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여행

[일본] 교토(2017) - 3일차

어빈2 2021. 6. 24.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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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차는 교토 관광이었다. 

 

교토는 일본에서도 도시 자체가 유적지기 때문에 교토 시내에는 내가 알기론 지하철이 없다. 버스나 트램 비슷한 걸로 이동해야되는데, 버스로 이동하기엔 교토의 대표적인 관광지를 하루만에 다 보기가 힘들다. 교토는 2일 계획으로 가거나 아니면 자동차를 빌리는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린 버스를 이용해 기요미즈데라를 갔다가 후시미이나리를 구경하고 도게츠교를 보러 가는것이 목표였다.

 

교토는 내가 계획을 짰는데, 결과부터 말하자면 고난의 행군이었다. 

 

오사카에서 교토로 한방에 가는 고속열차가 있고 그걸 타고 교토에 도착한 다음 기요미즈데라를 먼저 찾았다.

 

기요미즈데라(청수사)는 절 그 자체로도 볼만하지만, 절을 올라가는 길인 산넨자카라는 곳은 일본스러움 그 자체이기 때문에 관광지로 유명하다. 실제로도 정말 좋다. 사람은 많지만...

 

아직도 마음의 짐이되고 있는 이번 여행 세가지 중 두번째가 이때 벌어진다. 여자친구가 기모노를 입을까 말까 정말 고민을 많이했다. 경복궁에서 한복 입는것 처럼 싼 기모노는 없기 때문이다. 

 

옆길로 잠시 새자면, 여기서도 한국과 일본의 차이가 좀 나타나는데, 경복궁 앞에서 대여해주는 한복은 사실상 한복의 모습을 한 현대복이다. 화려할 뿐 전통이 갖고 있는 정갈함 뒤의 불편함은 전혀 고려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냥 반짝이는 옷일 뿐 그 옷에는 한국이 없다.

 

기모노는 다르다. 기모노 대여가 기본이 몇 만원인데, 입어본 여자친구의 말에 따르면 숨도 쉬기가 힘들 정도로 불편했다고 한다. 기모노도 날탕으로 만들면 되는데 왜 안할까? 저렴하고 입기도 편하면 관리도 쉽고 많은 사람들이 입어볼 수 있을 텐데?

 

여하튼 여자친구가 가격 때문에 기모노를 많이 고민했다. 남자친구라면 여기서 '야 가서 아무거나 입어 제일 비싼거 입어!' 라고 말해야 함에도, 지금 생각하면 왜그랬을까? 참 졸렬함으로 결정에 힘을 실어주진 못할 망정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자주오는 일본도 아니고, 기모노를 교토에서 입어보는 기회가 흔하지도 않았는데, 그 경험을 단지 돈 몇 푼때문에 망설였다는게 지금도 마음의 짐이다.

 

산넨자카 길거리에서, 거의 현지주민
현지 주민이 목욕바구니를 들고 나온 모습이다
현지 주민 2
어딘가 주의를 빼앗긴 현지주민
정말 아름다운 산넨자카의 거리
당고
혼자 다 먹으려고 하는 욕심쟁이

산넨자카는 전통적인 일본의 상점가가 늘어선 거리로 관광객들이 집중되는 곳이다. 

 

근데 대부분 비슷한걸 팔고 있고 심지어 여기서 파는 먹을것도 비슷한걸 여러곳에서 팔고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에 비해 가게가 붐비는 경우는 잘 없다. 어디에서 사먹어도 맛은 뛰어나다!

청수사에서
불쌍한 청수사야 힘내!

우리가 갔을 2017년 당시엔 청수사가 수리중에 있었다. 이 때 끼준으로 수 년뒤에 완성된다고 했으니 지금은 완성 됐을까?

 

다들 긴 쇠 조롱박에 물 담아서 손에 따른 후 홀짝홀짝 마셨는데, 나는 들고 입대고 먹었다고 여자친구한테 욕 많이 먹었다.

 

기요미즈데라를 다 보고 내려오면서 규카츠집을 갔다. 

 

이번 여행의 마음의 짐 3, 밥집 정할때도 돈 걱정을 많이 해서 선택 장애의 모습을 많이 보였다. 블로그 쓰면서 느끼는건데 진짜 그거 몇푼이라고 그 걱정을 했는지 이해가 잘 안가긴 한다. 마 이 돈때문에 망설였던 시간만 줄인다면 훨씬 더 풍부하게 구경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일본여행에 있어 여자친구의 목적이 있다면 그건 규카츠를 먹는 것이었다. 여자친구는 일식을 좋아하는데, 당시 규카츠 집에서 알바를 하고 있었다(돈을 벌려고 그런건지 규카츠를 먹으려고 그런건지는 불명). 그래서 일본의 규카츠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먹어보자는게 여자친구의 목표였다. 

