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정용훈 글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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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원자력공학 여름학교 강의차 일본에 와 있습니다.
요즘 방사능과 방사선 피폭이 다시 이슈가 되어 펜앤마이크 뉴스 시간에 인터뷰를 전화로 했습니다. 다 보실 분들이 많지 않으실테니 요지를 정리해드립니다.
Q. 민주당에선 일본 전역이 방사능에 오염됐다고 주장하며 여행금지 구역을 후쿠시마뿐만 아니라, 도쿄 포함 전역으로 넓혀야 한다고 합니다. 여기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지요?
- 말이 안되는 이야기입니다. 후쿠시마에도 거주가 금지된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방사선량이 다른 지역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전반적으로는 우리나라보다 낮습니다. 동경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 요즘 동경 핫 스팟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핫 스팟은 말 그대로 핫 스팟으로 일부 매우 한정된 지점(평소에 비만 오면 늘 물이 고이는 강가의 저지대 일부 웅덩이. 여기엔 사람이 거주하지도 않지요.)에만 방사능이 있는 상태입니다. 핫스팟을 조금만 벗어나도 방사능은 측정되지 않는 상태입니다.
- 이건 마치 비온 뒤 웅덩이에 고인 물 깊이를 측정하고 그 지역이 완전히 침수되었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 일본 땅 70%가 오염되었다는 근거가 되는 논문에 이미 “이 논문이 제시하고 있는 오염의 정도는 실제 측정한 값이 아니고 여러 가정을 기반으로 계산해 본 결과이므로 자료의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라고 미리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논문 저자가 측정치와 비교해봤을 때 계산이 잘못되었다고 바로잡았습니다.
- 또한, 그림에 파란색 보라색 등으로 표현된 곳은 5Bq/kg 이상의 농도를 보이는 지역을 모두 사고로 인한 오염지역으로 생각하고 일본 땅 70%가 오염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나라 토양에 대한 1992년부터 1997년 사이의 조사 자료를 보면 평균 23-38Bq/kg 정도의 세슘이 있었습니다.
과거 60년대 핵실험에 의한 세슘이 우리나라 토양에 kg당 수십 베크렐 정도는 들어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 땅 70% 오염이라 주장한 근거로 들고 나온 지도에서 파란색이나 보라색 등으로 표시된 지역(5베크렐/kg 이상 지역)은 후쿠시마 사고 전이나 후나 별 차이가 없는, 즉 사고로 인한 추가 오염이 발생하 지 않은 지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토양에도 20-30 베크렐/kg이 평균적인 세슘 농도였습니다. 이걸 모두 사고로 오염된 지역이라고 하는 것은 오류입니다. 우리나라 땅을 같은 색깔로 칠한다면 거의 전역이 보라색과 파란색으로 칠해질 겁니다. 일반적으로 눈이 많은 지역은 세슘농도가 높게 나옵니다.
대부분 60년대 핵실험에 의한 낙진이 축적된 것 뿐이며, 눈이 많은 지역은 눈에 섞여 내린 세슘이 서서히 녹아내리는 눈물에 섞여서 땅으로 스미다가 토양에 바로 잡혀버린 것입니다. 반면 비가 많은 지역은 세슘 농도가 낮습니다. 한번에 물을 부어버리니 세슘이 토양에 잡힐 겨를도 없이 흘러흘러 바다로 가버리고 말아버립니다. 수십 베크렐/kg 정도로는 아무 영향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무의미한 수준입니다.
- 우리나라 농산물에도 방사성세슘이 약 4-2,500 밀리-베크렐/kg 정도 들어있습니다. 즉 1 베크렐/kg 내외 정도는 들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죠.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모든 종류의 국내산 농산물에도 방사성 세슘이 아주 미량이 들어있다는 것입니다. 더러는 검출한계 때문에 검출이 안 되는 경우는 있지만 세슘은 100% 들어 있습니다. 이런 미량은 영향이 없습니다.
Q. 동국대 모교수는 일본인들이 방사능에 오염된 음식을 섭취해 암과 유전병에 시달린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생각은?
- 암환자 증가는 병원 자료를 잘못 이용해서 생긴 오류입니다. 다른 지역의 병원이 문을 닫아 병원에 오는 환자 수가 늘어난 것을 발병이 많은 것으로 잘못 이야기 한 것입니다.
- 비유하자면 옆 시군의 학교가 없어져서 갑자기 전학생이 일시적으로 증가했는데 출생이 증가했다고 하면 틀린 이야기인 것과 같습니다.
- 그리고, 갑상선 암 폭증 등의 보도도 틀렸습니다.
1) 원래 자료에는 ‘갑상선 암’이 아니고 ‘갑상선 이상’이라고 되어 있습 니다.
2) 비교를 위해 일본 내 다른 지역도 전수 조사를 했더니 오히려 더 높게 나왔습니다. 후쿠시마현의 갑상선 이상 비율이 40%대가 나왔는데 일본의 북부, 중부, 남부 세 지점의 갑상선 이상을 전수조사했더니 50%대가 나왔습니다. 이 정도는 오차범위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전수조사하면, 즉 검진을 몽땅 다 하면 환자 수가 늘어나는 것을 후쿠시마 암환자 폭증으로 잘못 이야기한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갑상선 암 검진 늘면서 갑상선암이 폭증한 경험이 있습니다. 전수조사의 함정을 알았는지 몰랐는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잘못 해석한 것입니다.
- 확인을 위해 후쿠시마현 암 등록 보고서 등을 보면 다른지역과 다르지 않게 변화가 없습니다.
- 게다가 사고 직후 외국인들이 출국해서 거주민이 감소한 것을 후쿠시마 사고로 인한 사망으로 인구가 줄었다고 하는 등 수 많은 가짜뉴스들이 있습니다.
Q. 민주당은 일본 올림픽 보이콧이 전세계로 확산될거라고 주장하는데요. 실제로 원자력 전문가로써 세계 학계의 시각은 어떻습니까?
- 일본의 방사능 오염으로 올림픽 참가가 위험하다고 하면 동의를 받을 수 없을 것입니다.
- 일본사람들이 거주하는 곳에서 올림픽이건 성화봉송이건 이루어질 것인데 일시적 행사를 위해 방문하는 선수단이나 봉송주자들이 위험하다면 주민들은 살 수 없겠죠. 그리고 이미 증상이 나타났겠죠.
- 세슘 방사능은 측정이 쉽습니다. 우리가 만약 볼 수만 있다면 땅에서 나오는 빛과 같아서 바로 보입니다. 숨길 수가 없어요. 게다가 웬만한 것은 그냥 뚫고 나옵니다. 숨긴다고 숨겨지는 것이 아닙니다. 백일하에 드러나 있는 세슘에서 나오는 감마선은 숨길 수도 속일 수도 없습니다.
- “일본에 세슘이 있다. 혹은 아직도 세슘이 많이 있는 지역이 남아있다.” 이것은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일본 전역에 세슘이 널려있다.”거나, “일본에서 올림픽을 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은 과장되고 틀린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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