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멋대로/경제

양극화에 대한 오해와 진실

어빈2 2021. 9. 14.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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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 대한 오해들은 대부분 통계를 가지고 장난치는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대로 프레이밍 되면 종 치면 침흘리는 개처럼 단순한 명제로 작동하게 되는데, 양극화가 대표적인 예이다.

 

스스로도 불완전한데 그런 인간들이 모여 이룬 사회가 완벽하다면 이는 거짓말일 것이다. 양극화도 인간이 존재하는 한 없어지지 않는 문제다. 늘 상 지녀야 하는 것이기에 이를 근절하는 것이 아니라 줄어들도록 하는게 올바른 목표일 것이다. 

 

그럼 대한민국은 지금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을까? 하루라도 우리는 대한민국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말을 안들으면 이상할 정도다. 

 

양극화는 빈부격차가 극단화 되는것으로 '1:99사회' 라는 프레임으로 대표된다. 그리고 점점 나빠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특히 '보수'정권에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거짓말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

 

사실 일반적으로 생각해봐도 더 나빠지는 것이 타당해 보이는데 이는 인간이 본능적으로 과거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겪어보지 못한 과거에 대한 공상적 향수는 특별한데 그러한 관념이 행동을 지배하는 대표적인 예가 공산주의라고 할 수 있다. 공산주의에서 주장하는 공동소유-분배는 바로 원시공동체에 대한 향수다.

 

그래서 양극화도 시간이 지날수록 나빠진다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러나 적어도 통계상으로 양극화를 증명하는 자료들은 부실하다고 할 수 있다.

위 표는 선진국에 비해 대한민국의 양극화가 심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우선 OECD통계의 문제점은 대한민국은 OECD에 가입하지 않은 나라보다 소득순위가 낮다는 것과 OECD안에서도 거의 꼴찌라는 것이다. 그러니 'OECD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라는 말은 우리 형편에 맞게 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게 보면 이 통계도 꼴찌에 맞는 통계다.

 

그러나 그걸 개선해야한다는 것과는 다른 문제고 우리나라가 적어도 선진국 중에선 심하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이 과연 사람들이 증오해 마지않는 자본주의, 신자유주의의 탓일까?

 

요즘들어 대한민국이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명제는 참으로 보인다. 물론 보수 정권에서 오히려 양극화는 개선되었고 노무현-문재인 정권에서 가장 극심했지만, 정권을 떠나서 양극화 자체가 크게 개선되고 있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이유는 자본주의 착취 때문이 아니다.

 

양극화 통계를 교란하는 세가지 이유는 수명, 여성의 사회진출, 1인가구의 증가다.

 

첫번째로 수명의 증가다.

 

수명은 자연과 인간 사이의 긴장감을 보여주는 통계로, 인간이 자연을 어떻게 관리하고 극복하느냐에 따라 수명은 바뀐다. 

 

우리나라는 건국 이후 수명이 급격하게 늘었다. 예전엔 60살에 죽고 자식이 여러명이었기 때문에 상속할 재산도 적고 받을 사람이 많아 이전되는 부의 축적도가 낮았다.

 

부를 축적하는 방법은 저축과 상속이 있는데 이 당시 대한민국의 상속자산과 저축자산의 비율 통계를 보면 상속의 비율은 25%정도고 저축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즉 물려받는것 보단 당대의 노력에 의해 축적하는 부가 많았다는 것이다.

 

러나 상속의 비율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 이는 수명이 증가하면서 능력이 뛰어난 사람(전문직)은 은퇴 후에도 돈을 벌거나, 은퇴 후 5년뒤에 죽는 예전과 달리 20년을 더 살기 때문에 훨씬 상속할 재산이 많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 명의 자식에게 상속하기 때문에 상속재산의 비율이 커지는 것이다. 

 

두번째는 여성의 사회진출이다.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증가했는데 이 때문에 결혼 문화가 바뀌고있다. 직업 있는 남자는 직업 있는 여자와 결혼하기를 원하고 맞벌이 부부가 보편화됐다. 남자가 대기업, 여자가 금융권을 간 커플이 결혼하면 소득이 대한민국 10퍼센트 안에 들어간다. 자산이 많은건 아니지만 소득이 최상위층으로 편입되는 것이다.

 

반면에 남자가 직업이 없으면 결혼 하기 힘든, 소득 수준이 결혼 수준을 결정하게 되는 사회가 됐다. 그렇기 때문에 신혼부부간의 양극화는 실제로 존재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세번째 이유는 1인 가구의 증가다.

 

우리나라는 세계에 유래없이 빠른 속도로 1인가구가 증가하고 있는데 현재 400만 가구가 넘었다고 한다.

 

이런 가구들 중엔 사별이나 이혼 등으로 1인 가구가 된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이 자취생, 독립한 가구, 골드 미스 등이다.

 

자취생의 경우 알바 외는 소득이 없지만 가족의 소득 구성원으로 들어가있기 때문에 가난한 것이 아니다.

 

독립가구도 마찬가지다. 8천만원을 버는 가구에서 3천만원의 연봉을 받는 자식이 독립하면 가난한 1인가구가 증가하는 것 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보면 총 소득이 늘어난것이지 가난한 계층이 늘었다고 할 수 없다.

 

번외로 입만 열면 떠드는 것 중 하나가 노인 빈곤 문제다. 1인 노인가구가 늘고있는데 노인빈곤은 대한민국에서 큰 문제처럼 인식되고있다. 그러면서 드는 통계가 OECD 노인빈곤률 통계다.

 

이 통계를 근거해서 대한민국 노인의 절반이 빈곤하다고 하는데 그런가? 우리가 실제로 보는 노인 두 명중 한명은 빈곤해 보이던가?

 

OECD통계는 노인 빈곤률을 소득 기준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이런 착시가 생긱는 것이다. 물론 소득이 낮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긴 하지만, 그거랑 빈곤율은 다른 문제다. 대한민국은 노인자산 구성 중 부동산이 압도적으로 많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집에 대한 집착이 크다. 때문에 부동산을 자산보유의 방식으로 택하는 경우가 많다.

 

위의 표는 60세 이상 노인의 자산구성을 보여주는데 부동산이 압도적으로 높다. 그리고 개인이 소유한 토지중 55퍼센트 이상이 60세 이상이 소유하고 있다. 물론 그것도 농지가 포함되어있기 때문에 세세한 분류가 필요하겠지만, 단순히 소득만 가지고 빈곤을 따지면 안된다는데에는 큰 영향을 주는 변수가 아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이 상황 그대로 시간이 흘러가면 자연히 양극화는 심해진다.

 

그렇다고 해서 위 세가지 이유들을 전부 롤백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정의롭지도 않다. 그러나 이 이유들은 양극화 통계에 큰 착시를 심어주고 있으며, 이는 우리가 양극화 문제를 뜯어봐야함을 시사한다. 

 

또한 불평등이 심해진다 주장하며 자본주의 탓을 하는 사람들은 불평등이 자본주의의 속성이 아니라 인간의 속성임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지금과 중세를 비교 하면 뭐가 더 불평등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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