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26일
여행 3일째 되는 날은 다카야마를 떠나 나고야로 이동하는 날이었다. 이동 시간이 꽤 걸리다보니, 나고야에 도착해서 숙소에 짐을 풀기도 전에 친구가 계획해놓은 점심을 먹으러 이동했다.
나고야는 무척이나 더웠는데, 6월 말의 날씨는 서울의 7월 말 날씨와 비슷했다. 아주 후덥지근하고 땀이 줄줄나는 날씨였다.
친구가 붕장어덮밥이 유명하다며, 데리고 간 곳은 우나기키야라는 식당이었다. 더운 날씨에 꽤 걸어야 했지만, 정갈한 음식들을 보니 마음이 아주 좋아졌다!
우나기 키야 · 11 Higashisotoboricho, Higashi Ward, Nagoya, Aichi 461-0017 일본
★★★★☆ · 민물장어 요리 전문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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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장어를 별로 안좋아하는 편이다. 특히 양념된 장어는 꺼리는 편인데, 자극적인 데리야끼 맛이 싫어서 그렇다. 굳이 먹으면 소금구이가 좋다고 생각한다. 장어덮밥도 개인적으론 양념된 장어가 나오는거라 사실 땡기지 않았는데, 왠걸, 내가 지금까지 장어를 잘못 먹고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맛있었다.
왜 일본에서 밥을 먹으면 맛있을까?
이유를 굳이 꼽자면, 세 가지 정도가 있는 것 같다.
1. 일단 일본 여행이라는 분위기가 밥 맛을 올려준다. 여행 자체가 재밌고 기쁜데, 거기서 먹는 밥은 체감상 더 맛있게 느껴질 수 밖에 없지 않을까.
2. 쌀이 맛있다. 이건 아주 큰 차이인데, 왜 한국은 쌀 소비량이 계속 줄어들고, 일본은 크게 줄지 않을까?
우리나라에서 먹는 쌀 품종을 보면 죄다 일본 쌀들이다. 고시히카리니, 여주쌀이 그리 맛있다면서 품종을 보면 추청쌀이라고 비겁하게 한자를 한국말로 읽어놓고 있는데, 아끼바레 아닌가? 마치 후지사과를 부사라고 하거나, 한라봉이 제주에서 나는 특산물인것 처럼 개구라치는것과 비슷하다.
어쨋든 일본은 쌀을 계속 개량하고 있으며, 중요한 것은 도정할 때, 쌀이 손상되지 않도록 만드는 기술이 아주 뛰어나다고 한다. 즉, 왜 한국은 쌀 소비량이 줄어들고 일본은 아닐까에 대한 대답은, 1)쌀이 비싸기도 하지만, 2)한국 쌀이 맛이 없기 때문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3. 좋은 재료를 좋게 만드는 방법을 아는것 같은 음식들이 꽤 있는 것 같다.
나는 가지를 정말 싫어했다. 한국에서 먹은 가지라고는 가지나물이 전부인데, 그 식감의 역겨움은 이루 말할 수 없어서, 지금도 가지나물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근데, 20대 중반에, 파스타에 가지가 들어간걸 먹고 나서부터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다. 아니 가지가 이렇게 고급진 재료였단 말야?
장어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비싸게 팔면서, 바다장어니 민물장어니...원래 장어는 민물과 바다를 왔다갔다하는데 그 두개를 왜 구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그 좋다는 장어를 데리야끼 소스로 범벅을 해서 구워먹는데, 난 그걸 못견뎠었다. 근데 여기서 먹은 장어덮밥은 분명 양념된 장어였지만, 자극적이지 않은 좋은 맛이었다.
좋은 재료를 써도 가지나물처럼 만들거나, 양념을 범벅을 해서 먹는 식문화가 나한테는 잘 맞지 않는다. 요리감별사 황교익이 예전에 떡볶이에 대해 혹평을 한적이 있는데, 그 사람 말에 동의하는건 별로 없지만, 적어도 떡복이에 대해선 나도 동의가 갔다.
이후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왔다. 숙소는 에어비앤비로 예약한 곳으로, 사진처럼 넓고 좋긴 했지만, 완벽하게 분리가 된 숙소는 아녔다. 3층 집의 1층을 우리가 쓰고, 2~3층은 집 주인이 살았는데, 우리가 자는 1층이 여닫이 문이 아니라 미닫이 문이라 소리가 차단되거나 하는 곳은 아녔다.
집주인은 상당히 고된 노동을 하는 것 처럼 생긴 남자분이었는데, 착해서 그런가, 우리보고 어디 갈거냐고 묻더니 나고야 성 간다고 하니까 자기 차로 우리를 태워줬다. 그리고 자기는 나고야시 사람이라 나고야 성 입장이 공짜라서, 자기가 말해줄테니 우리도 공짜로 들어가라고 하였고, 진짜 공짜로 들어갔다. 입장료가 인당 500엔정도 했던거 같은데...아리가또 고자이마시타!




