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멋대로/사회

일제시대 인구 통계

어빈2 2021. 10. 9.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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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좋으면 인구는 증가한다. 살기 나쁘면 인구는 감소한다. 인구 통계는 자연과 인간 사이의 긴장감을 드러내는 아주 중요한 통계다.

 

송복 교수의 <류성룡, 나라를 다시 세울때가 되었나이다>(정확한 제목은 기억 안남)이란 책을 보면 여러 근거를 들어 임진왜란 바로 전 실제 인구를 400~600만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때문에 10만 양병설이 거짓말임을 책 전반부에 보여주고 있다. 조선시대의 인구는 아직까지도 알려진 것이 별로 없어 정설이 없다. 3년마다 매 가호에서는 경국대전 규정에 따라 호구단자를 소속 군현의 수령에게 제출하였는데, 이를 기초로 하여 군현에서는 호적대장을 작성했다.

한국경제신문 출처

이 호구 총수에 따르면(1393-1861) 조선시대 인구는 건국 이후 15세기 빠르게 증가하다가 임진왜란 이후 감소하고 전쟁 이후 17세기 또 다시 급격히 증가했다가 18세기는 정체, 19세기는 감소추세를 그린다.

 

일제시대의 인구는 어떨까?

통계청

1911 1300만정도에서 시작한 인구는 1943 2500만이 넘는다. 해방 후 인구추산은 어떨까?

 

예를들어 해방 후 10년정도 인구가 급격히 증가했다면, 오히려 일제라는 억압이 인구 증가를 막은 것이라는 막무가내식 주장을 할 수는 있다.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1940-1950년 인구는 총 2500만에 남한 1600, 북한 900만이며 1960년 북한의 인구는 추정 불가능하고 남한은 2500만명이라고 한다.

 

전쟁때 많은 사람이 죽었지만 전쟁 이후 베이비붐으로 급격하게 인구가 늘었는데, 이를 감안해도 1945-1960 15년간 늘어난 인구는 600만명이다. 32년간 1200만명이 늘었으니 일제시대에 인구가 덜 늘은것이라 볼 수는 없다.

 

국적별 인구를 비교해봐도 조선인은 1914 1500만명에서 1943 2580만으로 급격하게 증가한다. 반면 조선거주 일본인은 일제시대 내내 5%를 넘지 않는데, 이는 혹자들이 주장하는 "일제시대 통계는 조선거주 일본인과 조선인을 구별하지 않은 오류가 있다"는 말이 큰 의미가 없음을 보여준다.

 

또 다른 인구 통계는 직업별 인구 통계다. 요즘도 그렇지만 농어촌, 도소매숙박은 취업유발계수가 가장 높은 직업군이다. 취업유발계수가 높으면 좋은거 아니야? 라고 할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경우 10억을 투자 해도 일자리 1개조차 생기지 않는다. 고도화된 부가가치사업이기 때문이다. 반면 농어촌, 도소매 숙박 영업에 10억을 투자하면 어떨까? 일자리가 여러개 생긴다. 생산성이 낮은 산업이기 때문이다.

 

, 직업이란 1차 직업에서 2, 3차로 갈수록 사회가 고도화되고 높은 임금을 받는 직업이 늘어나 전체적으로 사회의 부가 증가한다는 것을 뜻한다. 각자 자신을 빗대어 설명하더라도, 1차 농어촌에서 일하는것 보다 공장에서 일하는 것을 선호 하고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은 더 선호하며 전문직은 모두가 갈망하지 않는가? 이처럼 직업이 고도화되는 것은 삶의 질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위의 두 통계는 직업별 인구를 나타내는데, 1917년과 1937년을 비교해놨다. 여전히 압도적으로 농어촌 인구가 많지만 뭐 1960년대에도 많았으니까...눈에 띄는 점은 농어촌 종사자가 84%에서 74%로 감소하고 그 10%를 공업, 공무원, 상업, 기타유직자가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과 고도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마지막 통계는 혼인 통계다. 혼인을 많이하고 적게하고의 통계가 아니다. 조선은 조혼이 심했다. 기생의 경우 16세때 머리를 올렸다(머리를 올리다라는 표현을 쓰는 몇 분야가 아직도 있는데, 머리를 올리다는 기생이 처음 남자와 동침하는 것을 뜻한다) 그만큼 아직 성장기의 여성들이 일찍 결혼을 하곤 했다.

 

아래 통계를 보면 1913년의 경우 전체 혼인 중 15세 미만의 혼인이 24%나 차지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15세 미만이 전체 결혼의 1/4를 차지하는 사회를 우리는 좋은 사회라고 할 수 없다. 간간히 지금도 이슬람 국가에서 10살정도 된 여성과 결혼하는 사례들이 뉴스로 보도되곤 하는데, 우린 그런걸 미개하다고 한다.

 

조선시대도 똑같았다. 15세 미만이 24%로 많았던 미개한 결혼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반면 1931년이 되면 15세 미만은 8.9%로 크게 줄어든다. 여성에 대한 인식이 변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하며, 여자를 일찍이 출가시켜야 될 상황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하다. 예를들어 자식을 계속 데리고 있는 것이 경제적 부담이었는데 경제가 좋아지면서 이것이 해소되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직업이 고도화되거나 도시화가 되면서 남자들이 점차 결혼을 늦게하는(지금과 같이)문화가 퍼졌을 수도 있다. 중요한 점은 청소년들이 결혼하는 비율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는 사회가 보다 나아졌음을 보여준다.

 

일제시대 인구통계만으로 봤을 때, 일제시대가 조선시대보다 살기 어렵다고는 누구도 말할 수 없다.

 

그 반대로는 말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일제시대가 없고 조선이 개혁에 성공하여 대한제국을 근대국가로 만들었다고 가정해보자. 지금 내가 제시하는 통계는 일제시대 통계가 아니라 대한제국의 통계라고 가정해보자. 우리는 어떤 판단을 내릴것인가? 신의 입장이라는 공변된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상황을 본다면, 우리는 대한제국을 지금 일제시대를 평가하는것 처럼 평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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