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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응답하라 자유주의 - 안재욱

어빈2 2024. 6. 2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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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안재욱
평점 6
 

개요

이 책은 경희대학교 경제학과 안재욱 교수가 쓴 자유주의 '한국판'이다. 
 
자유주의 개괄서라고 하기엔, 자유주의에 대한 설명이 최소한으로 되어있고, 한국의 다양한 정치-사회적 문제에서 자유주의적 해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보다 집중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내용

총 38개의 챕터를 통해 자유주의가 무엇인지, 그리고 한국사회의 비자유주의적 행태의 문제점은 무엇인지와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1. 자유주의의 탄생

 

1) 자유주의가 인류에 미친 영향

 

불과 200년 전만 하더라도 소수의 기득권, 귀족과 왕족만 잘 살았다. 심지어 그들 조차도 현대의 중산층 보다 낮은 삶의 질을 누렸다. 자유주의가 인간을 번영으로 이끌었다.

2) 빈곤하게 살 것인가, 풍요롭게 살 것인가


자유주의는 인간의 정신을 풍요롭게 만드는데 큰 관심이 없다. 다만 인간의 내면생활을 발전시켜 나가는데 필요한 외형적 전제조건들을 마련해 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자본주의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재화와 서비스 양을 훨씬 더 많이 평화롭게 공급하게 함으로써 개인이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 소망을 실현시킬 수 있게 한 인류 역사상 최초의 제도이다.
 
3) 사회 전체적인 번영을 이루자

 

자유주의 원리들을 실행에 옮기고 있는 사횔르 자본주의 사회라고 한다.

흔히들 부자들을 대변하는 체제가 자본주의라고 하는데, 이러한 주장은 틀렸다. 자본주의는 특정 집단이 아닌 사회 전체의 이익을 추구하여 왔다.

그리고 자본주의를 선택했던 국가들의 생활수준이 크게 상승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아직도 가난과 불행이 존재한다는 것이 자유주의적 정책에 대한 반대 논리가 될 순 없다.

4) 완벽한 유토피아는 없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보다 앞서 있는 사람에 대해 질투하곤 한다. 이를 정치적으로 선동당하여 분노와 적개심에 사로잡혀 부자를 공격하고 마치 세상에 유토피아가 있는 것 처럼, 그것이 정치적으로 달성될 수 있는것 처럼 착각한다.

유토피아에 대한 환상의 가장 대표적인 예는 맑시즘이다.

 


2. 맨얼굴의 자유주의

1) 시민의 권리 '사유재산권'


사유재산권이 잘 보장된 사회일수록 경제가 발전한다. 사유재산은 자유의 필요조건이며, 개인을 도덕적으로 만드는 경향이 있다.

2) 우리가 가야 할 길 '평화'


자유시장경제의 본질은 자발적 교환활동이고, 이러한 경제활동은 계약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경제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는 평화와 안전을 유지하려는 인센티브가 있다.

전쟁을 피하는 방법은 전 세계적으로 자유 기업, 자유시장경제체제를 확립하는 것이다.

3) 나도 당신과 같다 '법 앞의 평등'


모든 사람은 '자기소유권'을 가지고 있다. 법앞에 평등이란 이 기본궈을 보호하는 법을 만들고 이 법에 의해 모든 사람이 불평등하게 다루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법 앞의 평등이 아닌 경제적인 평등을 추구한다면, 오히려 불평등이 심화된다.

4) 작을수록 좋다 '작은 정부'


자유주의는 강제력이 없다면 사회의 존립이 위태로워 진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다.

따라서 자유주의는 우리 사회에 국가, 법률, 그리고 정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다만 그 역할이 개인의 생명, 신체, 자유, 사유재산권을 보호하는데 제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국가권력이 비대해진다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것은 사람이 사람에게 입히는 해악이다.

 


3. 자유주의가 그 어떤 체제보다 우월한 이유

1) 빌게이츠와 조용필의 부는 정당하다


부의 불평등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부의 불평등은 경제의 파이를 키우며, 자본주의의 계층이동성을 통해 가난한 사람이 위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한다.

