 그리고 나한테 있어선 그 말이 맞았다. 

 

나는 교토와 같이 옛스러운 건물들과 유적지를 보는 것을 좋아하지 대도시에서는 큰 감흥을 느끼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래서 도쿄에서도 옛 정원들을 둘러볼 때 좋았고 도심을 걸을 때는 마치 서울에 있는 것 같아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아마도 나한테는 교토와 같은 곳이 맞나보다.

 

그러나 여행이 항상 그렇듯 같이 간 사람이 좋으면 여행도 즐거워지는 법이다. 

 

그런 점에서 도쿄 여행은 나에게 있어 행복한 여행이었다. 가까운 일본이니 만큼 또 이런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대신 다음엔 너무 걷는 여행이 아닌 여유로운 여행이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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