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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 - 고병권

어빈2 2021. 8. 4.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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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고병권
평점 2

개요
니체의 위험한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작가 고병권이 자신의 생각에 니체 책을 자기 입맛에 맞게 인용하여 쓴 책이다. 그리고 읽을수록 괘씸하다고 느낀게 고병권이란 사람은 '이 책을 읽은 사람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안읽었을거야' 라는 마인드가 저변에 깔려있다는 것이었다.

원래 독서토론 책이었는데 이 책을 사기 전에 이미 집에 차라투스트라 번역본이 있어서 이 책은 고병권 해설만 읽고 번역본은 그냥 집에있는것을 읽으려고 했다. 왜냐하면 고병권의 책을 얼핏 봤을 때 1부는 자신의 해설, 2부는 차라투스트라 번역인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왠걸, 내 관찰력 부족으로 막상 책을 보니 전부 자기 해설밖에 없었다. 그래서 부랴부랴 원래 읽던 번역본을 멈추고 고병권 책을 읽기 시작했다.

느낀점
처음 든 감상은 책을 워낙 쉽게 써놔서 의외로 잘읽히는 것이었지만 중요한 개념어, 예를 들어 '위대한 경멸', '위대한 정오', '가치창조', '몰락' 등은 아무 설명도 없이 그냥 써놨다. 개념어에 대한 정의가 아무것도 되어있지 않으니 책을 아 무리 쉽게 써놔도 이게 도대체 무슨말인지 알 수가 없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아 이사람이 니체 입문하라고 쉽게 써놓다보니 이게 자기계발서같은 두루뭉술한 책이 되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읽으면 읽을수록 이 사람은 자신의 말과 니체의 말을 구별하지 않고 마치 니체의 말처럼 자기의 의견을 교묘히 섞어 보는이로 하여금 니체가 진짜 이렇게 말한것 처럼 보이도록 하였고 어떤 부분은 전체 내용이 그게 아님에도 앞부분만 교묘히 인용하여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데 썼다.

예를들어 노동 가치설을 말하며 노동하느니 전쟁을 하라고 했다는 식으로 니체의 말을 써놨는데 이 부분을 보면서 '아 이 사람은 그냥 막스주의자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귀제 부분도 그렇게 말하고 있다. 나귀제가 아니라 '당나귀 축제'임에도 나귀제라고 써서 뭔가 퇴폐적 종교 제사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 내용도 차라투스트라가 이제 자신이 만나 치유한 영혼들, 예언자-거머리과학자-마술사-두명의 왕 등 여러 사람이 막상 차라투스트라가 치유해 놨더니 안보는 사이 다시 당나귀를 향해 절을하며 기도를 드리는 모습을 강조하면서 신은 죽었지만 신앙은 영원할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근데 이 부분은 치유받은 영혼들이 이제 그 치유를 기쁨으로 승화시키면서 오히려 차라투스트라가 가장 안좋게 봤던 신앙을 가지고 차라투스트라에게 장난을 칠 정도로 이 사람들이 치유됐음을 뜻하는 챕터였다. 즉 해학이 담긴 당나귀 축제인 것이다.

시장도 그렇다.

이 책은 시장에 있는 탐욕스러운 독파리들에 대해 설명하며 인간의 탐욕과 돈에 대한 욕망등의 부질없음을 설명하는데 정작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는 온갖 종류의 사람이 모여있는 시장바닥 저 앞 무대에서 배우(포퓰리스트)와 그를 열렬히 일방적으로 추종하는 사람들에 대해 비판을 한 것이지 인간의 탐욕과 돈에대해 비판하지 않았다.

근데 고병권은 마치 니체가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비판한것처럼 본인 주장을 니체가 말한것 처럼 쓰고있다.

이 책의 챕터 8은 노동과 전쟁인데 니체가 전쟁을 말한 부분, 전사가 되어라는 말은 진실의 정직성을 위해 싸우라는 말이지 노동자가 투쟁하라는게 아님에도 이 고병권은 마치 노동자가 투쟁해야하는것 처럼 써놓고 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고병권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 '위버멘쉬', 우리말로는 초인으로 번역되는 이 단어에 대해서 '초인이라고 하면 슈퍼맨 같은 이미지가 드니까 자기는 위버멘쉬라고 독일어 원어를 선호한다'라고 말하는데 웃긴게 자기가 위버멘쉬를 설명하는게 훨씬 더 슈퍼맨같은 이미지다.

니체는 그 시대와 동떨어진 무슨 산신령같은 얘기를 하는게 아니라 철저하게 타락하고 썩어가는 유럽 문명을 비판한 것임에도 고병권은 무슨 진짜 세상을 초월한 부처같은 인간을 위버멘쉬처럼 그려놓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입문서가 아니라 작가 고병권이 하고싶은 말을 그냥 니체 이름을 빌려서 써놓은 책이다. 제목을 니체의 위험한 책이라고 해놨는데 고병권이야 말로 니체의 저서를 위험한 책으로 만드는 장본인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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