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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장하준이 말하지 않은 23가지 - 송원근

어빈2 2021. 8. 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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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송원근
평점 5

개요
누군가의 주장을 근거를 들어 조각조각 반박한다는 것은 카타르시스를 느낄 일이다. 이 책은 장하준이 쓴 <그들이 말 하지 않는 23가지>에 대한 반박이다. 리버테리안의 관점에서 쓰였기 때문에 동의하기 선뜻 어려운 사람도 있을 것 같지만 나한테는 좋은 책이었다.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를 비롯한 <나쁜 사마리아인들>, <사다리 걷어차기> 등에서 장하준이 일관되게 말하는 정부주도 개발경제 옹호와 서구권 국가들이 정작 자기들은 보호무역으로 컸으면서 개도국에 자유시장경제체제를 강요하는 '사다리를 걷어차는 행위' 에 대한 비판이 이 책에 나와있다.

장하준의 주장이 이상하다 여기는 사람은 이 책을 사서 보면 될듯하다.

내용
장하준은 19세기 미국의 관세를 근거로 들면서 현재 선진국들이 과거 보호무역을 통해 성장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반박한다. 19세기 관세는 보호무역이 목적이 아닌 남북전쟁의 전쟁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이어졌던 미국의 고율 관세는 전쟁비용 때문이며 그 이후에도 고율의 관세를 유지한 이유는 이미 높은 관세를 풍토로 형성된 여러 이익집단과 정치적 압력이 이를 떠받드는 상태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개발도상국이 취했던 보호무역은 과연 그들의 성장을 가져왔는가? 아니다.

유일하게 성공한 나라는 대한민국인데, 한국은 결이 좀 다르다. 수출 지원정책으로 정부가 강력하게 경제에 개입한 것은 사실이지만 박정희의 경제계 발계획은 시장경제와 민간기업의 자유를 전제로 한 것이다. 중앙이 시장에 직접 개입하여 주도하는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만약 정부가 직접 개입하여 경제를 주도하였다면 이는 스탈린의 경제개발과 동일하고 결국 망했을 것이다.

박정희 경제정책의 골자는 열심히하는 기업이면 누구나 혜택을 준다는 것이었다. 특정 분야를 지정해서 그것을 발전시키고 특권을 줬던 모양새를 띄는 이유는, 형편이 닿는 대로 하나씩 산업 분야를 개척했기 때문이다. 유례없는 상당히 특이한 방식인데, 예를들면 형편이 되는대로 조선을 먼저 시작하고 돈을 좀 벌어서 또 형편이 되면 중화학을 시작하고 이런 식이다. 이 과정에서 모든 기업에 열심히 하면 혜택을 줬다.

1970년대 중화학공업의 경우 정부가 중화학공업화를 선언하고 기업들을 이 산업으로 유도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는 조력자의 역할을 했을 뿐 개별적인 산업과 기업의 내용, 기업의 선정에 세부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 또한 다른 개 발 도상국들이 중화학공업화를 했을 때 국영기업의 비율이 25~40%에 달하는 반면 한국은 10% 정도로 포항제철과 한 국종합화학 등 정부가 주도적으로 개입한 것은 제한적이었다.

1962년 자동차공업보호육성법이 제정된 이후 신진, 아시아 등 다양한 자동차 업체들이 해외 진출을 시도했지만 결국 살 아남은 것은 현대차 뿐이었다.

이처럼 보호정책은 겉 보기엔 그럴싸 해 보이지만 디테일한 부분에서 성공적이지 못하는데 여기서 우리는 왜 기업가 정신이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경제학은 기업가 정신을 고려하지 않는데, 노동과 자본을 투입하여 나오는 산출량을 마치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같은 노동과 자본을 투입했을 경우 누가 그것으 결정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생사가 정해진다. 이와같이 박정희 시대의 개발경제도 정부는 철저하게 조력자 역학을 자처했을 뿐 시장과 기업의 자유를 믿었고, 이게 스탈린 등 여러 공산국가의 정부주도 개발경제아 다른 결정적인 부분이다.

느낀점
이처럼 이 책은 장하준이 떠드는 말에 대해 차곡차곡 23가지 모두 비판하고 있다. 물론 이 책에서 비판하는 사례를 또 누 군가가 비판할 수 있다. 너무나 다양한 사례가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이 그런 사례 비판을 뛰어넘을 수 있는 이유는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이론적 등뼈가 튼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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