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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티파니에서 아침을(Breakfast at Tiffany's, 1961)

어빈2 2023. 3. 2.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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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블레이크 에드워즈
출연 오드리 헵번, 조지 페퍼드
개봉 1961년
평점 4
 
개요
트루먼 카포티가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로맨틱 코메디 영화로, 오드리 헵번이 영화에서 부른 주제가 Moon River가 유명한 영화다. 1962년 아카데미에서 작곡상, 편곡상, 주제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2년엔 미국 의회도서관에 영구 보존된 영화라고도 한다. 
 
내용
할리 골라이틀리(오드리 헵번)가 보석상 티파니 앤 코(Tiffany & Co)의 쇼윈도우를 쳐다보는 것으로 영화가 시작한다. 그녀는 자주 거의 매일 아침 티파니 앤 코의 쇼윈도우를 보러 다난다.
 
할리는 부자를 만나 신분 상승을 꿈꾸는 여자다. 그녀는 자신의 외모를 무기로 신분이 높은 사람과 결혼하려는 여자인데, 그래서 감옥에 갇혀있는 갱단의 보스와 면회 말동무를 하는 알바를 아무렇지 않게 할 정도로 무지한 여자이기도 하다. 
 
어느날 할리가 사는 아파트에 폴 바젝(조지 페퍼드)이란 작가가 이사온다. 그는 첫 눈에 할리에게 호감을 갖게 되는데, 매우 개방적인 할리도 폴과 금새 친해진다. 뉴욕을 돌아다니며 데이트도 하고 한밤중에 폴을 찾아와 그의 방에서 쉽게 잠이드는 둥 자유분방하게 행동하는 할리를 폴은 점점 사랑하게 되는데, 정작 할리는 신분상승만을 꿈꾸고 있다. 
 
브라질 부자를 만나 결국 브라질로 가게 된 할리, 브라질에 갈 준비를 하던 어느날 할리가 갱단 보스와 친하다는 이유로 마약 소지 죄로 체포된다. 그러자 브라질 갑부는 자신의 위치 상 스캐들을 일으킨 여성을 데려갈 수 없다는 편지를 남기고 떠난다. 할리는 버림 받았음에도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그냥 브라질을 가려고 한다.
 
폴은 공항으로 가는 택시에서 마지막으로 할리에게 고백하지만 할리는 폴의 마음을 거절한다. 폴은 그녀의 부박한 삶을 비판하면서 떠나는데, 할리는 무언가를 깨닫고 택시에서 내려 폴을 다시 만나며 영화가 끝난다. 
 
느낀점
오드리 헵번의 팬이어서 구글 TV에 이 영화가 할인하는 것을 보고 일단 냅다 사고 봤다. 
 
정말 재미없는 영화다. 로맨틱 코메디라는 장르를 좋아하지 않아서 그랬을까? 얼마나 재미가 없었는지, 15분 보고 재미없어서 덮고, 다음날 또 15분 보고 덮고, 이런 식으로 거의 10일동안 본 영화다. 
 
그럼 왜 평점이 4점일까?
 
첫째는 오드리 헵번이 너무 이쁘게 나왔다는 점. 그녀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남자 배우가 찐으로 연기가 아닌 본심을 드러내는 장면이 두 번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오드리 헵번의 외모를 보고 놀라는 장면이다. 화들짝 놀라는게 아니라 오히려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부분과 목소리가 매치되지 않는 부분에서 남자가 진짜 이쁘다고 생각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1점이 추가되었다. 
 

저 어떤가요?/ 좋아요, 정말 놀랐습니다/ 당신 없이는 못했을거에요.

 
두 번째는, 이 영화의 주제가를 부르는 오드리 헵번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는데 있다. 여기서 또 1점이 추가되었다. 
 

 
세 번째는, 허술한 영화의 스토리와는 별개로 의외로 이 영화가 담고 있는 메세지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폴이 할리를 사랑하게 되면서 할리에게 두 번 고백을 하는데, 처음 고백하는 장면에서 할리는 자신은 누구에게도 소유되지 않는 자유로운 사람이기 때문에 폴의 사랑을 대수롭지 않게, 잘못된 것으로 여기며 거절한다. 
 
