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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햄릿 - 세익스피어

어빈2 2022. 3. 2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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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윌리엄 세익스피어
평점 6

 


개요

더 말할것도 없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한 희곡,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로 유명한 햄릿을 읽었다. 유명하지만 읽어본 사람은 그닥 많이 않을거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난 햄릿이 덴마크 왕자의 이름인지도 처음 알았다...

아버지를 죽이고 왕이 된 삼촌, 삼촌과 결혼한 어머니, 모든 사실을 알게 된 햄릿이 고뇌하는 것이 메인 스토리다. 읽기 전에는 사실 이런 상황에서 자식된 자로서 어머니를 처벌할 수 있는가? 라는 시대를 관통하는 딜레마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생각했던것 만큼 왕비에 포커싱이 되어있는 책은 아니었다.

 


내용

덴마크의 왕자 햄릿은 불만이 많다. 아버지가 죽은지 2달도 안되서 어머니가 삼촌과 결혼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날 수비병들이 왕과 닮은 유령이 성안을 배회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보게 되고, 이를 햄릿에게 보고하게 된다. 햄릿은 의아하게 여겨 유령을 만나고 진실을 듣는다. 바로 삼촌이 자신을 암살하고 왕이 되었음을.

평소 의심하던 것과 유령의 말이 일치하자 햄릿은 그 날부터 미쳐가기 시작한다. 햄릿의 상태에 걱정이 많았던 왕과 왕비는 햄릿을 걱정하고 햄릿의 친구들을 불러와 무슨 문제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그러나 그 친구들이 왕과 왕비의 명에 따라 자신에게 붙었음을 알고 멀리한다.

햄릿은 왕을 떠보기 위해 삼촌이 어머니와 공모하여 왕을 죽이고 스스로 왕이 된다는 연극을 기획하여 공연하고 왕과 왕비를 초청한다. 연극을 보다가 심기가 상해 극장을 뛰쳐나간 왕을 보며 햄릿은 유령이 말이 옳았음을 알게 된다.

왕은 햄릿의 미친 태도를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햄릿을 영국에 보내려고 한다.

재상 폴로니우스는 햄릿이 평소에 자신의 딸인 오필리아게 관심이 있음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햄릿이 단지 젊은 날의 혈기에 자신의 딸을 건드린다고 생각하여 딸에게 햄릿을 멀리할 것을 요구했었지만, 햄릿의 미친짓을 보며 그는 햄릿이 오필리아를 진심으로 사랑한게 아닌가 추측하게 된다. 그는 왕비에게 이를 보고하고 왕비와 햄릿의 독대를 커튼 뒤에서 몰래 들으면서 햄릿을 떠보려고 한다.

그러나 오히려 햄릿은 삼촌과 빨리 결혼한 왕비를 추궁하며 커튼 뒤에 누가 있음을 알고 미친듯이 커튼을 칼로 찔러 재상을 죽이게 된다.

재상이 햄릿에게 찔려죽자 비록 이것이 사고였더라도 햄릿을 더 이상 두고볼 수 없었던 왕은 계획했던 대로 급히 햄릿을 영국에 보낸다. 영국으로 가던 도중 모든 문제를 직시하기 위해 다시 덴마크로 돌아온 햄릿.

그러나 재상의 아들 레어티스가 아버지의 죽음을 듣고 왕에게 찾아와 햄릿과 정당한 결투를 요청하게 되고, 진검으로 결투를 시킬 순 없어 수련검으로 결투를 허락하게 된다. 그러나 햄릿에게 이미 질릴대로 질린 왕은 레어티스와 공모하여 수련검에 독을 바르게 되고 결투가 시작된다...

 

 

느낀점

갑자기 모두 죽어버리는 결말이 되어버려 마지막에 허무한 감이 없진않다. 그 점이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이다.

마치 표현에 있어서 영양가 가득한 일본 소설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영어가 미학적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게다가 거의 대부분의 유려한 문장마다 삶의 깨달음이 들어있어서 상당히 좋았다.

 

존재할 것이냐 말 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어느게 더 고귀한가?
난폭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맘속으로 맞는 건가
아니면 무기 들고 고난의 바다와 맞서다가
끝장을 보는건가?
- 3막 1장, 햄릿의 독백

우리들이 작심한 걸 우린 자주 깨뜨리오.
결심이란 기껏해야 기억력의 노예일 뿐.
태어날 땐 맹렬하나 그 힘이란 미약하오.
그 열매가 시퍼럴 땐 나무 위에 달렸지만
익게 되면 그냥 둬도 떨어지는 법이라오.
- 3막 2장, 배우 왕의 대사

 


희곡은 연극으로 공연될 것을 염두해두기 때문에 대사 전달력이 중요하다. 그런데 햄릿의 대사는 책으로 읽고 있는데도 무슨 말인지 이해되지 않아 다시 읽어봐야 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그리고 지금도 꽤 많은 부분이 이해안되는데, 이건 당대의 배경지식 문제인지, 아니면 내가 멍청한건지 잘 모르겠다.

햄릿이 지금도 사랑받는 이유는, 내용의 충실성 뿐만 아니라 여러 딜레마를 제시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중 모든 케릭터들은 서로 얽혀있는 죄를 짓고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모두 죽어야하는 당위성이 부여된다. 모두 죽어야 딜레마가 해소되는 상황을 만든 것이다. 딜레마는 원래 답이 없는데, 어쨋든 답을 줘야 하니 다 죽여버리는 느낌이다.

소설적 기법으론 가장 쉬운 도피처이기도 하다. 갈등 해결에서 오는 카타르시스는 없고 비극으로 끝내버리니 말이다. 심지어 죄 없는 오필리어도 모두가 죽어야 하는 명분을 위해 죽음에 이르른다. 물론 이는 설득력 있게 표현되어있긴 하다.

꽤나 입체적이라고 느꼈던 부분은 왕의 태도다.

이런 종류의 스토리에서 우리가 늘상 보게되는 스테레오타입은 사악한 삼촌일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왕이된 삼촌은 햄릿을 자신의 아들로 여기고 상당히 배려해주고 있다. 하다하다 안되니까 결국 햄릿을 죽이는데 동의하지만, 적어도 무작정 악인이라기 보단 선악의 면모를 다 갖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3막 3장에서 자신이 저지른 형제 살인이 용서받지 못할 죄라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며 자신은 기도할 자격이 없음을 한탄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런 부분이 악역을 상당히 입체적으로 만들어 준다.

아, 내 죄의 악취가 하늘에 이르렀다.
거기엔 형제 살인이라는 최초이자 최고의 저주가 묻어있다.
난 기도할 수 없다.
- 3막 3장, 왕의 독백


하늘의 명분과, 정의, 천속과 내 양심이 부딛히는 운명에 던져진다면 과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그 어떤 선택도 할 수 없다는 것이 지금도 우리를 고민케 하는 햄릿의 재미일 것이다.

자넨 어찌 생각하나? 내가 해야 할 일로서
나의 왕을 시해하고 어머닐 더럽히고
내 희망과 국왕 선출 사이에 불쑥 끼고
내 목숨을 노리고 이따위 속임수로
낚시를 던진 자를 - 이 손으로 보내는게
양심상 완벽하지 않겠어?
또 이런 암적인 존재가 계속 악을 범하도록 놔두면
저주받지 않겠어?
- 5막 2장, 햄릿의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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