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여행

[프랑스] 몽생미쉘(2016) - 11일차

어빈2 2021. 6. 24.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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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시점 8.27일 서울

기록시점 2018년 9월 8일

 

여행기라고 하기엔 기록 시점이 이미 2년이 지났다. 내 게으름으로 아예 손을 땠었는데 지금이라도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싶어서 기억을 쥐어짜내 이어서 쓰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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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불편한 메가버스를 타고 파리에 도착했다. 시간도 많이 걸리는데 자리는 매우 좁고 소매치기 우려라는 합리적인 상상 때문에 잘 자지도 못했다. 게다가 도중에 버스가 바다를 건너는 배를 타는데 그땐 또 버스에서 내려서 배에 들어가야된다. 배에서 대충 자다가 겨우 시간맞춰 버스에 타 파리로 왔다.

메가버스 타면 내려주는 세느강 옆 베흑시 공원

유럽이 이상 기후라고 해서 파리도 시원했다. 파리는 위 아래로 10km정도의 굉장히 수도 치고는 작은 도시인데 웃기게도 지하철은 서울만큼 많다(물론 일드 파리라고 파리 주변까지 합치면 파리는 굉장히 크다). 그래서 역 간격이 1분 정도고 걸어서도 6분 정도면 갈 수 있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지하철을 이용한다. 

 

모빌리스라고 해서 지하철 역 내에 하루권을 끊을 수 있는데 8유로 정도 해서 4번 이상 타면 무조건 이득이다. 그런데 워낙에 가까운 거리도 지하철이 잘 되 있어서 무조건 4번이상 타게 되는 곳이 파리이다. 그래서 왠만하면 모빌리스를 끊는게 좋다. 보통 역에있는 자동 판매기에서 사는데 신기하게도 터치가 아니라 아래 손이 닫는 부분에 원통형 긴 달걀같이 생긴 금속 봉을 돌려서 자동 판매기의 메뉴를 선택한다

지하철에서 보이는 에펠탑

아침부터 파리에 도착하여 몽생미쉘이란 곳으로 가기 위해 개선문으로 왔다. 

 

사실 2박 3일의 파리 일정에서 몽생 미셸을 가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하는데 예약을 할 당시에는 그걸 몰랐다. 2년이 지나서 현지 여행사가 무엇인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몽생미셸 투어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바로 가이드다. 아마도 무슨 풍선인지 바지였던것 같다. 

 

그 가이드는 관광버스 안에서 가는길이 매우 멀어 가이드도 충분히 졸릴법한데도 꾸준히 프랑스 노래도 틀어주고 설명해주며 여행에 풍부함을 더하려고 노력했다. 여행에 가이드가 차지하는 부분이 얼마나 큰지를 느꼈다.

몽생미쉘을 가기 위해 버스 타는 곳, 개선문 광장

몽생미쉘은 파리에서 노르망디 쪽으로 가면 있는데 가는 길에 옹플레흐라는 마을을 들렸다가 몽생미쉘을 가는 코스였다.

 

옹플레흐는 뭐랄까, 파리의 부자들이 별장 식으로 사는 곳이라고 한다. 매우 작은데 무슨 마을 건물 수만큼 요트들이 있다. 요트 선착장이 참 아름다운 곳이었다. 또한 그냥 프랑스의 옛날 마을을 느낄 수 있었다.

옹플레흐 마을 입구의 회전목마, 심지어 작동하고 있다.
마을 가운데 있는 요트 선착장

 

인상주의 학파 화가 중 모네가 그린 그림 중 이 성당을 바탕으로 그린 그림이 있고 이 성당 앞에 가면 자세한 안내판이 있다. 이 성당은 목조 성당으로는 역사가 매우 오래된 곳이라고 한다.

모네의 그림

마을의 거리는 대충 이렇다. 조용하고 이쁘고 아늑하다.

마을 군데군데 사이다를 파는 곳이 많다. 여기서 사이다는 맥주같은 과일 술이다. 

요트 선착장에서 바다쪽을 바라본 전경
선착장
옹플레흐 선창장 파노라마

옹흘레흐에서 짧은 관광을 끝내고 몽셍미쉘로 다시 향했다. 

 

몽생미쉘은 파리에서 왕복 8시간 가량 걸리는 곳이기 때문에 옹흘레흐를 들리는 코스가 있나보다. 여튼 몽셍미쉘로 다시 출발했고 긴 여행에 '그냥 파리만 볼껄' 하는 생각이 조금 들었다. 

 

그런데 몽셍미쉘이 조금씩 창가로 보이기 시작하면서 그런 생각은 깡그리 사라졌다.

창가로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는 몽생미쉘
버스에서 내린 후 몽생미쉘

몽생미쉘이 멀리 보이는 곳에 주차장이 있어 거기에 차를 세우고 따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몽셍미쉘앞까지 다시 가야한다. 비가 조금씩 왔다갔다 해서 너무 좋았다(비오는 날씨를 매우 좋아한다).

 

맨 꼭대기 첨탑에는 금색 미쉘 상이 있다. 미쉘이며 미카엘이며 마이클이다.

첨탑 꼭대기에 황금색 천사 미카엘상이 있다. 

 

몽 생 미쉘은 마운틴 새인트 미카엘이란 뜻으로 성 미카엘 산이란 뜻이다. 이 아닌데 멀리서 보면 산처럼 지어놔서 그렇다. 3 단계에 걸쳐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꿈속에서 성 미카엘 천사의 계시를 받은 주교 오베르가 8세기 이 장소에 성당을 짓게 되었고 그것에 조금씩 건물이 붙고 커지면서 지금의 몽셍미쉘은 18세기 쯤에 완성됐다고 한다. 