2) 인센티브의 힘, 죄수들의 생존율마저 높이다


19세기 영국이 호주로 죄수를 이송할 때 생존률은 불과 40%였으나, 죄수 1인당 도착지에서 계산하는 방식으로 바꾸니 생존률이 98%로 올라갔다. 이처럼 인센티브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서 사람들로 하여금 바람직한 일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반면 사회주의는 인센티브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망한것인데, 사회주의는 사유재산권을 부정하기 때문에 열심히 일할 인센티브가 거세되며, 중앙계획에 의한 생산이기 때문에 경쟁에 따른 이윤의 인센티브가 없으며, 마지막을 가격제도가 없기 때문에 가격 조정에서 나오는 인센티브가 없다.

3)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실패에서 배우는 가격통제의 폐단


로마제국의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곡물 가격 통제로 곡물 생산자들이 시장에 곡물을 출하하지 않게되어 심각한 식량 부족 현상이 발생했었다.

이처럼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가운데 어딘가에 혼합주의라는 제 3의 길이 있다는 생각은 허상이다.

4) 비교우위 생산으로 생산량을 늘리다


로빈슨 크루소와 프라이데이의 예시에서 보듯이 비교우위는 모두에게 이익이 되면서 사회 전체의 생산성을 증대시킨다.

자본주의는 비교우위가 시장에서 자유롭게 결정될 수 있도록 하여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기능을 한다.

5) 굿 바이 아프리카! 자본주의는 제국주의가 아니다


자본주의를 제국주의라고 이해하는 사람이 있는데 틀렸다. 고대의 제국주의는 자본주의와 아무 상관이 없으며, 17-18세기의 제국주의의 경우에도 식민지 정책들은 중상주의에 따른 결과였지 자본주의가 아니다.

심지어 아담스미스 같은 자유주의자들은 미국 식민지 등에 크게 반대했던 사람들이기도 하다.

자본주의를 제국주의라고 이해하는 한, 아프리카는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6) 1930년 대공황과 양들의 침묵, 자본주의 탓이 아니다


대공황의 원인은 1) 1920년대 미국 정부의 통화팽창정책으로 거품이 생긴것과, 2) 후버 정부의 반시장적 정책 때문이다.

후버 정부 이후 들어선 루즈벨트 정부는 '뉴딜'정책을 통해 성공적인 경제 부흥을 일으켰다고 알려져있지만, 실제적으로 반시장적 경제정책의 계승으로 경제는 회복되지 못하였다. 2차 대전 이후 트루먼 정부에 들어서야 경제는 살아났다.


7)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의 차이, 광고는 가치있는 서비스다


광고는 정보의 부족을 해결해주고 경쟁을 촉진하여 결국 소비자의 후생을 증가시킨다.

8)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배운다


2008년 금융위기의 원인은 1) 정부의 방만한 통화팽창정책, 2)모기지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 3)모기지 전문회사의 도덕적 해이 때문이다. 즉, 근본적인 원인은 시장을 교란시킨 방만한 정부의 시장개입에 의해서이다.

9) 금리도 가격이다, 금리에 대한 오해와 진실


가격통제는 시장을 파괴하는데, 금리 또한 가격이기 때문에 통제하면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인위적인 금리 인하의 부작용이 2008년 금융위기 사태 같은 것이다.

10) 스냅 샷 오류, 중국경제 성장은 시장경제를 도입한 덕분이다


중국의 경제성장, 박정희의 경제성장을 정태적으로 보고 중국형 사회주의 국가 또는 국가주도형 개발경제도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틀린 주장이다.


앞 뒤의 문맥을 보면, 둘 다 반시장적 제도를 시장적으로 고쳤기 때문에 경제가 성장한 것이다.

11) 통화팽창정책은 비자발적인 소득재분배를 야기한다


통화팽창정책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데, 인플레이션이 높을수록 소득 불평등도가 커진다.

12) 중국인 상점 습격사건에서 보는 삶의 질과 통화정책


1990년 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진 화교 습격 사건은 인도네시아의 잘못된 통화정책에서 발생한 사람들의 궁핍이 원인이지, 인도네시아 상권을 장악하고 있는 화교 때문이 아니다. 나쁜 통화정책은 국민들을 궁핍하게 만든다.

