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멋대로/영화

[애니리뷰] 고질라 3부작(GODZILLA)

어빈2 2021. 9. 5.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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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6
개요
2017년부터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3부작 고질라 애니메이션으로, 편 당 1시간 30분 정도의 분량이다. 위키를 찾아보면, 고질라 팬들에게는 외면된 작품이라고 하는데, 고질라가 주인공이 아닌 배경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난 일본의 고지라 시리즈를 본적이 없고 영화도 98년, 2014년 헐리웃 고질라를 본게 다이다. 그래서 고질라 팬이 아닌 입장에서 리뷰를 쓴다.

내용(스포일러 포함)
1부
언제부턴가 지구에 괴수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인간과 괴수와의 싸움이 치열해지던 때, 갑자기 고질라가 나타나 인간과 괴수 모두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엑시프와 빌살루도라는 외계인들이 마치 인간을 지켜보고 있었던것 처럼 인간을 돕기 위해 지구로 오고 고질라와의 싸움에 힘을 보텐다.

괴수와의 싸움에선 승리를 거두기도 했던 인간들이었지만 외계인들의 도움에도 고질라의 힘 앞에선 무력하게 쓰러져갔고, 결국 지구를 포기하고 떠난다. 그리고 20년이 흘렀다.

주인공인 사카키 대위는 불만이 많다. 4천명도 남지 않은 인류(플러스 외계인 두 종족)가 지구 외에 생명이 살 수 있는 행성을 찾으러 다닌지 20년이 지났지만 아무 희망도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인류는 다시 지구로 돌아가기로 하고 때마침 사카키 대위의 고질라 격퇴 계획이 채택되면서 인류 최후의 고질라와의 싸움을 시작한다. 그들의 모함은 지구 궤도에서 대기하고 600여명의 결사대가 조직되어 지구로 강하한다.

지구로 돌아온 일행은 자신들이 떠난 동안 지구의 시간은 2만년이 지났음을 깨닫고 심하게 변한 지구에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 게다가 처음 보는 와이번 같은 괴물들에게 공격당하면서 후퇴를 결심한다.

후퇴하는 도중 고질라와 조우한다. 싸우기로 결심한 일행은 큰 희생을 치루지만 결국 고질라 퇴치에 성공한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원조 고질라가 나타나면서 일행은 산산조각난다.

2부
2만년이 지난 지구는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이었지만 나름대로 고질라와 공존하도록 진화한 토착민들에 의해 주인공 일행들은 구조된다.

토착민들은 원시적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데 그들이 쏘는 화살에 와이번들이 쉽게 죽자 빌살루도인들이 의아하게 여겨 화살촉을 보니 빌살루도 문명의 극한 나노메탈로 된 화살촉이었다.

예전에 빌살루도인들이 지구를 도와 고질라랑 싸우기 위해 만든것이 그들 문명의 정수인 나노메탈로 만든 메카 고질라였다. 그러나 메카 고질라는 기동에 실패하고 결국 고질라한테 파괴됐었다.

그러나 2만년 동안 나노메탈은 끊이없이 자가증식을 했고 도시를 형성하고 있었다. 2부의 제목이 결전기동증식도시인 것이 나노메탈이 스스로 자가증식하면서 도시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빌살루도인들은 메카고질라시티로 고질라를 유인해 죽일 생각을 한다. 또한 그들의 기술을 이용해 3대의 초강력 비행 로봇을 만들어 고질라를 유인하기로 한다. 

 

그러나 주인공을 비롯한 일행들은 빌살루도인들이 하나 둘씩 메카고질라시티에 동화되는 모습을 발견하다. 따져묻는 주인공 일행들한테 빌살루도인들은 단호하게, 고질라를 쓰러트리기 위해서는 메카고질라시티의 나노메탈에 동화되어야 함을 주장한다. 또한 이는 자신들의 선택이지 강제가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용기를 기려야한다고 말한다. 

 

선택했다는데 어쩌랴 주인공 일행은 로봇을 타고 고질라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그때 로봇을 비롯한 메카고질라시티는 주인공 일행을 비롯한 모두를 동화시키기 시작하고 주인공은 강제로 모두를 흡수하는 메카고질라시티가 설령 고질라를 쓰러트리더라도 또 다른 괴수가 될 것을 두려워한다. 

