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여행

[스페인] 몬세라트(2016) - 14일차

어빈2 2021. 6. 2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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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시점 2018년 9월 10일

 

2년 전 여행을 지금 쓰는거라 기억의 혼동과 사실관계의 오류가 있을 수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2년 전 여행기를 지금 쓰니까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더 늦었으면 큰일날 뻔했다. 정리해야될 지도 등도 많은데 그건 차차 블로그 그림으로 하나씩 추가해야지.

 

파리에서 밤에 출발하여 바르셀로나 엘프라트 공항에 도착한게 밤 11시쯤이다. 

 

지금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데, 공항 도착해서 여차여차해서 버스를 겨우 타니 막차다. 와 이럴수가. 더 황당한 것은 숙소가 내 기억으로는 몬주익 호수 쪽에 있었는데 지도에 표시된 호스텔로 가니 호스텔이 없었다. 

 

밤 11시에 뒷골목 호스텔을 찾는 도중 더 이상 못찾겠어서 큰 길가 쪽 카페에 들어갔다. 거기서 혹시 이런 곳 아냐고 물으니 모른다고 했다. 근데 그 뒤에 의미심장하게 지금 시간대에 그 뒷골목에 들어가면 위험할 수 있다고 그랬다. 아니 뭐라고!? 그럼 나 노숙하라고? 하는 생각에 아 도대체 어쩌지? 다시 뒷골목으로 가 주소에 나온곳 앞으로가서 문을 열심히 두드렸다. 

 

밤 12시가 다된 시간이라 민폐지만 어쩌겠나. 그러니 갑자기 건너편 집에서 할아버지가 나오더니 나를 부르는게 아닌가. 아니 젠장 왜 주소랑 다른 곳에 호스텔이있는건지...여튼 하늘의 도움인지 할아버지가 나를 데리고 내가 예약한 방으로 안내해줬다. 1인실이었고 아늑했다. 샤워를 하고 안도의 숨을 내쉬며 잠들었다.

 

다음날 나는 파리와 비슷한 짓을 했는데 정작 온 바르셀로나는 구경안가고 몬세라트와 시체스, 타라고나 관광을 신청해놨었다. 빨간바지 투어였던걸로 기억하는데 가이드가, 조금, 이런말 하면 안되지만 못생겼다. 근데 거의 가이드로서의 능력은 최상이었다. 내가 바르셀로나 여행이 최고였다고 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가이드 덕분이다. 영국에서 이 여행사에 대한 이미지 다 버린거 몽생미쉘과 바르셀로나에서 전부 명예회복한 셈이다. 

 

다행히 별로 덥지않아서 차량 에어컨이 안되긴 했지만 천혜의 땅 스페인에서 밖 바람쐬면서 드라이브하며 이동했고 참 좋았다.

몬세라트 입경
몬세라트 전경

몬세라트는 바르셀로나에서 약 1시간 반~2시간 정도 떨어진 곳이다. 몬세라트는 산 중에 있는 수도원인데 '검은 성모상'으로 유명하다. 

 

유래는 이렇다. 

 

이 근처에 사는 목동이 계시를 받고 땅을 파보니 거기에 검은 성모상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몬세라트에 있는 성당에는 검은 성모상이 전시되어있고, 검은 성모상은 예수를 품에 앉히고 손에 무언가를 들고 있는데 그 들고있는 공 같은 것을 만질수 있게 해놨다. 검은 성모상을 보는 시간대는 정해져있는데 1차 시간대인 오전 10시 경에 가면 사람이 별로 없지만 그 이후 점심부터는 매우 많이 줄을 서있으니 좀 귀찮아도 일찍 가서 보는게 좋다.

 

몬세라트는 수도원과 성당, 기숙사 학교가 같이 있는데 기숙사 학교는 아직도 명문학교라고 한다. 몬세라트 안에는 예수회 설립자인 이냐시오상이 있는데 군인이었던 이냐시오가 계시를 받고 온 곳이 몬세라트라고 한다(기억 헷갈림). 