 

첨탑 위의 미카엘 상은 항상 올려져있는 것은 아니고 올라가있는 시기가 있다고 한다. 그게 기억이 안나서 검색해봤는데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혹여나 보고싶은 사람은 여행사에 문의하는것도 좋을 것 같다.

주교 오베르가 성 미카엘로부터 계시를 받는 모습

실제 첨탑 위에 올라가있는 미카엘 상의 모습이라고 한다. 첨탑 위의 황금 미카엘은 사실 잘 안보인다. 금색 반짝이는 것 외에는...

 

몽생미쉘은 요새로도 쓰였다. 그래서 들어가는 입구에 이렇게 긴 대포가 놓여져있다. 몽생미쉘은 영국과 가까운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 지방에 있는데 영국군이 몽생미쉘을 점령하기 위해 그렇게 노력했다고 한다. 그러나 몽생미쉘은 함락된 적이 단 한번도 없고 철수한 영국군의 대포를 이렇게 가져와 전시하여 전공을 과시한 것이라고 한다.

몽생미쉘 입구에 있는 영국군 대포
몽생미쉘의 대문
대문 위에서 본 몽생미쉘의 아름다운 거리

몽생미쉘에 들어오면 마치 반지의 제왕의 '미나스 티리스'의 축소판이 생각난다. '아 중세에 성으로 된 마을을 가면 이랬겠구나'라는 상상에 완전히 들어맞는 곳이며 정말 살면서 경험하기 힘든 소중한 장소라는게 느껴진다. 아름답고 독특하다.

 

몽생미쉘 초입에는 기념품 가게, 식당 등이 있으며 조금 더 올라가거나 골목으로 들어가면 호텔도 있다. 아마 엄청 비쌀듯하다.

 

몽생미쉘의 골목은 구비구비 복잡하면서 막혀있는 곳도 많은데 생각보다 커서 놀라게 된다. 그러나 골목을 다 돌아다니는 것은 시간이 남는게 아니라면 추천하진 않는데 이게 요새와 수도원으로 쓰인 건물이다 보니 건물 그 자체의 아름다움은 별로다. 차가운 벽돌과 건물 양식이 돋보여 분위기는 있지만 막 계속 걷고싶은 아름다움이 있는 것은 아니다. 

 

추천하는 것은 성곽을 따라 걷는 것인데, 성곽 밖에 끝없이 펼쳐진 들판과 바다가 인상적이며 바로 고개를 돌려 안쪽을 보면 간간히 있는 상점들과 첨탑과 건물들이 한눈에 보이는 뷰가 참 좋다.

성곽을 걸으며 본 몽생미쉘 건물들
몽생미쉘 성곽을 걸을 수 있게 만들어놔서 성곽을 따라 걸으면 참 좋다
몽생미쉘에서 바라본 밖, 주차장 있는 곳으로 저 길을 따라서 몽생미쉘로 오게된다.
몽생미쉘의 거리, 저 꽃있는 곳 뒷편이 호텔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첨탑쪽으로 걸어 올라가면 로마네스크 양식의 수도원이 기다리고 있다. 기억에 의존하여 말하면 로마네스크 양식은 벽을 매우 두껍게 만들어서 성당을 높게 올리는 건축양식이다. 그래서 성당 내부에 빛이 잘 들어오지 않는 단점이 있다. 어둑하니 경건한 신의 공포를 느낄수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첨탑에 있는 수도원 내부
수도원에 있는 정원

빛이 잘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어둡지만 경건한 분위기가 있다. 창문을 보면 벽이 매우 두꺼운 것을 알 수 있다. 몽생미쉘은 산처럼 되있기 때문에 수도원은 겉으로 보이는 것 외에 지하가 잘 되어있다. 지하로 들어가면 그 시대의 경건한 가톨릭을 느낄 수 있다.

 

 

몽생미쉘투어는 반드시 하루를 할애해야 한다. 다만 그 하루는 가능한 한 다른 곳을 방문하는 일정이 포함되어야 한다. 일단 파리에서 왕복 8시간이기 때문에 그래봤자 몽생미쉘에 있는 시간은 4-6시간 정도 밖에 안된다. 몽생미쉘은 아름답지만 기본적으로 수도원이고 주변에 몽생미쉘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4시간이 넘어가면 딱히 뭘 할게 있지도 않다. 그래서 몽생미쉘을 주로 하되 몽생미쉘 말고 다른 곳을 잠깐 방문하여 점심식사라도 할 수 있는 코스가 있다면 매우 좋을 것 같다. 그래서 옹흘레흐 방문 코스가 있었던것은 매우 좋았다.

 

몽생미쉘에서 파리 개선문으로 도착하니 오후 8시 정도였다. 런던에서 메가버스를 타고 왔고 그 큰 짐을 들고 파리 도착하자마자 몽생미쉘 투어에 참여했기 때문에 피곤했다. 짐은 비록 몽생미쉘 투어 버스 안에 집어 넣어놔서 불편하지 않았지만 버스에서 내린 순간 한 달짜리 짐이 손에 있었기 때문에 어서 숙소를 갔다. 

 

다행히 파리 중심부는 작아서 지하철이 매우 촘촘히 있다. 그냥 아무데서나 지하철을 타니 숙소로 갈 수 있었다. 물랑루즈라는 클럽이 있는 곳이었는데 2년 전이라 기억이 안난다...호스텔이었는데 Plug in Hostel이었던 것은 기억 난다. 

 

이렇게 피곤한 몸을 뉘여서 좁은 호스텔에서 잠을 청했다.

숙소 바로 옆에 있던 물랑루주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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