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멋대로/사회

나라별 중산층의 기준

어빈2 2024. 5. 1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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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는 교회에서 온 자료중에 재미있는게 있어서 공유한다.
 
프랑스, 영국, 미국, 한국에서 말하는 중산층의 기준인데, 한국이 얼마나 천박한 물질주의 사회인지를 어느정도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료다. 
 
물론 이 자료에서도 덧붙이고 있지만, 자료의 객관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 받은 적이 있다고 한다(조선일보에 의해).
 
그러나 내 생각엔 한국 언론의 특성 중 자신들에게 불리한 자료가 나오면 메신저를 공격하거나 꼬투리를 잡는 습성이 있어서, 그 조선일보 주장의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싶기도 하다. 
 
교과서와 일반인의 상식을 비교하는 게 등가냐라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만 치부하기엔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드는 자료이기도 하다. 
 
1. 프랑스(조르주 퐁피두 대통령이 규정한 프랑스 중산층의 기준)
  1) 외국어를 하나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한다. 
  2) 직접 즐기는 스포츠가 있어야 한다. 
  3)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있어야 한다. 
  4) 남들과는 다른 맛을 내는 요리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5) 공분(公憤)에 의연히 참여한다. 
  6) 약자를 도우며 봉사활동을 꾸준히 한다. 
 
역시 누가 프랑스 아니랄까봐 문화와 교양에 관련된 이야기가 많다. 와인 얘기가 없는건 좀 아쉽지만...퐁피두 대통령은 1969년부터 1974년까지 재임한 대통령으로, 그 시절에는 스마트 폰이나 컴퓨터, SNS 등 현대인의 중독을 만들어내는 자극적 수단이 없었다게 저 리스트가 가능한 이유이기도 하겠다. 
 
2. 영국(옥스퍼드대학에서 제시한 중산층 기준)
  1) 페어플레이를 할 것
  2) 자신의 주장과 신념을 가질 것
  3) 독선적으로 행동하지 말 것
  4) 약자를 두둔하고 강자에 대응할 것
  5) 불의, 불평, 불법에 의연히 대처할 것
 
자유와 개인의 국가 영국은 또 영국 아니랄까봐 개인의 자유에 초첨이 맞추어진 기준을 두고 있는데, 흡사 니체가 말한 위버멘쉬와 유사해보인다. 
 
3. 미국(공립학교에서 가르치는 중산층 기준)
  1) 자신의 주장에 떳떳할 것
  2) 사회적인 약자를 도울 것
  3) 부정과 불법에 저항할 것
  4) 테이블 위에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비평지가 있을 것
 
영-미의 전통에 맞게 미국도 영국과 유사하다. 
 
한국은 어떨까? 과연 얼마나 물질주의적일까? 사실 안봐도 다들 알고 있는 내용이긴 하다. 이는 그만큼 물질주의가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4. 한국(직장인 대상 설문조사 결과)
  1) 부채 없는 아파트 30평 이상 소유
  2) 월 급여 500만원 이상
  3) 2,000cc급 이상 중형 자동차 보유
  4) 예금액 잔고 1억 원 이상 보유
  5) 해외여행 1년에 1차례 이상 
 
다른 나라와 차이점은, 중산층을 가르는 기준에 한국은 '정신'에 대한 문항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헤겔은 천민에 대해 두 가지 이야기를 했다. 
 

경제적 이익만을 중시하면서 타인의 자긍심을 짓밟고 법과 정의를 상실한 과도한 부의 소유자들로 인해 천민자본주의가 만연할 수 있다.

가난 그 자체는 사람을 천민으로 만들지 않는다. 가난과 결부된 정신상태, 즉, 부자, 사회, 정부 등에 대한 내면적인 반항심을 갖게 될 대 천민이 탄생한다. 

 
 
돈이 많은 것이 왜 천민으로 이어지는지, 아담 스미스가 말한, 가난한 사람들이 충분히 행복을 누릴 수 있음에도 왜 천민이 되는지를 증명하는 말들이다. 
 
한국은 이 두가지를 다 가지고 있는게 아닐까?
 