우리가 갔을 때는 막 혼마루의 리뉴얼이 끝났다고 했던거 같다. 그래서 성의 천수각 앞에 있는 혼마루(일종의 궁전같다)를 둘러보고 나고야 성도 산책하였다. 천수각은 폐쇄 상태라 들어가지 못했다...
이후 나고야 시청을 가서 구경하고 나서 피규어 샵으로 갔다.

여행 마지막날 저녁은 라무치이라는 곳에서 된장 돈까스를 먹었다.
라무치이 · HP栄ビル, B1F, 3 Chome-15-6 Sakae, Naka Ward, Nagoya, Aichi 460-0008 일본
★★★★☆ · 일본식 된장 돈까스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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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를 엄청나게 많이 올려주는 돈까스 집이었는데, 맛이 잘 기억나진 않는다. 그때 상당히 배가 불러있었다는 것만 기억이 난다...

숙소로 돌아와서는 마지막 날 저녁을 기념하여 잠깐 조깅을 하고 왔다. 술이 좀 필요하기도 했어서 찾아보니 근처에 이온몰이 있었고 재미있게도 일본공산당 사무소도 봤다.



처음엔 여기가 뭐하는데인가 하고 보니, 한자로 공산당이라고 쓰여있었는데, 뭔가 한국인들 머릿속에 있는 빨갱이 느낌은 전혀 아니고 오히려 상당히 깔끔해보였다.
우리나라도 언젠간 공산당이 제대로 된 정당으로서 활동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노인들은 그게 무슨 개소리냐 하겠지만, 특정 이념을 국가 차원에서 금지시키고 처벌하는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걱정과는 다르게, 공산당이 활동한다고 해도, 일본과 비슷하게 아주 극소수 정당으로만 활동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의 젊은이들은 공산당을 지지할만큼 돌머리들이 아니다.
여튼 사온 술들과 함께 여행 마지막 날을 마무리했다.

마지막 날은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이어서 특별히 한건 없다. 후쿠오카와 마찬가지로 기념품들을 사는데 집중했다.
나고야는 처음 와봤고, 다카야마도 처음 와봤다. 이동거리가 상당히 길긴 했지만,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우스갯소리로 친구가 앞으로 계획을 계속 짜면 좋겠다는 얘기도 했다.
나고야는 도쿄와 오사카의 가운데 위치한 곳으로, 오다 노부나가의 오와리가 바로 나고야 일대이다. 그러다보니 상당한 자부심이 있을 것 같은 곳이고, 볼 것도 많을 것 같았는데, 나고야를 온전히 보지 못한게 좀 아쉬웠다.
그러나 날씨가 너무 더워서 어처피 나고야에서만 관광은 불가능했을 것이고, 다카야마와 시라카와고 같은 정말 가기 쉽지 않은 곳을 관광한 것은 매우 뜻깊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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