 

결국 빌살루도인과 다툼 끝에 주인공은 고질라가 아닌 메카고질라 시티를 공격하고, 메카 고질라시티가 파괴되면서 2부가 끝난다. 

 

3부

빌살루도인들이 퇴장하고 메카고질라시티의 파괴로 모선과 연락도 끊긴, 몇몇 살아남은 주인공 일행은 토착민 마을에서 통신할 방법을 찾고 있다. 

 

빌살루도인들이 과학을 신봉하는 종족이었다면 엑시프는 종교를 신봉하는 자들인데, 그들의 순기능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평온을 찾곤 했다. 그러나 일이 이렇게 돌아가자 생존자들은 점차 종교에 의존하기 시작했고 광신적 모습을 띄기 시작한다. 

 

엑시프의 사제도 이 때다 싶어 적극적으로 포교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또 다른 무언가를 꾸미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우주에서 이상한 변화가 발견되고 아공간이 열리면서 지구 궤도를 돌고 있던 모선이 폭발한다. 그리고 모선을 부순 기운은 그대로 지구로 내려와 고질라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이 모든 것이 사실은 엑시프 사제들의 숨은 의도였다. 그들은 원래 뛰어난 지혜를 가진 종족이었는데, 그들의 지혜가 어느 순간 미래를 예측하기에 이르렀고, 그 미래에는 '기도라'라는 초월적 존재에 의해 멸망할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었다고 한다. 

 

결국 엑시프는 어처피 멸망하게 될 거, 기도라를 신으로 모시기로 하고 기도라에게 자신들과 자신의 행성을 바쳤다. 그리곤 소수 엑시프의 사제들은 우주를 떠돌며 기도라의 제물이 될 곳을 찾고 다녔으며, 이번엔 지구와 고질라를 그 제물로 바치기로 한 것이었다. 

 

아공간에서 나타난 기도라는 다른 차원에서 고질라를 공격했고 고질라의 모든 반격이 무효화되면서 고질라는 서서히 패배하기 시작했다. 그 때 주인공은 기도라에게 고질라와 지구를 넘겨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주인공 일행은 기도라를 지구로 불러오고 있는 가이드가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결국 주인공은 기도라를 지구로 소환하고 있는 엑시프의 사제를 처단하고 기도라는 고질라에게 패배하게 된다. 

 

에필로그

모함도 터지고 이제 소수밖에 남지 않은 인류는 토착민과 융화되어 같이 살아가기 시작한다. 자신들의 총과 갑옷을 내려두고 토착민들의 옷과 도구를 사용하면서 살아가는 인류.

 

어느날 박사가 나노메탈로 만들어진 로봇을 복구 시키는데 성공하는데, 사카키 대위를 불러 이 로봇의 복구를 완료하면 로봇의 데이터를 이용해 다시금 문명을 되살릴 수 있다고 말한다. 

 

그날 밤, 사카키 대위는 그 로봇을 타고 홀로 고질라를 공격하고 결국 고질라에게 죽음을 맞이한다.

 

느낀점

난 일본의 고지라 시리즈를 본 적은 없고 98년 헐리우드의 고질라, 그리고 애런 테일러 존슨과 엘리자베스 올슨이 나오는 고질라를 본 적이 있다. 원래 남자들은 로봇이나, 괴수물 등에 판타지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딱히 내용과 관련 없이 좋아하곤 하는데, 그래서인지 고질라는 평을 떠나서 늘 관심갖는 케릭터이다.

이번작은 고질라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괜찮은 작품이다. 그러나 기존의 고질라 팬들에게는 외면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1부는 그나마 인간과 고질라의 싸움을 잘 그렸지만, 2부에는 마치 메카 고질라가 나올것 처럼 하더니 전혀 나오지 않고 3부는 킹기도라랑 고질라와의 싸움처럼 포스터는 만들어 놓고 실제로는 엉성하게 싸우는 내용이었다. 

 

에필로그에서는 사카키 대위의 마지막 자살 돌격이 너무 뜬금없어서 이해가 안된다는 말들이 있는거 같다. 그러나 사카기 대위가 자살 돌격을 한 이유는 상당히 심오한데, 도중에 토착민들에게 사카키가 질문하는 장면이 나온다. 

 

사카키가 토착민에게 고질라와 증오에 대해 묻는데, 토착민은 증오라는 단어를 모르며, 자신이 번개와 천둥, 지진을 무서워하는것 처럼 고질라를 무서워하지만, 그렇다고 번개와 천둥 지진을 증오하지 않는것 처럼 고질라도 증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고질라 또한 자연의 한 현상으로 토착민들은 공존을 택한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고질라도 토착민들만 타겟해서 공격하거나 그러지 않는 것이다.

