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멋대로/사회

일제시대에 대한 이해

어빈2 2021. 10. 9.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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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는 암흑의 시대고 저항의 시대라고 착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마치 모든 사람들이 일제의 억압에 불만을 품고 있었고 해방되기만을 기다렸으며 일제는 우리를 겁탈하고 약탈한 것으로 이 시대를 인식해서 그렇다.

 

근데 과연 그럴까? 일제를 이해하기 위한 가장 첫 걸음은, 내 생각엔, 내선일체를 이해하는 것이다.

 

도적의 종류는 두가지가 있다. 약탈형 도적은 말 그대로 약탈해서 모든걸 앗아가는 도적이다. 정주형 도적은 자릿세를 받는 조폭과 같은 도적으로, 자릿세를 받고 그들을 보호해주기 때문에 모든 것을 자릿세로 뺏어가지 않고 적당히 가져가며 오히려 더 많은 자릿세를 위해 치안을 확실히 유지해 준다던가 애로사항을 처리해  준다던가 식으로 상부상조하는 관계가 된다.

 

일제의 내선일체는 정주형 도적과 같다. 일본 본토와 조선을 하나의 몸으로 인식한다는 이 방침은 조선을 영구히 일본과 한나라로 만드려는 것이다. 때문에 길가다 보이면 총으로 죽이고 강간하고 이런식으로 조선 식민지를 운영한게 아니란 것이다.

 

물론 1944년 전쟁이 급박하게 흘러가면서 일제는 전시체제를 가동하게 되고 이때 징용, 징집 등 국가에 의한 강제력이 생긴다. 그러나 44~45년의 1년간의 이미지, 그것도 극단적 상황이 일제시대 모두를 대표할 수 있을까?

 

또한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세계 지도를 봤을 때 한반도는 분명히 '일본 제국'이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전쟁 때 전시동원체제가 발동되고 징용, 징병을 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전쟁에 돌입했을 때 징용, 징병을 불법이라 볼 수없는 것과 같다. 그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려면 일본의 조선 병합이 불법이라는 것을 먼저 증명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고종실록에는 고종이 한일 합방을 강력히 지지한 것으로 나온다.

 

물론 일제시대가 더 좋았다는 것을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다. 일제시대가 더 살기 좋았는지는 그때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했는가의 문제이다. 지금의 잣대로 일제시대를 우리 입맛에 따라 재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역사는 흐름이다. 조선시대-대한 제국-일제시대-대한민국 이렇게 딱딱 끊어지는게 아니라 모두 연결되어있다. 6.25전쟁은 우리나라를 황폐화 했지만 일제 시대를 거치면서 훈련된 군인, 관료들과 이를 떠받친 법, 제도, 행정시스템, 시장경제체제 등이 밑바탕이 되어 대한민국을 일으켜 세울수 있었던 것이다. 조선 말의 고종류의 인간들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엇을까? 불가능이다.

 

내선일체를 이해하고 나면 일제에 대해 새롭게 이해하고자 하는 동기가 생긴다. 과연 일제는 실제로 어땠을까? 과연 조선 시대보다 살기 좋았을까? 조선사람들은 일제를 더 선호했을까?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것은 통계다. 평균수명, 교육수준, 사회기반시설, 사망율 등이 바로 그 시대가 어땟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다. 일제를 무조건 악으로 규정하면 그 시대의 우리는 힘없고 약탈당하면서 저항하나 하지 못한 무능한 민족이 되며 그 시대의 역사는 분노와 증오만 남아 부끄럽기만 한 역사가 된다. 그러나 진실은 변한 시대에 맞춰 조선인이, 곧 대한민국인이 될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내면화했는지, 즉 어떻게 변화를 받아들이고 적응했는지를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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