 

몬세라트 안에는 수비라치의 작품들이 많이 있다. 수비라치는 가우디 사후에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총 책임을 맡은 조각가다. 수비라치의 작품은 굉장히 단순한 곡선으로 이루어져있는데 음영을 이용하여 독특한 효과를 잘 준다. 예를 들어 몬세라트 성당 안에는 예수 상이 있는데 어느 위치에서 봐도 예수가 나를 쳐다보고 있는 효과를 음영으로 주고 있다.

몬세라트 산책길, 고난의 길 끝에 있는 십자가

첫 사진에 있는 몬세라트 전경을 찍은 위치는 몬세라트의 산책길 끝에 있는 십자가에서다. 걸어서 약 10분정도면 이 십자가를 볼 수 있다. 몬세라트에서 이 십자가를 보면 아주 먼 산 절벽에 십자가가 보이는 전경이라 아름답다.

요런 식의 유행타는 사진을 찍으면 된다 카더라

검은 성모상이 있는 성당에 들어가니 미사중이었다. 미사중인 곳에서 옆길로 조용히 줄서 걸어가면 검은 성모상이 보인다. 이후 성당을 조용히 돌아보며 내부에 있는 수비라치의 작품이나 조각상 등을 구경할 수 있다.

검은 성모상
몬세라트 성당 정면
몬세라트 성당 내보, 가운데 성전 위에 검은 성모상이 위치해있다.
예수회 설립자, 성 이냐시오
같이 간 현지여행사 관광객들과 함께

몬세라트에서 시간을 보내고 타라고나라는 곳으로 출발했다. 타라고나는 로마 시대때 도시로 현재는 시골이다. 타라고나에는 로마 시대의 유적이 많이 남아있다. 

 

스페인이 재밌는게 많은 사람들이 돈에 크게 집착하지 않는듯 하다. 예를 들어 와인의 경우 스페인 와인은 상당히 맛있는데 별로 프랑스처럼 상품화를 하지 않는다. 그냥 아는 사람만 사먹어 이런 느낌이다. 

 

마찬가지로 관광상품에 대해서도 별 관심이 없다. 타라고나로 가는 길과 타라고나 내부는 로마의 유적이 가득하다. 근데 별로 관리를 안한다. 마치 도시와 로마유적이 하나가 되어있는 느낌이다. 설마 그걸 노린건가?

 

타라고나 가는 길에 있는 로마시대 송수로
타라고나 가는 길에 있는 로마시대 송수로

이 송수로의 경우 그냥 진짜로 간판 하나 딱있고 걍 길가는 도중 길 옆에 덩그러니 놓여있다. 

 

관리도 안한다. 로마시대때 물이 흘렀던 곳인데 아주 아주 미세하게 경사지게 만들어 놔서 물이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한 전 세계에 몇 없는 모습이 잘 보존된 유적이라고 한다. 근데 관리를 안한다.

 

타라고나에 도착하자마자 점심을 먹었다. 메뉴는 티본스테이크와 푸아그라였다. 푸와그라는 처음 먹어봤다. 이게 거위 간 이라고? 너무큰데? 라는 생각으로 푸와그라를 한입 먹었는데 굉장히 느끼하다. 좀 역한 감도 없잖아 있는데 그렇게 기분 나쁜 역함은 아니다. 끈적끈적 느끼해서 식감이 아보카도 같지만 텁텁하다. 같이 나온 베리를 으깨서 발라 먹으면 된다.

푸와그라

타라고나는 중앙에 있는 성당이 아름답다. 

 

시체스는 타라고나에서 더 가면 있는 해안도시인데 휴가로 많이 오는 곳이라고한다.

타라고나 건물 벽화
타라고나 거리
한산한 타라고나 거리, 거리 끝 성당이 보인다.
타라고나에서 본 대림 오토바이, 열심히 하는 모습은 언제나 보기 좋다
타라고나에 있는 로마유적, 이것도 관리 안한다
시체스의 해변
해안가의 시체스 성당

이번 관광은 힐링 관광이었다. 시체스 타라고나 둘다 한적한 작은 마을이다. 

 

몬세라트는 정말 좋은 곳이고 관광하기 좋은데 타라고나, 시체스는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 만약 가려면 시간을 꽤 갖고 휴양을 목적으로는 참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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