갑질은 부자의 특성이 아니라 한국인의 특성이다. 대한한공 땅콩 회항을 비판하지만, 그런 일과 본질을 같이하는 갑질들은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비일비재하다.
 
동시에 SNS를 통해 언제나 남과 비교하며 자신의 처지에 부정적이다. 그러니 늘 불행하기만 하다. 
 
아래는 출처가 블로그인 나라별 중산층 기준이다. 여기에 일본, 중국, 이탈리아가 있어서 추가로 공유해보자면,

5. 이탈리아
  1)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레시피가 한 가지는 있어야 한다.
  2) 스포츠와 예술분야에서 한 가지 이상 잘 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
  3) 인생관(가치관)이 뚜렷해야 한다.
  4) 자기 표현이 확실해야 한다.

프랑스와 비슷한, 대륙 유럽적인 기준이다. 개인의 교양과 합력함으로 함양되는 공동체윤리를 강조하고 있다.

6. 일본
  1) 일을 열심히 하되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야 한다.
  2) 여행을 즐길만큼 시간이 있어야 한다.
  3) 문화생활을 즐겨야한다.
  4) 단, 의.식.주를 고민할 정도의 경제상황인 경우 중산층이 될 수 없다.

일본의 기준은 가족중심적이며 균형 잡혀있다. 아담스미스의 말이 체화된건가? 싶을 정돈데, 아담 스미스는 행복은 부에 있는 게 아니라 조촐하더라도 가족과 단란하게 식탁을 차리는데 있다고 했다. 그것이 가족 조항으로 나타난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담스미스는 안빈낙도는 행복에 이르지 못한다고 얘기했는데, 즉, 절대 빈곤상황에서 나물먹고 물만 마셔도 정신이 충만하면 되는것 처럼 주장하는건 잘못됐다는 것이다. 아담 스미스는 행복의 기준으로 절대빈곤의 해소를 말했다. 그게 4번 조항이다.

7. 중국
  1) 개인 또는 가정의 금융자산이 50만위안 이상
  2) 연봉 20만 위안 이상

누가 소중화 아니랄까봐 중국과 한국은 비슷하다. 근데 오히려 중국이 훨씬 나은게, 중국은 자산과 소득 두 가지의 중요성을 구분하면서 객관적인 지표를 제시, 강조하는 느낌이라면 한국은 소득과 자산을 세세하게 나눠 남의 눈치를 상당히 보는 기준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기준엔 자산과 소득이 많아야 좋다는 말이 있을 뿐, 무엇이 중산층을 드러내는, 남에게 보여주는 표징인지 나타나있지 않다. 이는 오히려 중국이 개인과 가족의 물질적 부를 중요히 여기되, 자동차, 집, 여행횟수 등으로 드러나는, 상대적으로 잘 사는것 처럼 '보이는'것과 중산층은 상관 없다는 것을 말한다.

즉, 일단 벌고, 쓰는건 알아서 하라는거다. 어떻게 쓰느냐가 중산층을 나타내는 지표가 아니란 뜻이다. 이는 저축에서 오는 풍요도 암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보다 낫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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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행했던 말 중에 경제적 자유라는 말이 있다. 원래 경제학에 있는 말인데, 한국에선 또 뜻이 이상하게 바뀌었다. 요지는 돈을 무지하게 많이 벌어서 내가 마음대로 소비하고 싶은 상태를 말한다. 
 
그런데 이는 논리적으로 말이 안되는게, 내가 소비하고 싶은 것의 스펙트럼에 따라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돈을 무지막지하게 많이 벌지 못하는 지금 상태에서, 그 스펙트럼을 상상하는 것은 가능하나, 실제로 우리가 그 상태에 도달했을 때 스펙트럼이 어떻게 바뀌는지도 알지 못한다.
 
진짜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경제적 자유'는 소비가 아니라 저축과 이로부터 오는 정신의 풍요에서 온다는 것을 한국인들은 모른다. 
 
이를 알기에 다른 나라들은 '정신'을 강조하는 것이고, 모르는 우리는 '물질'을 맹종하는 게 아닐까?

천박한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일차원적 인간들, 고쳐지지 않는 조선의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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