두 번째는 공항으로 가는 택시 안에서 인데, 이때 할리는 누구도 자신을 소유할 수 없다며 재차 폴의 사랑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러자 폴이 택시에서 내리면서 할리를 비판하며 이렇게 말한다. 

뭐가 잘못된지 알아? 이름 없는 아가씨?

당신은 비겁해, 용기가 없어.

당당히 고개를 들고 "인생은 현실이다"하기가 무서운거야.

사람들은 서로 사랑하고 서로에게 속하는거야. 그게 모든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진짜 행복의 기회니까. 

당신은 자칭 자유분방하고 와일드하다면서 누군가가 우리에 가둘 것을 두려워하고 있어.

그러면서 이미 스스로 지은 우리에 갇힌거야.

어디로 도망쳐도 자신에게 되돌아 올 뿐이야. 

 
이 부분이 뜻하는게 무엇일까? 단순히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의 자유 중 일부를 양도하고 그 크기의 교집합이라는 새장에 갇히는 것일까? 할리는 분명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폴은 그것이 사랑이자 현실이며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기꺼이 내가 갖고 있는 자유 중 일부를 양도할 때 비로소 사랑을 통한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할리는 부박한 여자다. 늘 신분 상승을 꿈꾸며 결혼을 통핸 부와 지위 획득에 자신의 인생을 걸고 있다. 그녀가 보석상인 티파니 앤 코에 아침마다 가서 쇼윈도우를 보는 것도 그녀의 부박함을 상징한다. 
 
영화 장면 중 폴과 할리가 티파니를 방문하여 무언가를 사려고 하는 장면이 나온다. 폴이 가용할 수 있는 금액은 10달러. 그러나 10달러로는 티파니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티파니의 직원은 팔짱끼고 있는 둘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10달러에 팔 수 있는 것은 없지만 당신이 갖고 있는 반지에 이름을 새겨줄 수는 있다고 한다. 이름을 새기는 작업에도 10달러는 한참 모자라지만 직원은 그 둘을 보고 어떤 것을 느꼈는지 흔쾌히 새김 작업을 주문 받는다. 
 
이렇듯 이 영화 곳곳에는 돈보다 소중한 진정한 가치란 무엇인가라는 주제가 빈번히 등장한다. 
 
다시 돌아가서 그 교집합에는 무엇이 포함되어 있을까? 이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 한국인들에게 어떤 교훈을 줄 수 있을까?
 
요즘 젊은 부부들은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다. 아이를 낳고 말고는 그들의 자유이기에 이것 자체로 문제가 되진 않는다. 그러나 낳지 않는 그들의 생각에는 정말 아무 문제가 없을까?
 
진정한 행복을 찾아간다는 것은 우리가 어떤 것을 희생함으로써 가능하다. 소확행이라 불리는 작지만 소소한 행복을 '찾는' 일이 그저 트렌디하기만 하고 무의미한 이유는, 그래서 지속 불가능한 이유는, 행복은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삶의 무게를 우리 어깨 위에 짊어졌을 때, 비로소 행복이 발현되기 때문이다. 행복은 결과로서 나타나는 것이기에 우리가 짊어진 무게에 비례하며, 그것이 보편의 가치에 부합할 때 우리는 깊은 행복을 느낀다. 
 
처음부터 아이를 좋아하지 않거나 건강을 이유로 낳지 않는 것은 누구도 뭐라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를 키우기엔 사회가 너무 각박하다거나, 키우기 무서운 사회라는 둥의 말은 전부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 부모 세대보다 육아가 정말 어려운 사회인가?

아이를 모든걸 다 갖춰야 장착할 수 있는, 장류진의 소설 <일의 기쁨과 슬픔>마냥 아이를 그랜드 피아노에 비유하는 수준의 물질주의라면 아무리 신혼부부에게 돈을 퍼준다고 하여도 출산율은 올라가지않는다. 그게 지금까지의 출산 정책이 모두 실패한 본질적 이유이기도 하다. 
 
진정으로 소중한 가치는 무엇인가, 그게 이 영화가 담고 있는 분명한 메세지이며 거기서 2점이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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