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멋대로/경제

현대판 사치금지법 '개별소비세'

어빈2 2022. 8. 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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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소비세란 개별소비세법에 정해진 물품, 장소 등에 부가가치세 외에 추가 징수하는 소비세를 뜻한다.

우리는 소비행위에 '부가가치세'라는 이름으로 10%의 세금을 내고 있는데, 어떤 물건에 대해서는 추가로 세금을 더 낸다(소비세와 부가세는 결과에 걷느냐 과정에 걷느냐의 차이일뿐 본질은 같아서 혼용). 품별 누진세로 되어있어 개별소비세까지 포함하면 세금만 30%가 넘는 경우도 있다.

원래는 '특별소비세'라 하여 1977년 7월 1일부터 시행되었는데, 2008년 1월 1일 '개별소비세'로 이름이 변경되었다.

시행된 시기를 보면 알겠지만, 박정희 정부 시절로 국민을 국익을 이유로 제한하던 시절이었다. 그 일환으로 국민들의 사치도 제한했는데, 그래서 특별소비세는 사치세의 성격이 강했다. 세금을 붙이는 목록도 세탁기, 냉장고, TV, 카메라, 피아노, 골프용품 등 그 시절 사치품으로 다양했다.

2007년 개별소비세법으로 개정되면서 세탁기, 냉장고 등은 빠졌지만, 이명박 정부때 다시 부활하여 세탁기, TV, 냉장고에는 개별소비세가 있었다고 한다.

2022년 현재 과세 대상은 이렇다.

출처: 나무위키

1. 도박관련 기계(슬롯머신 등)
2. 수렵용 총포류
3. 보석, 산호, 호박, 상아, 귀금속, 고급 시계, 고급 융단, 고급 가방
4. 고급 모피, 고급 가구
5. 배기량 2000c 이상 자동차
6. 에너지
7. 담배

특이하게도 물건 뿐 아니라 장소에 대해서도 과세를 한다.

1. 경마장
2. 경륜장, 경정장
3. 도박장
4. 골프장
5. 카지노

에너지에 대한 세금은 절약을, 사행성은 도박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반영한 억제를 목적으로 하기에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아마 대마초가 합법화되는 시절이 온다해도 개별소비세가 붙을 것이라는 추측은 정확할 것이다.

그런데, 총포류, 보석, 시계, 융단, 가방, 모피, 가구, 자동차는 뭔가? 아직도 시대착오적인 사치세를 개별소비세란 이름으로 부과하고있다

1. 개별소비세는 자유의 원칙에 반한다.

국가가 사치를 규제하는 것은 불가하다. 공익을 위한답시고 행하는 규제는 개인의 자유와 언제나 부딛힌다.

 

자유란, 항상 국가로부터의 자유를 뜻한다. 또한 자유를 지향하는 국가란, 국민들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원칙만이 존재할 뿐 목적을 정해두지 않는 것을 뜻한다. 사치가 근검절약이라는 미덕에 반한다고 멋대로 정해놓고, 그것을 목표로 하여 국민들의 행동을 규제하는 것은 자유의 원칙에 어긋난다.

 

2. 개별소비세는 세금의 원칙에 반한다. 

우리는 소비행위에 대해 부가가치세라는 이름으로 늘 세금을 낸다. 개별소비세는 부가가치세에 추가로 품목별 누진세로 부과되는 것이다. 즉 소비에 대한 중복과세다. 

 

또한 부가가치세는 보편세의 성격을 띄고 있다. 모든 재화와 용역에 10%라는 flat tax를 붙여 소비를 하는 사람이 세금을 더 많이 내도록 만드는 구조를 갖고 있다. 그런데 개별소비세는 품목별 누진세로 되어있다. 어떤 물건은 물품금액에 20%, 어떤 것은 10% 이런식이다. 

 

소비세의 본질이 보편세라면, 품목별 누진세는 고소득층, 즉 사치를 주로 하는 계층에 대한 누진세이며 본질에 반한다. 

 

3. 사치는 나쁜것이 아니다. 

특별소비세가 개별소비세가 되는 과정에서도 충분히 드러났듯이, 사치품은 시대적이다. 냉장고, TV 등은 60-70년대 부의 상징이었겠지만, 지금은 일상품이 되었다. 2000cc자동차를 지금 사치라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원래 새로운 기술이 접목된 제품이 나오면 부유층의 사치소비가 되지만, 경제 성장과 재화 스펙트럼의 다양성, 규모의 경제는 사치품을 일상 재화로 만든다.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놓치는 것은, 부유층만 사용하던 실크 스타킹을 공장 여공들까지 쉽게 살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또한 사치품의 존재가 새로운 기술의 발명을 유도한다. 

 

새로운 물건을 만든다는 것은, 그것이 자신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는 경제적 유인에 의해서가 가장 크다. 만약 사치를 규제하는 사회라면, 새로운 물건을 만드려는 동기가 떨어지고, 사치품이 없으면 이를 타고 내려오는 일상품의 존재도 없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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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대해 알면 알수록 조선시대적 사농공상과 구조주의적 사고방식이 즐비하게 널려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동아시아적 특성은 개인주의와 자유주의의 풍토 아래에서만 고쳐질 수 있다. 그리고 이는 긴 시간을 요구한다. 

 

한국 사람들은 늘, 우리는 급속 성장을 했기 때문에 정신이 물질을 못따라온다고 얘기하지만, 정작 그래서 지금 무슨 정신이 필요한지를 알지 못한다. 그것이 개인과 자유에 대한 이해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한, 한국은 늘 선진국 문턱 아래에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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