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28일
파리 여행의 5일차는 몽생미쉘 투어였다.
2016년 아무것도 모른 채 고작 2박 3일간 파리에 있으면서, 뭔 생각인지 몽생미쉘 투어를 신청해서 갔었는데, 사실 몽생미쉘은 파리에서 약 350km정도 떨어져있는 노르망디에 있는 성으로 가는데 버스로 4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3일간 있는 주제에 하루를 털어서 몽생미쉘을 갔다니...지금 생각해보면 웃기지만 동시에 그럴 만 한 가치가 있었다는 평가 또한 내릴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유럽에서 여자친구와 꼭 가보고 싶은 3곳을 꼽으라면, 바티칸의 베드로 성당, 바르셀로나의 성가족성당 그리고 파리의 몽생미쉘이었고, 그래서 당연히 이번에도 투어를 신청했다.
마이리얼트립으로 신청했으며, 거리가 있다보니 가격이 꽤 비쌌던 거로 기억한다.
2016년에 갔을 땐 중간에 옹플뢰흐라는 소도시와 몽생미쉘을 방문하였는데, 이제 그런 투어프로그램은 없어진것 같고, 야간에 몽생미쉘을 보는게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에트르타, 옹플뢰흐 그리고 몽생미쉘 야경까지 보고 돌아오는 프로그램이 대세인거 같았다.
야간까지 보고 오면 도대체 언제 집에오나 싶어서 좀 꺼려졌지만, 여행사 입장에서도 어떻게든 가치를 극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는게 이해가 안가는것도 아니라 가기로 마음 먹었다. 사실 그것밖에 없기도 하고 말이다.
에트르타를 먼저 가게 되었는데, 에트르타는 바다가 아주 아름다운 소도시다. 짧게 있었지만 찍는 풍경 하나하나가 다 작품인 도시었다.







해변에서 바라보는 왼쪽의 바위가 엄마 코끼리바위, 그리고 오른쪽으로 가면 보이는 바위가 애기 코끼리 바위로 불린다.
엄마코끼리 바위는 프랑스의 인상주의 화가 클로드 모네의 그림으로도 유명하다.


두 번째 도시는 옹플뢰흐였다. 2016년에 왔을 때랑 큰 변화가 없는 곳이었다. 마치 시간이 멈춰있는듯한...
여기는 프랑스의 부자들이 별장을 두는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작은 마을에 요트가 한가득 있다.
이 마을에서 유명한 건 내가 볼 때 2가지였는데, 하나는 목조 성당이고 다른 하나는 칼바도스이다.




칼바도스란 노르망디 지역의 특산물이다.
프랑스는 포도로 만든 와인이 유명하지만, 북부지방으로 갈수록 일조량 부족에 습하고 추워 양질의 포도가 나질 않는다. 그래서 포도 대신 선택한 재료가 바로 '사과'이다.
그러나 사과는 포도만큼의 당도가 없기 때문에 사과로는 충분한 발효가 되질 않는다.
그래서 사과를 발효하여 와인으로 만들면 알콜 농도가 낮은 '시드르'가 된다. 알콜 3~8% 정도의 마치 데미소다 사과맛 같은 술이 되는 것이다. 영국에선 사이다라고 한다.
칼바도스는 이 시드르를 증류시켜서 만든 사과 브랜디이다. 도수가 40%로 매우 높으며, 마치 위스키와 같은 느낌이 나는 술이다.
프랑스 북부의 마을들은 각자 자기들만의 칼바도스를 만드는것 같던데, 그래서 옹플뢰흐의 시장에서 칼바도스 시음을 보통 진행하고 있으니, 한 번 먹어보고 사는것도 괜찮다. 나는 두 병 사서 하난 먹고 하난 선물로 썼다.
옹플뢰흐까지 훑고 나면 또 장시간 버스를 타고 드디어 목적지인 몽생미쉘에 도착하게 된다.

몽생미쉘은 마운틴 세인트 미카엘을 프랑스식으로 읽은 발음으로, 원래는 성당으로 지어진 건물이다.
708년 주교 오베르가 꿈속에서 미카엘 천사의 계시를 받아 만들기 시작했다는 전승이 있다. 처음엔 작게 시작했으나, 성벽이 생기고 규모가 커지면서 지금과 같은 크기가 되었다고 한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곤도르의 수도 미나스 티리스가 몽생미쉘을 모티브로 했다고 하며, 그 외에 많은 대중문화에 영향을 준 인류 문화 유산이기도 하다.













윗 부분은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진 성당이며, 그 아래는 기념품을 파는 상점과 식당, 그리고 몇 개의 호텔들도 있다. 그 아래 길들은 마치 중세시대를 걷는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그 아름다움이 참 탁월하다.
이 스케줄 뒤로는 다 같이 저녁을 먹고 몽생미쉘 야경을 보러 왔다.
날씨 때문이기도 하고, 사실 고된 일정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버스 안에 그냥 앉아있고 야경을 보러 나오진 않았다.
노르망디 지역은 원래 비가 많이 와서 사실 좋은 날씨에 몽생미쉘을 보기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야경도 그렇게 이쁘진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저거 보려고 저녁먹고 기다린게 좀 아깝기도 했다.


문화의 힘은 위대하다. 프랑스가 3류 정치에 '혁명'이라 상찬되는 뒤틀린 폭력의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선진국에 위치한 이유는, 그들이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문화의 힘을 십분 잘 이용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럽에 여자친구와 꼭 보러 가고싶은 3대 관광지 몽생미쉘, 성가족성당, 바티칸의 베드로성당 중 드디어 1개를 완료했다는 기분에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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