13) 악법화가 양법화를 몰아낸다, 그레샴의 어두운 그림자


악화와 양화가 정부에 의해 동일한 비율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면, 양화는 구축된다.

반면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 시장에서는 오히려 양화가 악화를 몰아낸다.

 


4. 대한민국에 자유주의의 날개를 달아 주자

1) 사회를 풍요롭게 만드는 첫 번째 조건, 경쟁을 북돋우자


자원은 희소하기 때문에 우리는 경쟁을 피할 수 없다. 우리가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운명에 놓여있다면, 생산적인 경쟁을 하는 것이 낫다.

생산적인 경쟁은 지유경쟁 사회에서만 가능하며, 무자비한 약육강식이 아닌 사람들간의 협동을 유도하고 생활 수준을 제고시킨다.

2) 진입 및 퇴출 장벽이 존재해서는 안된다


시장점유율이 높다고 독과점이 아니다. 자유 시장경제라면 독점 사업자도 언제나 잠재적 경쟁자들에 의해 가격 하락 및 생산성 향상 압박을 받기 마련이다. 이를 정태적으로 보고 단순히 점유율이 높다고 반독점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

3) 보호만이 능사가 아니다


자유무역은 참여자 모두를 잘 살게 한다. 이를 반대하는 보호주의 무역은 경제 발전을 늦추구, 보호되는 영역에 있는 사람들만을 보호하여 다른 모든 이들을 희생시킨다.

4) 고개 숙인 청년들을 일으켜 세우자


높은 청년실업률을 해소하기 위해선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풀어야 한다.

5) 투기보다 무서운 것은 시장을 무시한 부동산 정책이다


토지공개념, 분양가 통제, 종부세 등 다양한 부동산 개입 정책이 부동산 시장을 망친다.

6) 공기업 민영화로 소유권을 분명하게 해 주자


공기업은 태생적으로 비효율성과 도덕적 해이를 갖고 있다. 이를 민영화로 해결할 수 있다.

7) 학교, 학부모, 학생들에게 교육에 관한 결정권을 돌려주자


국가가 교육을 독점하여 교육 서비스의 고객인 학생과 학부모의 결정권을 박탈하였기 때문에, 한국의 공교육 수준이 낮고 사교육비는 계속 상승한다.

8) 정부를 다이어트하자


정부가 커지면 자연히 시장에 대한 간섭이 늘고 민간이 쇠퇴하여 경제가 나빠진다. 한국의 장기침체는 이 때문이다.

9) 경제적 자유를 확대해 소득불평등도를 낮추자


자유로운 시장경제는 소득 불평등도를 해소하고, 정부의 재분배 정책은 소득 불평등도를 높힌다.

10) 중소기업적합업종제도는 실패했던 정책의 재탕이다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대기업의 진입을 막는 것은 효과도 없이 소비자의 후생을 감소시키고 산업과 경제발전을 후퇴시킨다.

11) 초과이익공유제는 동반성장의 숨은 방해꾼이다


결과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 협력사가 이익을 공유한다는 것은 대기업 재산을 처분할 권리가 있다는 뜻이고 이런 점에서 이익공유제는 반시장적이다.

12) 통큰 치킨의 운명은 소비자들의 선택에 맡기자


통큰 치킨, 재벌빵집 등 소비자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닌 정치적 논리에 따른 개입은 경쟁을 악화시키고 후생을 후퇴시킨다.

13) 일감 몰아주기, 비난보다는 합리적인 방안을 찾자


너무 높은 상속세가 일감 몰아주기의 원인이 되고 있다.

14) 응답하라! 금융감독, 도덕적 해이가 문제다


저축은행 문제 등 금융감독 당국의 도덕적 해이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의 기능을 대폭 축소해야 한다.

15) 빈곤층 문제는 사회안전망을 튼튼하게 만들어 해결하자


경제민주화를 앞세워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고 있는데,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하도록 개입은 줄이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빈곤은 사회안전망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16) 창의와 혁신의 기업가정신을 살려야 한다


경제 성장의 원동력은 기업가 정신이다. 그러나 경제민주화는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킨다.

