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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대중의 지혜 - 제임스 서로위키

어빈2 2021. 8. 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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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제임스 서로위키

평점 8

 

개요

이 책은 집단지성에 대한 책이다. 흔히들 집단지성 하면서 마치 집단의 지성이 그 어떤 지성보다 우선한다는 식으로 많이 쓴다. 그래서 집단지성은 광장의 촛불을 긍정하는 논리로 쓰인다. 과연 그럴까?

 

내용

이 책의 구성은 이러하다.

 

집단지성이 존재하는 사례를 통해 집단지성이 실제로 있음을 소개한다. 프란시스 골튼의 사례로 시작하는데, 골튼이란 과학자가 우시장에서 소 무게맞추는 대회를 구경하는데 사람들이 소 무게를 써 제출한것의 평균이 실제 소 무게와 거의 일치했더라는 것이다. 집단의 지성은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한것이다.

 

이후 집단 지성이 성립할 수 있는 필수 조건인 독립성, 다양성, 분산화와 의견이 통합 될 수 있는 독립적 기구를 설명한다. 마지막으로는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다양성은 동질적이지 않은 여러 개인들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대한 많은 다양한 종류, 직군, 성질의 사람들이 참여하는 것이 더 정답에 가까울 확률이 높다. 다양성은 기존에 해왔던 방식 외에 새로운 관점과 방식을 추가해줄 뿐 아니라 집단 의사결정의 파괴적 특성을 제거하거나 약화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다. 이 다양성을 무시할 경우 '집단사고'의 덫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집단사고란 '무오류의 환상', '자신들의 주장에 대해 있을 수 있는 반론에 대한 자기합리화', '이견 은 필요가 없다는 확신을 공유할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겉으로 반대자가 없는 것 처럼 탄압한다고 해도 이 집단사고의 결과는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다.

 

집단사고는 어느 집단이 동질화 되어있을 때 빠질 가능성이 높다. 동질화된 집단은 동조화 압력을 많이 받는다. 동조화 압력이 존재하면 집단과 다른 의견을 갖고 있는 개인은 의견을 바꾸게 되는데 대부분의 경우 그들과 의견이 같기 때문이 아니라 그 동질화된 집단에서 외면당해 밀려 나오는 것 보다 그 의견에 동조하는 것이 더 낫기 때문이라고 한다.

 

소 시장에서 투표에 참여한 사람들은 매우 다양했다. 소 도축 전문가도 있을 것이고 소 도매상, 구경온 사람들, 골튼같은 학자 등 서로 연관성이 없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다양성이 갖춰질 수록 한 집단이 편향된 사고를 갖는 것을 막아주고 창의적인 방법을 고안해내는데 유리하다.

 

독립성은 개인의 선택이 누군가에 영향을 받지 않아야됨을 말한다. 어느 집단의 구성원들이 독립적이라면 집단의 지혜가 정확한 예상치를 구해 내거나 좋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는 첫째, 독립성은 사람들이 저지른 실수가 서로 연관되는 것을 막아준다. 개인의 판단 오류가 전체로 번져나가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다. 집단 내에 오류가 존재할 때 개인의 독립성이 확보된 집단이라면 한 방향의 오류로 치닫는 현상을 예방할 수 있다. 둘째, 구성원들이 이미 익숙한 과거 자료 외에 새로운 정보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이를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준다.

 

소 시장의 경우 각자가 생각한 것을 투표함에 넣었고 아무도 무게가 얼마라고 알려주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소 무게와 거의 유사한 답이 나온 것이다.

 

저자는 독립성을 해치는 가장 큰 요소로 '정보연쇄파급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정보연쇄파급효과란 보통 사람들의 결정이 동시에 이루어지지않고 공개된 곳에서 순차적으로 이루어질 때 발생하는 것으로 불완전한 정보를 갖고 있는 사람의 선행된 선택이 순차적으로 이루어 질 다른 사람들의 선택에 영향을 주어 비록 개인이 다른 정보를 갖고 있을 지라도 다수의 선택에 연쇄적으로 동조하는 현상이다.