 

그래서 결국 그 소원을 이루기 위해 규카츠를 먹었다.

 

난 역시 일본은 다르다!라는 생각이 들진 않았고 한국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중에 밥사진이 잘 없는데 첫번째 이유는 뭔가 먹을 땐 먹는데 집중한다고 사진찍는걸 자꾸 까먹는다는 점, 그리고 그 점은 지금도 고쳐지지 않았다. 

 

두번째 이유는 먹을걸 사진찍는다는 개념이 없다는 점. 이것도 전혀 고쳐지지 않았다. 

 

세번째 이유는 딱히 밥을 먹을일 없이 편의점에서 자꾸 뭘 줏어먹어서 제대로 된 끼니를 잘 못먹었다는 것이다. 일본 편의점 빵이 맛있는거야 워낙 유명한데, 진짜 맛있었다. 여자친구는 특히 에그샌드위치를 좋아했다. 그외에 아침이나 저녁도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와서 먹은 적이 몇번 있을 정도로 밥은 대부분 편의점에서 해결하였다.

 

식사 후 기요미즈데라를 벗어나 후시미이나리로 향했다.

목말라서 산 코카콜라 교토 에디션!
후시미이나리 신사 입구에서
언제나 신나있는

후시미 이나리는 신사를 핑계로 한 얕은 등산같은 느낌이었다. 

 

주황색 신사 문이 주욱 늘어져있는게 유명한데, 이 신사문을 만드는 것은 예를 들어 어떤 동창회나, 회사 이런데에서 돈을 내고 자신의 이름 또는 단체명 등을 박아서 세울 수 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신사문은 늘어나고 있다고 보면 된다.

 

후시미 이나리를 다 보고 내려왔을 땐 이미 해가 지고있었다. 마지막 목표인 도게츠 교를 볼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이 있었지만 일단 그냥 가보자는 여자친구의 말에 따라 출발했다. 

 

그러나 후시미이나리에서 도게츠교까지는 의외로 멀었고 해가 아예 다 지고 나서 도착했다. 그래서 도게츠교에 왔지만? 도게츠교를 전혀 보지 못했다. 어두우니 아무것도 안보였음...

 

이 때부터 난 불안해지기 시작했는데, 내 여자친구는 멀쩡했다. 불안의 이유는 날이 어두워지고 있는데 교토에서 다시 오사카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도게츠교는 굉장히 시골같은 곳에 있는데, 실제로 도게츠교까지 갈 때 무슨 마을버스같은걸 타고도 꽤 들어와야됐다. 

 

그 상태에서 어둡기까지 하니까 외국에서 미아될 생각이 문득 들면서 이거 ㅈ되는거 아냐? 라는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다행히 여자친구가 의외로 길을 잘 찾아서 별 문제없이 오사카로 도착했다. 

 

이번 여행에서 여자친구의 의외였던 점은 지도만 있으면 길을 잘 찾는거라는 거였다. 원래 길치인데, 구글지도가 워낙 잘되있다보니 그거 보고 어디든 잘 찾아갔다. 더 대단한건 예를 들어 구글지도로 목적지를 찍으면 네이버지도처럼 걷고 버스타고 뭐갈아타고 이런게 죽 뜨는데, 버스같은것도 잘 찾아서 갈아타고 어디서 내리고 잘 했다는 점이다. 

 

난 버스탈 때 마다 도대체 여기가 무슨 정류장인지 알아들을수가 없으니 불안했는데, 그런 점이 참 대단했다. 앞으로 여행계획은 여자친구가 전부 도맡았으면 좋겠다. 난 대신 돈을 왕창 내야지.

집가는 지하철에서 한 컷
이렇게 다 해서 별로 안비싸다, 연어, 참치, 고등어

숙소에 도착해서 마지막 날 밤을 보냈다. 

 

오는 길에 마트를 들려서 연어, 참치, 고등어 회와 매일 저녁마다 마시던 아사히 맥주를 사왔다. 

 

의외로 일본에 마트가 별로없다. 이온몰이라는 큰 마트가 있긴 한데 정말 드문드문있고, 우리나라로 치면 하나로마트 정도의 규모의 마트가 동네에 거의 없다. 오로지 편의점 뿐이다. 나중에 안거지만 도쿄에는 그래도 마트가 많다. 

 

유럽여행에서도 그랬지만 난 여행을 가면 마트를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마트가 없다는 것은 꽤나 당황스러웠다. 회를 산 마트도 무슨 알고서 간게 아니라 길가다가 마트가 보여서 들어가게 된 것이다.

 

맥주는 역시 일본 맥주가 맛있다.

오사카 안녕! 교토 안녕! 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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