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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대한민국 역사 - 이영훈

어빈2 2021. 8. 3.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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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영훈
평점 8

개요
서울대 이영훈교수의 대한민국 역사 인식은 '취약국가 나라만들기'의 역사이다. 흔히 지금의 잣대로 과거를 심판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특히 한국 근현대사 분야에 만연하다. 이승만 정권은 친일파 청산에 미온했고 독재를 했다는 낙인에 그 어떤 건전한 이해도 배제당하고 박정희 정권 또한 경제발전의 초석이었다는 공은 인정하되 독재자 하나로 박정희 대통령 뿐만 아니라 그 시대가 재단된다.

느낀점
그러나 이교수의 주장은 간단하다. 대한민국은 완제품으로 어디서 뚝 떨어진게 아니라 세계 최빈국이라는 지위, 제한된 자본, 영끌한 노동력과 지식으로 현대국가의 다양한 요소인 민주주의, 삼권분립, 인권, 평등, 법치, 경제발전 등을 하나씩 이루어가는 과정이었고 그 결과 2차 대전 이후 독립한 수 많은 국가 중 대한민국만이 그 위대한 탈출을 달성했다는 것이다.

이 교수의 이런 주장이 논리적인 이유는 현대 역사학의 두 가지 원칙인 1. 사건을 정확하게 이해해야되며 2. 신뢰도가 높은 자료와 낮은 자료가 경합할 시 높은 자료를 선택 한다는 것을 지켰을 때 나오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독재는 나쁜거니까 이승만과 박정희는 잘못된 대통령이며 그 시대는 암흑의 시대였다고 섣불리 판단 하는건 그냥 '나는 중고등학교때 전교조에 세뇌당했었고 이후 어른이 돼서 역사에 대한 공부는 커녕 진지한 고민한번 안해 봤습니다'라는 고백에 지나지 않는다.

이 교수는 지식의 혼돈상태의 책임은 민족주의의 색채가 강한 현 역사계와 역사가에게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반성한다. 그래서 이 교수는 이 책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이 공통으로 갖을 수 있는 사실로서의 역사관을 바란다. 예를 들어 '광복절'이 1945년 8월 15일인지 48년 8월 15일인지에 대한 논란이 지금도 지속되는 것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지 못하고 국민이 공통된 역사를 갖고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사실관계를 알면 해결 될 문제를 70년이 된 지금 시점에서까지 분쟁하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지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45년 해방 후 한국이 얼마나 혼란스러웠고 그 혼란속 이 나라가 어디로 가야될지는 아무도 몰랐으며 그렇기 때문에 각자의 주장들은 각자의 고심과 사명감에 나온 동등한 지위였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예를 들어 이승만의 대통령제와 김성수의 내각제가 부딛히는게, 이승만이 옳은데 김성수가 바보라는게 아니라, 무엇이 옳은지 모르던 시절이기에 각자가 믿는 신념을 가지고 부딛혔다는 것이다.

그리고 군사정권 이후 정체성을 가져가는 과정에서 부터 87년까지의 권위주의 국가가 왜 성립했는지, 심지어 다수의 국민들이 그것을 왜 용인하고 지지했 는지를 설명함과 동시에 그 시대를 이끈 지도자들의 잘못한 점도 세세하게 꼬집으며 사실로서의 역사를 잘 보여준다.

87년 민주화 이후의 역사를 다루고 있진 않은데, 사실상 대한민국의 추락이 87년을 기점으로 시작됐다는 주장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이영훈 교수는 87년 이후 대한민국 2기 역사도 책으로 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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