 

소 시장의 경우 누군가 나서서 소의 무게가 A일것이라 떠들기 시작하고 그에 대해 조금씩 동조하기 시작하면 비록 내가 B 라고 생각할지라도 A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정보파쇄효과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1. 비천대니와 허쉬라이퍼의 모형: 최초에 잘못된 정보를 가진 사람들을 관찰하고 다른 사람이 비록 다른 정보를 가지고 있을 지라도 그것을 따라하게 된다.

 

2. 글래드웰 모형: 정보를 적극적으로 전달하는 사람이 있어서 정보를 확산시킬 경우 많은 사람들이 동조하게 된다는 뜻이다.

 

분산화는 권력이 한 곳에 집중되어있지 않고 중요한 결정 대부분을 지혜로운 기획자 혼자서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좁고 특수한 지식을 보유한 각 개인들이 한다는 것을 뜻한다. 자기 중심적이며 독립된 여러 사람이 동일한 문제를 분산화된 방식으로 풀 때 집단적 해법이 다른 어떤 해답보다 나을 가능성이 높다. 분산화는 전문화를 촉진하고, 전문화로 인해 분산화는 더 성장하게 된다.

 

분산화는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가 말한 암묵적 지식의 핵심적인 요소다. 암묵적 지식은 특정 장소, 직무, 경험에 특화되어 쉽게 요약해 문서 등으로 전달할 수 없는 성격의 지식이지만 가치가 매우 높은 것인데, 이는 분산화가 잘 되어있으면 문제에 더 가까이 접근할수록 더 좋은 해법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집단지성의 필요 조건은 우리로 하여금 광장의 민주주의를 집단지성으로 부르는 것을 방해한다.

 

광장에 다양성이 있을까? 그들은 비록 다양한 나이, 직업, 성격이지만 광장이 추구하는 슬로건에 동질화되어있다. 광장에 독립성이 있을까? 누군가 마이크를 들고 앞에서 선동하고 있으며 반대 의견은 맞아죽기 딱 좋다. 분산화가 잘 되어있는가? 우리는 광장에서의 의사 결정이 어디서 이루어 진 것이며 어떻게 통합되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얼핏 들으면 마치 '위대한 국민'을 긍정하는 듯 들리기 때문에 정치적 선동구로 많이 쓰인다. 그러나 저자 서로위키는 서두에 말하고 있다.

집단지성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고 이는 전문가의 의견보다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집단지성이 옳고 전문가가 틀리다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보완의 관계로 쓰여져아한다.

 

또 저자는 말한다. 집단지성이 적용될수 없는 고도의 분야도 존재한다고. 종로구의 구민 수 십만명의 의견을 모은다고 해서 달에 발을 디딜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마추어 수 천명이 모인다고 이창호를 바둑으로 이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느낀점

광장은 집단지성이 아니라 직접행동으로 긍정될 수 있다. 그러나 직접행동이 비록 민주주의의 결손을 보완하는 하나의 수단이라고 할 지라도 몇 가지 조건들이 존재한다. 더 이상 의견을 표현할 수단이 없고 누구도 의견을 들어주지 않거나, 국민의 뜻을 국민의 대표가 반영하지 못한다 등이다.

 

그럼 집단지성은 어디에서 존재할까? 집단지성이 온전하게 존재하는 곳은 투표소이다. 우리 각자는 정치적으로 어느정도 견해를 가지고 있다. 자한당은 무조건 안돼, 민주당은 이번에 혼좀나야돼 등 우리는 각자 투표소에 들어가 독립적으로 선택을 하며 그 결과는 나는 자한당이 망하길 바랬거나 민주당이 망하길 바랬지만 어느정도 온건한 수준에서 결과가 나옴으 로써 정치적 격변을 예방한다.

 

또 대표적으로 존재하는 곳은 시장이다. 우리는 그 누구도 홀로 살 수 없다. 지금 블로그를 쓰는 내 태블릿을 만들기 위해 몇명의 지능이 들어갔을까? 희토류, 철광석, 석유를 채굴하는 사람부터해서 반도체를 조립하고 버튼을 만들고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테스트를 하고...각 개인은 모두 한가지 일을 하고 있지만 그 결과 태블릿이 만들어진다.

 

이처럼 집단지성은 발휘되는 조건을이 까다로우며 실제 우리가 아는 집단지성이 아닌 경우가 많다. 탈원전을 위해 민간인 공론화위워회를 조직하거나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시민 공론화위원회를 하는건 집단 지성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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