17) 시장의 힘을 방해하는 제도와 규제를 걷어내자


자유주의가 살기 좋은 국가를 만든다. 규제와 간섭이 많아질수록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고 부패가 만연하게 된다. 보편적 복지국가는 실패할 수 밖에 없다.
 
 

느낀점

 자유주의를 개괄하려고 하지만, 다루고 있는 챕터가 매우 많아 깊이 있는 내용을 잘 다루지 못해, 처음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유주의가 진짜 킹왕짱인데 왜 너넨 모름?'같은 이미지를 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비록 책이 가볍다 하더라도 책 자체가 정의-현실진단-해결책이라는 완결적 구조를 갖추고 있어서, 이 책의 표지에 적힌 '논술도 교양도 OK'라는 슬로건에는 상당히 적합한 책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루고 있는 내용이 어려워 과연 논술을 해야 하는 고등학생들이 이를 이해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특히 4장은 적어도 1년 이상은 신문을 읽어온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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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욱 교수가 말하고자 하는 바에 대해선 충분히 동의할 수 있으며, 자유주의가 온전히 적용됐을 때 분명 더 나은 결과가 나올거라는 교수의 말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자유주의가 모든 문제의 오류 없는 답인것 처럼 쓰여있는 서술을 보면, 자유주의를 제대로 안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했으니, 더 제대로된 자유주의를 하면 된다는 말처럼 보이데, 이는 소련을 보며 '쟤들은 제대로 된 공산주의를 안해서 그렇게 된거야'라는 변명과도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만약 교수의 말처럼 자유주의가 엄청난 답이라면, 왜 교수는 '아나코 캐피탈리즘'의 관점을 취하진 않는지 잘 모르겠다. 자유주의가 극에 달하면 결국 아나코 캐피탈리즘이 아닌가? 안재욱 교수는 자유주의는 무정부주의가 아니라고 주장하는데, 아나코 캐피탈리즘은 무정부이지만, 정부의 역할을 기업이 대신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책에도 나왔듯이 교수는 악법화와 양법화의 예시를 드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중앙은행폐지는 아나코캐피탈리즘에 가깝지 않은가?

사실 아나코 캐피탈리즘이 아니라면, 자유주의의 그레이존에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말 그대로 변화하는 관습에 따를 수 밖에 없게 되는데, 이는 'ism'으로서는 약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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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첫 부분엔 자유주의가 어떤것인가에 대한 개괄이 담겨있는데, 그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자유주의가 관심갖는 것은 개인의 행복 등 주관의 영역이 아니라 개인이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외부적인 전제조건에 신경을 쓴다는 것이었다.

즉 공리주의적 사고방식인데, 행복하던 말던 그건 모르겠고, 행복하기 위해선 어쨋든 인간은 어느정도 소득이 있어야 되니까, 그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일자리를 만들고, 기업을 활성화시키고, 보다 자유로운 경쟁 사회를 만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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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0년 전에 나왔기 때문에 4장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들은 10년 전의 대한민국 이슈들이다. 10년 전엔 논쟁거리들이었지만, 지금 와서 보면 대부분 안재욱 교수의 말이 맞았다. 사실 자유주의가 안재욱 교수 주장대로 가장 우월한 이유는, 인간의 나약함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이를 법치라는 이름 하에 양지에 올려놓고 경쟁시키기 때문이다.

과거의 시스템들은 전부 인간의 욕망을 제어하고 인간을 통제하려는 것들이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가장 큰 실패 이유가 무엇인가? 인간이 이익을 추구하고 소유하려는 본능 그 자체를 통제하려 했기 때문이다. 수요를 통제하여 가격을 안정화시키려고 했지만, 경제는 전혀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그럼 온전한 자유주의 국가가 되면, 이 모든게 해결될까? 그렇지는 않다. 왜냐하면 온전한 자유주의 국가에서 행복할 수 있는 사람들은 인생을 '열심히' 사는 사람에 한하기 때문이다. 일안하고 놀고 먹고 남의것 뺏어서 편하게 생활하고 질투하고 마녀사냥하는 사람들이 살기에 자유주의 국가는 매우 몰인정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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