 

사카키는 고질라에 대한 증오가 결국 이 모든 일의 원인이며, 사카키 스스로는 부모를 고질라의 공격으로 잃은 기억이 있기 때문에 고질라에 대한 직접적인 증오를 가진 마지막 인간이었다(살아남은 그의 소수의 부하들은 고질라로부터 지구를 떠난 이후에 태어난 세대다). 또한 나노메탈로 다시 문명을 복구하게 된다면 고질라와 다시금 부딛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 사카키는 나노메탈이 없어져야만, 자신이 죽어야만 고질라와 인류 사이의 증오의 고리를 끊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마치 영화 <몬태나>에서 처럼 증오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결국 누군가가 희생해야 한다는 주제 의식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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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부를 모두 관통하는 주제는 바로 인류의 진화이다. 빌살루도와 엑시프 모두 외계인이라는 설정이지만 그들의 외형과 갖고 있는 정치제도는 인류와 동일하다. 빌살루도의 전체주의적 군국주의 제도와 엑시프의 종교 전체주의는 모두 전체주의다.

 

그럼 인류는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가? 

 

2부는 개인의 자유와 선택을 무시하고 동화와 희생을 강요하는, 과학을 전제로 한 전체주의 거부라고 할 수 있고, 3부는 허무주의와 종교 전체주의에 대한 거부라고 할 수 있다. 고질라는 단순히 자연의 극단적인 모습이라는 설정에 불과하기 때문에 고질라와의 전투가 주 내용이 아니고 인류는 자연과 공존하되 정복하지 말라는 것이 내용이다.  

 

이는 인류의 역사와도 관계가 있는데, 인류의 역사가 자연과 인간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호모 사피엔스는 자연의 혹독함 속에서 그 개체수가 1천명 이하까지 내려갔음이 과학적으로 밝혀지기도 했는데, 지금은 70억명이 넘는 개체수를 유지하고 있다는 데에서 자연과 인간의 긴장감 속 인간이 패배하지 않고 과학을 통해 자연을 정복하는데 성공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과학이 결국 괴수들을 만들어 냈다는게 고질라의 설정이다. 

 

빌살루도인들은 더 상위의 과학을 이용해 고질라를 죽이려고 하지만, 그것은 딜레마임을 2부에서 보여주는데, 과학으로 고질라를 죽이는 과정에서 인간의 존엄이 파괴된다면 그 과학은 결국 또 다른 고질라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고질라를 죽이더라도 결국 인류는 또 다른 고질라에게 패배한 것이 된다. 

 

엑시피는 종교적 허무주의를 퍼뜨리고 다니는데, 3부에서 킹기도라는 지구의 생물체가 손 댈 수 없는 다른 차원의 절대적 존재로 나온다. 고질라도 다른 차원의 기도라에게 공격만 당하고 반격을 못하는데, 이는 절대자에 대한 묘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절대자에게 인간과 자연을 모두 통째로 바치고 헌신하는게 옳냐? 그렇지 않다는게 3부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다. 도중에 엑시프 사제를 사카키가 쓰러뜨림으로써 킹기도라는 고질라에게 격퇴당하는데, 여기가 참 재미있는게, 절대자라는 존재 또한 인간이 만들어낸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사제의 말과 위엄에 의해 종교가 만들어지는 것이지 절대자가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인데, 이는 사제가 쓰러지자마자 킹기도라가 현실의 차원에 노출되게 되고 순식간에 고질라에게 격퇴당하기 때문이다. 절대자라고 찬양하지만 그 본모습을 까고 보면 자연의 힘 앞에 무력한 인간의 창조물에 불과하다는 것이 3부에서 말하는 종교적 전체주의에 대한 비판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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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라가 지금도 동서양에서 사랑받는 이유가 이런 데 있지 않을까? 고질라는 단순히 괴수물이 아니다. 물론 헐리웃 영화에서는 괴수물의 모습이 더 강하고 사실 괴수들끼리 싸우는게 진짜 재미있긴 하다. 

 

그러나 이번 애니메이션에서는 괴수물을 넘어선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런 부분이 고질라가 지금도 살아남는 명작의 반열에 오르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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